
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중동의 군사적 충돌이 글로벌 자산 시장을 뒤흔드는 가운데, 세계 최고 권위의 거시경제 리서치 기관인 BCA리서치(BCA Research)가 현재의 위기 국면을 시장이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강력한 경고장을 던졌다.
특히 유가 급등을 이용한 차익실현이나 주가 하락 시 저가 매수에 나서는 전략에 대해 "아직은 시기상조"라며 위험자산 비중을 대폭 줄일 것을 권고했다.
■ "트럼프도 통제 불가능"…역대급 에너지 쇼크 가능성 제기
BCA리서치는 3월3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이번 중동 갈등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즉각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범위를 이미 넘어섰다고 진단했다. 미국이 이란 정권 수뇌부를 제거하는 초강수를 뒀지만, 이로 인해 발생할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마비와 세계 경제의 타격은 이제 막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는 분석이다.
가장 충격적인 대목은 확률 분석이다. BCA리서치는 이번 사태가 글로벌 오일 쇼크로 번질 확률을 최소 50%에서 최대 87%로 상향 조정했다. 사실상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사상 최대 규모의 에너지 쇼크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뜻이다. 보고서는 "해상 운송 차질의 규모와 인프라 피해 확산 여부가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에서 시장이 지금까지의 상황을 안일하게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 이란의 전략적 선택 "물리적 충돌보다 경제적 비용 전가"
BCA리서치는 비관적 전망의 근거로 이란의 보복 전략 변화를 꼽았다. 이란이 향후 추가 공격을 억제하기 위해 단순히 군사적 대응에 그치지 않고, 상대국(미국 및 동맹국)에 실질적이고 막대한 '경제적 비용'을 가하는 전략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특히 이란 내부 체제가 유지되는 한, 미국의 정치적 혼란을 역이용해 전략적 이익을 챙기려 할 것이며, 이는 결국 에너지 인프라와 해상 운송에 대한 반복적인 공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과 생존한 정권 인사들 사이의 극적인 합의가 도출되지 않는 한, 긴장 완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냉정한 분석이다.
■ 투자 가이드: '바이 더 딥' 대신 '방어적 포트폴리오'
이러한 불확실성 속에서 BCA리서치는 투자자들에게 철저한 방어 태세를 주문했다. 주가가 빠졌다고 해서 섣불리 매수에 나서는 '바이 더 딥(Buy the dip)' 전략은 리스크가 너무 크다는 설명이다.
경기에 민감한 주식과 미국 국채보다는 방어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할 것을 권고했다. 이란의 에너지 시설 공격이 실질적으로 약화되었다는 신호가 확인되기 전까지는 관망세를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BCA리서치'는 어떤 기관인가?
금융업계에서 BCA리서치(Bernstein Concrete Analysis)는 '거시경제 분석의 시조'이자 '최고 권위자'로 통한다. 1949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설립된 이 기관은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독립 거시경제 리서치 기업 중 하나다.
특정 금융상품을 판매하거나 중개하지 않는 철저한 독립 리서치 기관이다. 따라서 고객(기관 투자자)들에게 눈치를 보지 않고 가장 객관적이고 때로는 고통스러운 진실을 전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전세계 수백 명의 이코노미스트와 전략가를 보유하고 있으며, 금리, 통화, 주식, 채권 등 모든 자산군을 연결하여 분석하는 거시적 통찰력이 독보적이다. 세계 100여 개국, 수천 개의 대형 기관 투자자들이 BCA리서치의 보고서를 구독하며, 이들의 전망 변화는 실제 글로벌 펀드 매니저들의 포트폴리오 조정으로 이어지는 강력한 시장 영향력을 발휘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