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350만원 시대"…삼성·LG 신제품 가격 25%↑

  • 등록 2026.02.09 09: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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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삼킨 반도체에 '칩플레이션' 습격…태블릿까지 도미노 인상
낸드값도 333%↑ 저장장치 원가 압박에 '가성비 노트북' 사라졌다

 

 

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직장인 A씨는 최근 노트북을 교체하려다 깜짝 놀랐다. 평소 점찍어둔 브랜드의 신제품 가격이 전작보다 70만 원 이상 비싼 350만 원대에 책정됐기 때문이다. 불과 1~2년 전만 해도 최고 사양 모델이 200만 원대였던 것을 고려하면 체감 인상 폭은 공포스러울 정도다.

 

IT 기기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이른바 '칩플레이션(Chipflation)'이 현실화되고 있다.

 

■ 반도체가 금값…D램 751%·낸드 333% '수직 상승'

 

가장 큰 원인은 기기 내부의 핵심 부품인 메모리 반도체 가격의 폭주다. 전 세계적인 AI(인공지능) 서버 및 데이터센터 확충 붐이 불면서, 한정된 반도체 생산 라인이 수익성이 높은 기업용 제품에 집중된 결과다.

 

2월6일 대만 기반의 글로벌 반도체 시장조사 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 1월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11.5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751.9%라는 기록적인 상승률이다. 저장장치인 SSD의 핵심 부품인 낸드플래시(128Gb MLC) 역시 전년 대비 333.9% 오른 9.46달러를 기록했다.

 

노트북 원가에서 메모리와 저장장치가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할 때, 핵심 부품값이 1년 새 4~7배 이상 뛰면서 제조사들이 완제품 가격을 올리지 않고는 버틸 수 없는 구조가 된 것이다.

 

■ 삼성·LG·애플 '동반 인상'…신제품 300만원 선 붕괴

 

가격비교 사이트 다나와의 조사 결과는 더 구체적이다. 최근 1년간 노트북 가격은 평균 21.3%, 태블릿PC는 7% 상승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행보가 눈에 띈다. 올해 초 출시된 '갤럭시 북6 프로'의 출고가는 351만원으로, 시리즈 역사상 처음으로 300만원 고지를 넘어섰다. 전작인 갤럭시 북5 프로(280만 원)와 비교하면 불과 1년 만에 가격이 25.3%나 튀어 올랐다. 보급형 모델인 '갤럭시북4'의 경우 작년 2월 70만원대에서 올해 108만원대로 무려 54.7% 급등하며 '가성비'라는 단어를 무색하게 했다.

 

LG전자 애플도 예외는 아니다. 'LG 그램 프로 AI 2026' 모델은 359만원으로 전작 대비 14.3% 인상됐으며, 애플의 맥북 에어 15 M3맥북 프로 16 M3 프로 역시 1년 전보다 가격이 20% 이상씩 올랐다. 구형 모델인 아이패드 에어 5세대마저 가격이 뒷걸음질 치기는커녕 전년 대비 7.3% 상승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 HBM에 밀린 범용 D램…공급 병목에 '가전'도 비상

 

이 같은 가격 폭등의 배경에는 '반도체 생산의 양극화'가 자리 잡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반도체 제조사들은 현재 AI 서버용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과 설비 증설에 모든 화력을 쏟아붓고 있다.

 

이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PC와 모바일용 범용 D램의 증설 속도는 둔화됐고, 시장에 풀리는 물량 증가 폭이 제한됐다. 공급은 줄었는데 AI PC 열풍으로 수요는 오히려 살아나면서 '병목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러한 구조적 수급 불균형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AI 서버 수요는 구조적으로 늘고 있는데, 범용 제품 수요까지 동시다발적으로 회복되면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메모리 가격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커 노트북과 스마트폰을 넘어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 전반으로 가격 인상 압박이 확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은국 기자 ket@ke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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