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타임스 전영진 기자 | 고환율의 파고가 국내 생산 현장을 덮치고 있다. 국제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수입 원자재 가격을 밀어올렸고, 이것이 결국 생산자물가를 3개월 연속 끌어올리는 결과를 초래했다.
12월1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11월 생산자물가지수(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PPI)는 121.31로 전월 대비 0.3% 상승했다. 지난 9월 이후 3개월 연속 오름세다.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공산품(0.8%)의 상승이다. 특히 석탄 및 석유제품이 5.0% 급등하며 2023년 9월 이후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한은 관계자는 "국제유가는 내렸지만 환율이 크게 오르면서 원화 기준 수입 가격이 상승했고, 정제 마진까지 붙으며 제품 가격이 뛰었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가격 상승세도 물가 상방 압력을 가중시켰다. AI 수요 확대에 힘입어 플래시 메모리(23.4%)와 D램(15.5%)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며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섹터의 물가를 2.3% 견인했다. 이는 수출 지표에는 호재이나, 국내 제조 원가 측면에서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수입품을 포함해 물가 파급 경로를 보여주는 국내공급물가지수는 전월보다 0.7% 상승하며 1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원재료 가격은 소폭 내렸으나, 환율 영향이 반영된 중간재(1.1%)와 최종재(0.2%)가 일제히 오르며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를 압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뉴욕증시는 물가 둔화에 환호하고 있지만, 한국은 고환율이라는 변수 때문에 물가 안정 속도가 더딜 수 있다"며 "향후 환율 추이가 국내 물가 관리의 핵심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