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연준 의장 조건은 즉각 금리인하"…市場 긴장

  • 등록 2025.12.10 10: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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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의장 리트머스는 즉시 금리인하"…파월에 "똑똑하지않아"
일부 관세 인하·일부 인상 검토…정책 불확실성 확대 전망

 

 

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차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최우선 조건으로 ‘즉각적인 정책금리 인하’를 공개적으로 제시하며 금융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현직 제롬 파월 의장에 대한 노골적인 비판과 함께 통화정책 독립성을 흔들 수 있는 발언이 이어지면서 글로벌 금리 전망에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월9일(현지시간) 폴리티코(Politico)와의 인터뷰에서 “새로운 연준 의장을 평가하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즉각적인 금리 인하가 되는 것이냐”는 질문에 단호하게 “그렇다(Yes)”고 답했다. 이어 “파월 의장은 똑똑하지 않을 뿐 아니라 트럼프를 좋아하지도 않는다”며 “부정적 존재”라고 직격했다.

 

그는 “경제는 매우 잘 돌아가고 있다”며 “18조 달러가 투자되고 있고, 과거 미국을 떠났던 자동차 기업들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자신의 경제 정책에 대해서도 “A+”, 나아가 “A+++++”라는 과장된 표현을 쓰며 자평했다.

 

■ “즉각 금리 인하” 발언… Fed 독립성 훼손 우려 대두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향후 연준 의장 교체 여부와는 별개로, 금리 결정 과정에 정치적 압력이 노골적으로 가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시장에서는 미국 국채금리, 달러 가치, 위험자산 선호도 등 모든 금융 변수가 정치적 신호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상황이 다시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월가 관계자는 “연준의 독립성이 흔들릴 경우 금리 경로 예측이 어려워지고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며 “특히 ‘즉각 인하’라는 표현은 단기 자금시장에 직접적인 충격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 “일부 관세 내리고, 일부 올릴 것”… 통상 정책도 유연성 강조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정책과 관련해서도 “일부 품목은 관세를 낮출 것이고, 일부는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가 유지해온 통상정책의 기조를 부분적으로 되돌릴 가능성을 시사한 셈으로,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품목별 관세 조정에 따른 산업별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중국산 원자재·자동차·배터리 등 핵심 공급망과 직결된 품목이 조정 대상에 포함될 경우 한국 기업들의 수출 전략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우크라 전쟁 관련 “러시아가 협상 우위”…젤렌스키에 압박 메시지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서도 기존 입장을 강화했다. 그는 “협상에서 더 강한 위치에 있는 쪽은 러시아”라고 단언하며, “많은 사람이 죽고 있다. 젤렌스키가 내가 보낸 제안서를 읽어야 한다”고 압박했다.

 

또한 “우크라이나는 이미 많은 영토를 잃었다”며 “숫자가 말해주듯 결국 규모가 승리한다”고 주장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 “엄청난 수준의 상호 증오”도 전쟁 장기화의 원인으로 꼽았다.

 

유럽에 대해서는 “말만 많고 성과를 내지 못한다”며 “전쟁이 계속되는 이유 중 하나”라고 비판했다. 우크라이나의 선거 실시 여부를 두고는 “지금이 적절한 시점”이라고 주장하며, “전쟁을 이유로 선거를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금융시장 파장: 금리·환율·채권·위험자산 전반 영향 가능성

 

트럼프 대통령의 연이은 강경 발언은 △연준의 금리 인하 압박 △관세 정책 불확실성 확대 △지정학 리스크 부각 △위험자산 회피 심리 강화 등을 동시에 자극하며 금융시장 변동성을 키울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국 금리 경로는 글로벌 달러 흐름과 신흥국 자본시장 안정성의 핵심 변수인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즉각 금리 인하’ 발언은 한국 금융시장에도 상당한 파급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김은국 기자 mister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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