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 "한미반도체 팔아라"…삼성 수주 낙관론 '찬물'

  • 등록 2026.01.08 15: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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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중 축소' 하향에 주가 밸류에이션 부담 지적, 목표가 15만원
JP모건 "미래 이익 先반영 과도"…고점 신호에 차익 실현 권고

 

 

경제타임스 온인주 기자 |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한미반도체에 대한 투자의견을 기존 '중립'에서 사실상 매도를 의미하는 '비중 축소(Underweight)'로 하향 조정했다. 최근 주가 급등을 이끈 '삼성전자 납품 예정 TC 본더 공급 가능성'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분석이다.

 

TC 본더(Thermal Compression Bonder)는 열과 압력을 이용해 칩을 쌓고 연결하는 '열압착 본딩 장비'다. 최근 AI 열풍으로 수요가 폭증한 HBM(High Bandwidth Memory, 고대역폭메모리)은 D램 칩을 여러 층으로 높게 쌓아 만든다. 이때 칩과 칩 사이를 정밀하게 연결해 주는 장비가 바로 TC 본더다. D램 칩을 아파트 층수라고 한다면, 각 층을 튼튼하게 이어주고 전기가 잘 통하도록 기둥(TSV)을 세워 고정하는 역할을 TC 본더가 수행한다.

 

한미반도체는 현재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에 TC 본더를 독점적으로 공급하며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그동안 자회사인 세메스(SEMES,Samsung Electronics Micro Electronics Service) 장비를 주로 사용해 왔다. 세메스는 국내 세정(Cleaning) 장비와 식각(Etching) 장비 분야에서 압도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연 매출이 수조 원에 달하는 국내 최대 반도체 장비 기업이다. 삼성전자의 수직 계열화 핵이자 삼성전자가 지분 약 91.5%를 보유한 자회사다.

 

'삼성전자향(向) TC 본더'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는 공급망 다변화와 기술적 필요성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HBM 수율(생산 효율)을 높이기 위해 자회사 장비 외에 검증된 한미반도체의 장비를 들여올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AI 반도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삼성이 '자존심'을 내려놓고라도 1위 장비사의 기술력을 빌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시장의 관측이다. JP모건의 보고서가 지적한 핵심은 "삼성전자가 그렇게 쉽게 문을 열어주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 "펀더멘털보다 너무 앞서갔다"…15만 원 목표가는 유지

 

1월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JP모건은 최신 보고서를 통해 한미반도체의 투자의견을 하향했으며, 목표주가는 15만 원을 제시했다. 현재 주가가 기업의 기초 체력(펀더멘털)보다 과도하게 앞서 나갔다는 판단이다.

 

한미반도체는 이달 들어 50% 가량 급등했는데 JP모건은 보고서에서 "한미반도체의 삼성전자 HBM(고대역폭메모리)용 장비 수주 가능성을 주가에 선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 "삼성 수주? 글쎄"…자회사 '세메스' 존재감

 

현재 한미반도체는 HBM 제조의 핵심 공정인 본딩 장비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등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 시장에서는 한미반도체가 삼성전자 공급망에도 진입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가 상승의 재료로 작용해 왔다.

 

하지만 JP모건은 이러한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JP모건은 "삼성전자가 TC 본더를 외부에서 조달할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의 낙관론은 다소 공격적"이라고 지적했다. 그 배경으로는 삼성전자의 자회사인 '세메스'를 꼽았다. 삼성전자가 전통적으로 세메스를 통해 핵심 장비를 조달해 온 만큼, 한미반도체의 진입 장벽이 여전히 높다는 분석이다.

 

또한 밸류에이션 부담도 지적됐다. 보고서는 "한미반도체의 2026년, 2027년 예상 주가수익비율(P/E)은 각각 51배, 35배로 후공정 업계 평균을 크게 웃돈다"며 "삼성전자 수주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현재의 높은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하기에는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 실적 성장세는 '인정'…영업이익률 50% 육박 전망

 

다만 JP모건은 한미반도체의 기초 실적 성장세는 인정했다. 2025년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348% 증가한 7,130억 원, 영업이익은 935% 급증한 3,47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4분기 영업이익률은 고마진 제품인 TC 본더 비중 확대로 51.2%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JP모건은 "HBM 수급 불균형에 따른 설비 확장은 긍정적이나, 삼성전자 수주라는 확실한 증거가 나타날 때까지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해야 한다"며 주가 강세 시 차익 실현을 권고했다.

온인주 기자 ket@ke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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