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IMF 때보다 심각하다"…원·달러 1500원 눈앞

  • 등록 2025.11.12 13:5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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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자금 유출·엔저 겹치며 환율 불안 심화
원화가치 1.95% 급락…수입물가·물가압력 커져

 

 

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11월1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1463.3원으로 마감,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야간 역외선물환(NDF) 시장에서도 1466원까지 올라 상승세가 이어지는 불안한 흐름이다. 미국 관세정책 불확실성과 외국인 투자자 자금 이탈이 겹치면서, ‘심리적 마지노선’인 1500원 돌파 우려가 외환시장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 IMF 이후 최고 수준의 원화 약세

 

현재 원화 가치는 1998년 외환위기 직후보다 심각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시 연평균 환율(1402.3원)을 이미 웃돌았으며, 최근 일주일 새 원화는 1.95% 급락, 주요국 통화 중 가장 큰 절하폭을 기록했다.

 

달러 강세의 배경엔 미 연방정부 셧다운 해제 기대감과 미국 금리 고착화, 그리고 일본의 확장재정 기조에 따른 엔화 약세가 있다. 이 두 요인이 맞물리며 원화는 ‘상대적 약세’ 국면으로 밀리고 있다.

 

■ 환율 1500원 돌파 시 물가·기업 부담 폭증

 

원화 약세는 수출 대기업엔 단기 호재지만, 수입원가 상승·물가 압력·외화부채 평가손실 등 실물경제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특히 에너지·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제조·운송 업종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 시중은행 딜러는 “외국인 투자 자금이 빠지고 달러 수요는 늘고 있다”며 “정부가 방어에 나서지 않는다면 1500원 돌파는 시간문제”라고 내다봤다.

 

■ 글로벌 IB “원화, 1400원대 고착화 전망”

 

ING(Internationale Nederlanden Groep)는 최근 보고서에서 “매년 2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확대가 달러 수요를 지속적으로 늘리며 환율 상승 압력을 가중시킬 것”이라며 “원·달러 환율은 1400원대 고착화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시장에선 원화의 ‘뉴노멀 구간’을 1450~1500원대로 보는 시각이 늘고 있다. 대외 변수(엔저·관세 협상 지연·미국 투자펀드 불확실성)가 해소되지 않는 한 단기적 반등보다는 약세 지속에 무게가 실린다.

김은국 기자 mister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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