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지난 10월 기준 구직자 1명당 일자리 수(구인배수)가 0.42개로, 1998년 외환위기 이후 26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신규 구인과 구직이 모두 줄었지만, 특히 구인 감소 폭이 더 커지면서 일자리 수급 불균형이 심화됐다. 고용보험 가입자는 증가세를 이어갔으나, 제조업·건설업의 고용 부진과 29세 이하 청년층의 38개월 연속 감소세가 뚜렷했다.
고용노동부가 11월10일 발표한 ‘10월 고용행정 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10월 신규 구인은 14만2,000명(전년 대비 -19.2%), 신규 구직은 33만5,000명(-6.6%)을 기록했다. 이에 따른 구인배수는 0.42개로, 1998년(0.19개)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낮았다.
■ 제조업·건설업 부진, 서비스업만 ‘나홀로 성장’
제조업과 건설업의 고용 감소세는 지속됐다. 10월 제조업 고용보험 가입자는 384만4,000명으로 전년 대비 1만4,000명(-0.4%) 감소했다. 외국인 근로자 증가분을 제외하면 실제 감소폭은 2만9,000명에 달한다. 건설업 가입자 수도 1만7,000명 줄며 27개월 연속 감소했다.
반면, 서비스업은 전년 대비 22만7,000명(+2.1%) 늘어난 1,094만7,000명을 기록하며 ‘고용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 특히 보건·복지, 숙박·음식, 교육 서비스 등 내수 중심 업종이 성장세를 이끌었다.
■ 청년층 38개월 연속 감소…고용 한파 장기화
29세 이하 청년층의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225만7,000명으로 전년 대비 9만 명(-3.8%) 줄었다. 2022년 9월 이후 38개월째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인구 감소에 더해 제조업·정보통신·도소매 등 주요 산업에서 채용이 위축되면서, 청년층 일자리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
특히 올해 수출 호황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분야의 29세 이하 가입자 수는 400명 증가에 그치며 정체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생산자동화 확산과 고용 구조 변화로 청년층 진입이 어려워지고 있다”며 “제조업 기반의 청년 일자리 정책 전환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 ‘양적 둔화’ 넘어 ‘질적 위축’ 우려
전문가들은 이번 고용 지표를 단순한 경기순환의 일시적 조정이 아니라, 산업 구조 변화에 따른 장기적 고용 양극화로 분석한다. 제조·건설업의 침체 속에 서비스업 중심의 ‘저임금 고용 확대’가 이어지면서 청년층과 중장년층 간 일자리 격차, 산업별 임금 격차가 동시에 벌어지고 있다.
한 경제연구원 관계자는 “고용보험 가입자는 증가세지만, 청년·제조업 중심의 일자리 질이 악화되고 있다”며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완화할 실질적 고용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