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미드타운 힐튼(Midtown Hilton)은 지난 3월부터 휴업 중이다. 1930년 이후 호텔을 맨해튼 랜드마크로 만든 화이트 글러브 서비스의 정석은 그저 옛날 이야기에 불과하다.
뉴욕의 가을은 올해 뉴욕 관광 시장이 미국에서 최악으로 꼽히는 가운데 암울하다. 이 신종 코로나 대유행은 패션위크나 뉴욕시 마라톤과 같은 라이브 행사를 취소하고, 비즈니스 여행객과 국제 방문객들을 물리치고, 통상 1년 동안 700억 달러의 경제활동을 창출하는 관광시장에 커다란 구멍을 뚫었다고 미국의 블룸버그 통신이 10일 보도했다.
선망의 대상이 되다시피 한 뉴욕이라는 도시의 호텔 산업에 대한 기억으로는 최악의 달인 지난 3월에 비해 지금은 사정이 조금은 나아졌지만, 여전히 좋지 않다. 현재 뉴욕의 약 700여 개 호텔 중 200여 곳이 휴업 중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미국 전역에서 코로나바이러스(Coronavirus)가 호텔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어, 87만 명의 호텔 직원이 실직하고, 수천 개의 호텔이 다시는 문을 열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 관광(호텔) 산업이 회복되려면 몇 년이 걸릴 수도 있을 것이다.
부동산 조사 회사인 그린 스트리트(Green Street)의 루카스 하티치(Lukas Hartwich) 애널리스트는 “2021년은 한 해를 제외하면, 그 어느 해보다 훨씬 더 나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불황의 최악의 시기에 있었던 곳으로 돌아가기까지는 2022년이나 돼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통상적으로 매년 10월은 종종 뉴욕 호텔 시장이 가장 바쁜 달이다. 2019년 하루 평균 점유율은 92%를 기록했고, 336달러를 기록했다. 숙박 데이터 회사인 STR에 따르면, 지난주 한 객실의 하루 평균 가격은 135달러였고 수용률은 40%를 밑돌았다.
문제는 단지 대규모 행사 취소만이 아니다. 위험을 회피하는 기업 여행부서는 직원들이 길을 떠나는 것을 막고 있다. 뉴욕에 도착하자마자 14일 동안 많은 주에서 온 방문객들이 자가격리를 해야 하는 등 정부의 여행 제한은 관광객과 기업 여행객 모두에게 또 다른 커다란 장벽이 되고 있다.
비제이 단다파니(Vijay Dandapani) 뉴욕시 호텔협회 최고경영자(CEO)는 “진정한 호텔 점유율은 10%도 안 된다”면서 “호텔은 이론적으로 개방할 수 있었지만 많은 경우 무의미하다”고 지적했다.
업계 임원들은 도시의 객실 중 20%가 영구적으로 문을 닫을 수도 있다고 말한다. 리처드 로저스와 오스카 해머스타인이 뮤지컬 오클라호마를 작곡한 미드타운 호텔인 옴니 버크셔 플레이스는 손님들에게 다시는 문을 열지 않겠다고 말했다.
설령 문을 연 호텔들 가운데에서도 상당수는 서비스가 축소된 채 운영되고 있다. 예를 들어 피에르 호텔에서는 안내원이 오후 5시에 퇴근하고, 룸서비스는 보통 아침 식사 후에 멈춘다.
뉴욕 호텔 소유주들은 이제 그들이 찾을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사업을 찾아 떠난다. 일부 사람들은, 비록 그러한 움직임들이 지역 이웃들로부터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호텔의 평판을 해칠 위험이 있다고 하지만, 몇몇은 그 도시의 노숙자 서비스 부서와 계약을 맺기도 했다. 공실로 그대로 두고 적자만 쌓아가는 꼴(?)을 보고 있을 수만은 없다는 이야기이다.
또 예를 들어 병원 환자들이 바이러스에 노출될 염려 없이 회복할 수 있는 곳으로 호텔을 지역 대학 등에 보조 기숙사로 제공하고 있는 곳도 있다.
성 패트릭 대성당을 내려다보는 5성급 호텔인 롯데뉴욕 팰리스 경영진은 대유행으로 새로운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길 기대하고 있다. 펜트하우스 스위트룸을 새롭게 꾸몄고, 단골손님들이 다른 사람이 입주할 수 없는 상설 객실을 예약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의 희망대로 기대가 이뤄질지는 아직은 미지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