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분기 가계가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작년에 비해 예금과 주식 투자를 큰 폭으로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은 대출 규모를 확대했다.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분기 자금순환'에 따르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 순자금운용 규모는 64조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40조원이나 늘었다.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던 1분기의 68조 8000억원에는 미치지 못했다.
순자금 운용액은 자금 운용액에서자금 조달액을 뺀 값이다. 자금 운용액과 자금조달액) 규모 모두 전년 동기에 비해 확대됐는데, 자금 운용의 증가 폭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는 예금·투자 등으로 들어간 여윳돈이 많았다는 의미다.
2분기 가계 자금 운용액은 110조 1000억원으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9년 이후 가장 컸다. 금융기관 예치금과 지분증권 및 투자 펀드가 작년에 비해 큰 폭으로 확대됐다.
자금조달액도 금융기관 차입 규모가 전년 동기보다 확대되며 20조 7000억원에서 46조1000억원으로 늘었지만, 자금 운용액에는 미치지 못했다.
정규채 한은 경제통계국 자금순환팀장은 “단기 대기성 자금 성격으로 금융기관 예치금이 늘었고 공모주 등 주식 투자도 급증하면서 전체 순자금 운용 규모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비금융법인기업의 순자금조달 규모는 29조1000억원으로 지난해 15조3000억원보다 13조 8000억원 증가했다.
금융기관 차입과 직접금융을 통한 자금조달 규모가 전년 동기에 비해 모두 확대되며 자금조달액이 26조6000억원에서 90조4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자금운용액도 금융기관 예치금 증가로 11조2000억원에서 61조3000억원으로 늘었지만, 조달액보단 증가 폭이 적었다.
정부의 순자금조달 규모도 37조9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엔 2000억원에 불과했다. 이는 금융기관 예치금과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에 대한 운용 규모가 전년 동기보다 축소되며 자금운용액이 줄어든 반면, 자금조달액은 국채 순발행 규모가 확대된 데 따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