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타임스=이성헌 기자] 여당의 중진 의원인 원혜영(5선, 부천오정) 의원과 백재현(3선, 광명시갑) 의원이 다가오는 내년 총선에 불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두 의원의 나이가 70을 바라보는 만큼, 단순한 총선 불출마가 아닌 정계 은퇴를 시사한다.
원 의원은 11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저는 이번 20대 국회를 끝으로 저의 정치인생을 마무리하고자 한다”며 “20대 총선을 준비하면서부터 가져왔던 오래된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원 의원은 “저는 정의, 실력, 그리고 배려를 삶과 정치의 덕목으로 삼고 살아왔다”며 “학창시절 반독재 민주화운동에 투신했고 삼십대에는 식품회사 풀무원을 창업해 경영했다. 그 이후의 인생은 정치인으로 일했다”고 밝혔다.
원 의원은 자신의 정치인으로서의 삶에 대해 “비교적 순탄한 여정이었다”고 평했다. 그는 “수도권의 특색 없던 도시 부천을 문화도시로 재창조했고, 세계 최초 버스안내시스템(BIS)을 전면 도입해 실용화했으며, 깨끗한 정치실현과 국회선진화법 제정 등 정치개혁의 성과도 이뤄냈다”고 밝혔다.
이어 “제 스스로의 한계와 부족함도 인정해야 했다”며 “특히 개헌, 선거제도 개혁, 국회개혁 등 일하는 정치를 위해 반드시 이루어야 할 개혁과제들을 마무리짓지 못한 것은 내내 안타깝고 아쉬운 부분”이라며 아쉬워했다.
부천시장에 2회 당선되고 국회의원으로서 내리 5선을 지낸 원 의원은 민주당 원내대표와 민주통합당 공동대표 등을 역임했다.
백재현 의원도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총 7번의 선거에서 변함없이 저를 지지해주신 광명시민 여러분께 머리숙여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며 “지난 30여년 세월동안 ‘풀뿌리 민주주의인 지방자치’를 ‘자치분권의 실현’을 끊임없이 외쳐왔다”며 소회를 밝혔다.
백 의원은 “1997년, 60년 만에 ‘정권교체의 꿈’을 정치현장에서 이뤄 보기도 했고, 김대중 대통령님, 노무현 대통령님과 민주주의 역사를 만들기 위해, 정세균 국회의장님, 문희상 국회의장님과 의회주의 실현을 위해, 세월호 때는 당의 정책위의장으로서 특별법 제정을 위해, 최근에는 국회 예산결산특위 위원장으로, 많은 노력을 함께 해왔던 기억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대한민국이 ‘국민소득 3만불 시대’로 세계에서 7번째로 3050 클럽의 조건을 충족해 실질적인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지만, ‘저출산 고령화와 빈부격차’ 해결, ‘혁신성장과 남북관계 화해’의 길, ‘후진적 정치시스템’ 개선 등 가야할 길이 아직도 많이 남았다”며 “남아있는 숙제는 이제 후배 정치인들에게 부탁드리려 한다”고 밝혔다.
백 의원은 1992년 광명시 기초의원으로 정계에 데뷔해 경기도 광역의원, 민선 2·3기 광명시장, 제18·19·20대 국회의원까지 7번의 선거에서 7번 당선된 의원이다.
한편, 두 중진 의원이 사퇴를 함에 따라 더불어민주당 안팎에서 ‘중진 용퇴론’이 다시 거론되고 있다. 두 의원은 이를 의식한 듯 ‘물갈이’에 우려하는 태도를 보였다.
원 의원은 “우리들의 정치 마무리가 물갈이론의 재료로 쓰이는 분위기에 대해 우려를 갖고 있다”며 “기본적으로 40% 이상의 물갈이가 안 이뤄진 적이 없지만 국회는 늘 이 모양이었다. 물갈이 이전에 ‘일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를 국민의 힘으로 만들어야 한다” 주장했다.
백 의원도 “(국회는)물고기만 바꿨지 물을 바꿔본 적이 없다”며 “이번에 제도 개혁을 통해 물 자체를 바꾸는 정치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물고기만 바꾼다고 해서 제대로 가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해찬 대표는 두 의원의 불출마 선언에 “오랫동안 민주당을 지켜오신 두 중진 의원님께서 후배들을 위해 명예로운 결단을 해주셨다”며 아쉬움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