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15일 오전 10시 33분 내란 수괴 등의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하며, 대한민국 헌정사상 최초로 현직 대통령 체포라는 사태를 맞았다.
공수처와 경찰 등으로 구성된 공조수사본부는 이날 오전 5시 10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윤석열 대통령 변호인단에게 체포·수색영장을 제시하며 영장 집행을 시작했다. 약 5시간 20분간의 교섭과 절차 끝에 윤 대통령은 체포되었으며, 현재 정부과천청사로 이송되고 있다.
대통령 경호처는 지난 3일 1차 체포영장 집행 때와 달리, 이날은 영장 집행을 적극적으로 저지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불미스러운 유혈사태를 막기 위해 공수처의 출석에 응했다”는 입장을 발표하며, 수사 절차 자체는 인정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의 체포 소식이 전해지자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주변은 찬반 양측 집회 참가자들로 뒤덮였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눈물을 흘리며 격렬히 항의했고, 일부는 대로에 드러눕거나 기도를 올리며 체포 영장 집행을 규탄했다. 반면, 탄핵과 체포를 요구해 온 집회 참가자들은 체포 소식을 듣고 환호성을 질렀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수사권이 없는 공수처가 권한 없는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은 영장으로 대통령을 체포한 것은 명백한 불법”이라고 주장하며, 형사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체포 후 국민에게 전한 영상 메시지에서 “법이 무너진 상황에서 불법 수사에 직면했지만, 유혈사태를 막기 위해 출석을 결심했다”며 “이번 사태가 자유민주주의의 소중함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는 헌정사에 유례가 없는 대통령 체포라는 초유의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체포영장의 적법성, 공수처와 법원의 권한 남용 여부를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뜨거운 사회적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