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타임스 온인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과의 무역 합의 이행이 지연되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한국산 자동차 등에 대한 관세를 기존 15%에서 25%로 다시 인상하겠다고 기습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월 26일(현지시간) 본인의 SNS를 통해 "한국 입법부가 미국과의 역사적인 합의를 승인하지 않고 있다"며 "이에 대한 대응으로 자동차, 목재, 의약품 등 모든 상호 관세 품목의 세율을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0월 한미 양국이 자동차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기로 합의한 내용을 정면으로 뒤집는 조치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 특별법'의 국회 통과 지연을 명분으로 삼아 한국 정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 현대차·기아 관세 비용 10조 원 상회 우려
관세 리스크가 재점화되면서 국내 완성차 업계에는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선전하며 관세 리스크를 털어내려 했던 현대차와 기아는 이번 인상이 확정될 경우 심각한 수익성 악화에 직면할 전망이다.
하나증권 등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관세율이 15%일 때 양사의 연간 관세 손실액은 약 6조 5,000억 원 수준이지만, 25%로 상향될 경우 10조 8,000억 원까지 치솟을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과 유럽연합(EU)에 대해서는 관세 상향을 언급하지 않아, 토요타나 폭스바겐 등 글로벌 경쟁사 대비 가격 경쟁력이 크게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현대차·기아 대미 수출 관세율 변화에 따른 수익성 전망 자료 / 자료: 하나증권
■ '비준 지연' 내세웠지만 실질은 '치적 쌓기'용 압박
통상 전문가들은 이번 관세 위협의 배경에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셈법이 깔려 있다고 분석한다. 지지율 정체를 겪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대규모 투자 이행을 촉구해 이를 본인의 경제적 성과로 홍보하려 한다는 것이다. 김재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한국과의 투자 협정은 트럼프의 핵심 업적"이라며 "결과적으로 돈을 빨리 내라는 메시지"라고 진단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압박이 한국의 온라인 플랫폼 규제 움직임에 대한 보복성 조치라는 해석도 내놓는다. 최근 미 행정부가 쿠팡 사태 및 플랫폼 규제안에 대해 자국 기업 차별이라며 강한 불만을 드러내 온 만큼, 관세를 지렛대 삼아 여러 현안을 한꺼번에 해결하려는 의도라는 지적이다.
■ 정부, 긴급 대응 체제 가동... "공식 통보 주시"
정부는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대통령실은 김용범 정책실장 주재로 관계부처 대책회의를 소집하고 대응 방안 마련에 착수했다. 캐나다에 머물던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일정을 앞당겨 미국을 방문,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정부 관계자는 "미국 정부로부터 공식적인 통보는 아직 없는 상태"라며 "정부와 야당 간의 비준 필요성 논란을 조속히 정리하고 미국 측에 합의 이행 의지를 명확히 전달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