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비싸서 못 써" 퀄컴의 변심…삼성 손 잡았다

  • 등록 2026.01.09 13:00:09
크게보기

아몬 퀄컴 CEO "설계 완료" 공식화…TSMC 독주 막을 유일 대항마
2나노 초미세 공정 수주 임박…파운드리 兆 단위 적자 탈출 신호탄

 

 

 

경제타임스 온인주 기자 |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가 5년 만에 퀄컴이라는 '거물'을 다시 품에 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협력 논의는 단순한 고객사 확보를 넘어, 삼성전자가 2나노(nm) 초미세 공정 경쟁에서 TSMC의 유일한 대항마로서 기술적 검증을 마쳤다는 데 큰 함의가 있다.

 

■ "설계 완료"는 곧 "검증 통과"… 기술적 면죄부 받았다

 

1월8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는 "삼성전자와 2나노 공정 기반의 칩 생산을 논의 중이며, 조만간 상용화를 목표로 설계 작업도 끝낸 상태"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 발언에 대해 퀄컴이 삼성전자의 2나노 공정 규격(Spec)에 맞춰 자사의 칩 설계를 완료했다는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파운드리(위탁생산)는 고객사가 설계 도면을 가져오면 이를 제조하는데, 아몬 CEO의 발언은 단순한 검토 단계를 넘어 구체적인 양산 논의(웨이퍼 교환)가 오가고 있음을 시사한다.
 

사실상 퀄컴 수장이 직접 삼성과의 협력을 공식화한 셈이다. 지난 2021년 발열 및 수율 이슈로 퀄컴 물량을 전량 TSMC에 넘겨줘야 했던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5년 만에 '기술적 면죄부'를 받고 신뢰를 회복했음을 알리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고객사와의 비밀유지조항(NDA) 때문에 확인해 줄 수 없다"며 말을 아꼈지만, 시장에서는 회사 측이 이를 강력히 부인하지 않은 점에 주목해 협력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 "TSMC 배짱 장사 더는 못 참아"… 팹리스의 '삼성 찾기'

 

퀄컴이 다시 삼성으로 눈을 돌린 것은 '비용 효율화'라는 전략적 판단도 작용했다. AI 반도체 붐을 타고 파운드리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TSMC가 최근 2나노 웨이퍼 가격을 지속적으로 인상하면서, 팹리스(설계) 기업들의 부담이 한계에 다다른 탓이다.

 

증권가에서는 퀄컴을 시작으로 '탈(脫) TSMC' 움직임이 확산될 경우, 삼성전자가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삼성은 지난해 24조 원 규모의 테슬라 AI 칩 수주를 따내며 기초 체력을 다졌다.

 

■ 연 매출 수천억 효과… 파운드리 '조 단위' 적자 탈출하나

 

이번 계약이 성사되면 삼성은 화성 S3 라인 등의 생산능력(CAPA) 약 10%를 퀄컴에 할당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연간 수천억 원대의 매출로 직결되며, 장기적으로는 총 수조 원 규모의 수주 잔고를 확보하게 된다.

 

최첨단 공정뿐만 아니라 8나노 등 레거시(구형) 공정에서도 성과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은 닌텐도 스위치용 엔비디아 GPU를 생산하고 있으며, 인텔의 칩셋 생산까지 맡을 것으로 관측되는 등 가동률 회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첨단 공정과 레거시 공정이 동시에 살아나면서,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의 고질적인 적자 구조 개선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다.

온인주 기자 ket@ket.kr
Copyright @경제타임스 Cor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