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칩 다음은 로보택시' 엔비디아, "2027년 시범운영"

  • 등록 2026.01.06 20: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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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 "10억대 자동차 자율주행 시대 온다" 레벨 4 시범운영
자동차 매출 '1%서 100%' 목표, 구글·테슬라와 모빌리티 3파전

 

 

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그래픽 처리 장치(GPU)인공지능(AI) 칩셋 시장을 집어삼킨 엔비디아가 다음 타깃으로 '도로'를 지목했다. 엔비디아는 1월5일(현지시간 )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서 "2027년부터 파트너사와 협력해 본격적인 레벨 4 로보택시 시범 운영에 나서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레벨 4는 비상시에도 운전자의 개입이 필요 없는 고도의 자율주행 단계다. 그동안 자동차 기업들에 칩과 플랫폼을 공급하는 '두뇌 공급처' 역할에 집중해온 엔비디아가 이제는 직접 서비스 운영의 전면에 나서며 모빌리티 생태계의 포식자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 젠슨 황 "10억 대의 차, 모두 자율주행화 될 것"

 

이날 기조연설에 나선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거침없는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전 세계 도로 위를 달리는 10억 대의 자동차가 모두 자율주행차가 되는 날이 올 것"이라며, 그것이 개인이 소유한 차량이든 공유 모델인 로보택시든 상관없이 그 중심에는 엔비디아의 기술이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특히 그는 지난해 공개한 자율주행 플랫폼 '알파마요(Alpha Mayo)'의 위력을 재차 강조했다. 알파마요는 차량이 주행 경로를 결정하는 지능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주행 기록을 정밀하게 남겨 엔지니어들이 사후 분석과 학습에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엔비디아 자율주행 기술의 결정체다.

 

■ "데이터까지 다 깐다"…'오픈 소스'로 승부하는 엔비디아

 

이번 발표에서 가장 주목받은 지점은 '오픈 소스 전략'이다. 젠슨 황은 "자율주행 모델뿐만 아니라 학습에 사용한 데이터까지 오픈 소스로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테슬라 등 폐쇄적인 데이터 정책을 유지하는 경쟁사들과 차별화되는 행보다.

 

자율주행 기술에서 가장 큰 장애물은 사고 발생 시의 책임 소재와 인공지능 판단에 대한 '신뢰성'이다. 엔비디아는 학습 데이터와 모델링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규제 당국과 소비자들로부터 "신뢰할 수 있는 자율주행"이라는 인식을 선점하겠다는 고도의 전략을 펼치고 있다.


< 자율주행 기술 단계별 비교 (미국자동차공학회(SAE) 기준) >

단계 명칭 운전 주체 주요 특징 및 기능 운전자 개입 여부
Lv.0 자동화 없음 사람 자율주행 기능 없음 (단순 경고 장치) 항상 운전
Lv.1 운전자 보조 사람+시스템 크루즈 컨트롤, 차선 이탈 방지 보조 손과 발이 자유롭지 못함
Lv.2 부분 자동화 시스템 조향과 가감속 동시 제어 (고속도로 주행 보조) 시선은 항상 전방 유지
Lv.3 조건부 자동화 시스템 특정 구간(고속도로 등) 자율주행 가능 비상시에만 시스템 요청 시 개입
Lv.4 고도 자동화 시스템 제한된 구역 내 운전자 개입 없이 주행 운전자 제어 불필요 (엔비디아 목표)
Lv.5 완전 자동화 시스템 모든 도로와 조건에서 시스템이 전권 행사 운전석/핸들 자체가 불필요

 

 

■ 매출 비중 1%의 반란, 자동차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성장동력

 

현재 엔비디아 내에서 자동차 및 로보틱스 부문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전체의 약 1% 수준(지난해 3분기 기준)에 불과하다. 데이터센터용 칩 매출에 비하면 미미한 수치다. 하지만 엔비디아는 2015년 '드라이브(DRIVE)' 브랜드 런칭 이후 꾸준히 차세대 먹거리로 자율주행을 준비해왔다.

 

단순히 칩만 파는 것이 아니다. 엔비디아는 자동차 제조사들이 자율주행 AI를 학습시킬 수 있는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 접근권과 고성능 인프라를 패키지로 판매하며 '자율주행판 안드로이드'가 되기를 꿈꾸고 있다.

 

■ 웨이모가 닦아놓은 길, 엔비디아가 추월할 수 있을까?

 

현재 로보택시 시장의 선두 주자는 알파벳(구글)의 '웨이모'다. 웨이모는 이미 미국 내 5개 도시에서 운전자 없는 상업용 서비스를 운영하며 실전 데이터를 쌓고 있다.

 

엔비디아는 2027년이라는 다소 늦은 시점을 제시했지만, 자사 칩을 사용하는 수많은 자동차 파트너사들과의 연합군을 통해 단기간에 점유율을 끌어올릴 심산이다. 아직 구체적인 파트너사와 운영 지역은 베일에 싸여 있으나, 업계에서는 엔비디아 칩을 채택한 메르세데스-벤츠나 볼보 등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이 강력한 파트너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자율주행 전문 미디어의 한 관계자는 "엔비디아의 로보택시 진출은 모빌리티 산업이 소프트웨어와 데이터 전쟁으로 완전히 넘어갔음을 의미한다"며 "2027년은 자율주행 시장의 주도권이 빅테크 기업으로 완전히 재편되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은국 기자 ket@ke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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