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와는 달리 다자주의를 주창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 정부가 새로 출범하게 됨에 따라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원국과 함께 구성돼 있는 OPEC플러스에 균열이 생기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팽배해지고 있다.
바이든 정부는 OPEC의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제재 대상인 이란, 베네수엘라, 나아가 OPEC 플러스의 주도적인 역할을 맡고 있는 러시아와의 외교 관계를 수정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트럼프 정권은 대이란, 대베네수엘라 제재를 엄격히 이행함에 따라, 원유 공급이 줄면서 국제유가가 상승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그러나 바이든 정부가 앞으로 제재를 완화하게 되면, 원유 생산량이 늘어나게 돼 OPEC내에서 수급 균형을 맞추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타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일방적인 제재를 가해 온 트럼프 대통령과는 달리 다자주의 외교정책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선거 캠페인 과정에서 바이든 당선인은 이란이 2015년의 핵 합의를 준수하면 미국은 핵 합의에 복귀할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럴 경우, 이란이 원유시장에 복귀하게 되면, 다시 공급 과잉이 되어, OPEC와 OPEC+에서 협조 감산이 어려워 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바이든 정부와 러시아가 관계가 원만해지지 않으면, 러시아는 협조 감산에서 이탈할 리스크도 없지 않아 보인다. 그렇게 되면, 협조 감산 체제는 붕괴될 수밖에 없다. 러시아를 협조 감산에 참여시킨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다.
바이든 정부는 안보상 최대의 위협으로 러시아를 지목하고 있다. 선거 과정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관계를 재검토하는 것도 공약으로 내걸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를 최대의 우군을 삼아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내 에너지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저유가 경쟁을 벌이던 사우디와 러시아를 정치적으로 압박해왔다. 이는 전례 없는 OPEC플러스의 공조 감산으로 이어져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의 사실상 지배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으며, OPEC에 대해서도 생산량 결정과 원유가격 변동에 대해 트윗글에서 종종 언급하기도 하는 등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그러나 바이든 당선인은 OPEC일정 거리를 둘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있다.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트럼프 대통령처럼 자신이 결정하고 행동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실무진들의 조언을 들어가며 결정을 내리는 이른바 바텀업(Bottom-Up)방식의 의사결정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아가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친밀한 관계를 쌓아올릴 가능성도 낮아 보인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들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다르지만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도 사우디와의 외교 관계를 근본부터 흔드는 정책을 쓰지는 않을 것이라며 일부 우려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면서 일부에서는 설령 이란이 원유시장에 복귀한다 할지라도 원류 수출 제재 이전 수준으로 되돌리는데는 기술적인 문제로 2~4개월 정도는 걸릴 것이므로, OPEC플러스는 새로운 생산 상한선을 결정할 충준한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