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장기간 K-팝 업계를 뒤흔들었던 하이브와 뉴진스 간의 갈등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자회사 어도어의 걸그룹 뉴진스 멤버 다니엘과의 전속계약 해지 소식이 전해지자 시장은 이를 '불확실성 해소'로 받아들였다. 지지부진하던 주가는 강세를 보였고, 투자자들의 시선은 이제 뉴진스 이후의 '포스트 리스크'와 내년 BTS 완전체 복귀라는 강력한 실적 모멘텀으로 향하고 있다.
■ 다니엘 계약 해지, ‘악재 소멸’로 읽은 시장
12월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하이브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75% 상승한 32만 원으로 장을 마쳤다. 장중에는 32만 2,500원까지 치솟으며 고점을 새로 쓰기도 했다. 통상 핵심 아티스트의 이탈은 주가에 악재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어도어는 이날 멤버 다니엘과의 전속계약 해지를 공식 발표했다. 어도어 측은 "다니엘이 더 이상 함께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해지를 통보했다"며 분쟁을 초래한 배후 세력에 대한 강력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어도어가 이번 해지를 발표하며 가장 강조한 대목은 ‘중대한 책임이 있는 배후 세력’이다. 어도어는 다니엘의 가족 1인과 민희진 전 대표를 직접적으로 거명하며 이들이 뉴진스의 이탈을 부추겼다고 판단하고 있다.
증권가는 그동안 하이브의 기업 가치를 짓눌러온 '뉴진스 리스크'가 물리적 분리 단계에 진입하면서 오히려 투자 심리가 회복된 것으로 분석했다. 법원이 이미 2029년까지 계약 유효성을 인정한 상황에서, 일부 멤버의 이탈이 전체 시스템의 붕괴가 아닌 '리스크의 가시화 및 정리'로 인식된 결과다.
■ 2026년 영업이익 ‘622%’ 폭증 예고…체질 개선 본격화
단기적인 분쟁 이슈를 넘어 중장기 실적 전망도 낙관적이다. iM증권 등 주요 투자기관은 하이브의 2026년 예상 영업이익을 5,149억 원으로 내다봤다. 이는 전년 대비 무려 622%나 증가한 수치다.
이러한 수직 상승의 배경에는 하이브의 '멀티 레이블' 시스템 안착과 효율적인 비용 관리가 자리 잡고 있다. 하이브는 뉴진스 이슈 속에서도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 세븐틴, 르세라핌, 아일릿 등 주력 라인업의 글로벌 성과를 꾸준히 유지해 왔다. 전문가들은 하이브의 영업이익률이 다시 10%대를 회복하며 엔터 대장주로서의 체력을 증명할 것으로 보고 있다.
■ ‘치트키’ BTS의 귀환…400만 규모 월드투어 초읽기
하이브 주가의 진정한 고점은 내년 BTS의 완전체 복귀 시점이 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BTS는 내년 3월 신보 발매를 시작으로 4월부터 대규모 월드투어에 나설 가능성이 매우 높다.
예상되는 관객 동원 규모만 350만 명에서 최대 400만 명에 달한다. 특히 북미와 유럽 등 수익성이 높은 공연 비중이 확대되고, 군 복무로 인한 공백기 동안 누적된 팬덤의 이연 수요가 폭발하면서 티켓 가격 및 MD(기획상품) 매출의 객단가 상승이 확실시된다. 여기에 공연 실황 VOD, 다큐멘터리, 라이브 스트리밍 등 고부가가치 콘텐츠 매출까지 더해진다면 실적 추정치는 더욱 상향될 여지가 충분하다.
■ 리스크 관리가 관건…법적 공방은 ‘롱테일’ 변수
물론 과제는 남아 있다. 어도어가 민희진 전 대표와 다니엘 가족 1인에 대해 예고한 법적 책임 추궁은 장기적인 소송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브랜드 이미지에 지속적인 노이즈를 발생시킬 수 있는 요소다.
하지만 엔터 산업 전문가는 "시장은 이미 뉴진스라는 변수를 주가에 반영한 상태"라며 "하이브가 BTS라는 압도적인 IP를 중심으로 세대교체에 성공한 후속 그룹들이 실적 뒷받침을 해주고 있어, 이제는 경영권 분쟁보다 아티스트 활동 지표가 주가를 움직이는 핵심 동인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