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국내 최초 5천억개 매개변수 '超거대 AI' K1 공개

  • 등록 2025.12.29 10:3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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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수준 500B급 언어모델 탄생…한국어 이해력·추론 성능 극대화
서울대·리벨리온 등 8개 기관 협력…소버린 AI 풀스택 생태계 구축한다

 

경제타임스 여원동 기자 |  SK텔레콤은 국내 최초로 매개변수 500B(5천억 개) 규모의 초거대 인공지능(AI) 모델 ‘A.X K1’을 3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최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1차 발표회’에서 공개한다고 12월29일 밝혔다.

 

A.X K1은 총 5,190억 개의 매개변수로 구성된 초거대 언어모델(LLM)로, 사용자 요청에 따른 추론 시 약 330억 개의 매개변수만을 활성화하는 구조를 채택했다. 대규모 학습을 기반으로 하되, 실제 활용 단계에서는 경량화된 방식으로 작동하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글로벌 AI 업계에서는 500B급 이상의 초거대 모델이 복잡한 수학적 추론, 다국어 이해, 고난도 코딩 및 에이전트 작업 수행 등에서 소형·중형 모델보다 안정적인 성능을 보이는 것으로 평가된다. 에이전트 작업은 AI가 사용자의 반복 지시 없이도 판단과 처리를 수행하는 기능을 의미한다.

 

또한 초거대 모델은 70B급 이하 모델에 지식을 전수하는 ‘교사(Teacher) 모델’로 활용될 수 있어, AI 생태계 전반을 지탱하는 디지털 사회간접자본(SOC) 역할도 수행할 수 있다.

 

A.X K1은 처음부터 한국어 중심으로 학습된 모델로, 한국어 입력을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국내 문화·경제·사회적 맥락을 반영한 서비스 구현에 적합하도록 설계됐다.

 

SK텔레콤은 대국민 AI 접근성 확대를 위해 가입자 1,000만 명 이상인 ‘에이닷’을 기반으로 A.X K1을 B2C 영역에 적용하고, 전화·문자·웹·앱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AI 활용 환경을 확대할 계획이다. B2B 영역에서는 에이닷비즈(A. Biz), 제조 AI, 게임 AI, 휴머노이드 로봇 등 산업 전반으로 적용 범위를 넓힌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A.X K1은 초거대 AI 모델을 활용한 국산 AI 반도체 성능 검증 테스트베드 역할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대규모 연산과 데이터 처리가 필요한 AI 반도체 개발 과정에서 실증 모델로 활용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번 모델 개발에는 SK텔레콤을 비롯해 크래프톤, 포티투닷(42dot), 리벨리온, 라이너, 셀렉트스타, 서울대학교, KAIST 등 8개 기관이 참여했다. AI 반도체부터 데이터센터, 모델,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풀스택 소버린 AI’ 구축을 목표로 협력했다.

 

‘풀스택 소버린 AI’는 국가나 기업이 외부 의존 없이 AI 반도체(하드웨어)부터 데이터센터, 파운데이션 모델, 최종 서비스(소프트웨어)에 이르는 전 과정을 독자적인 기술로 구축하는 전략을 의미한다.

 

‘소버린(Sovereign) AI’가 국가의 데이터 주권과 문화적 맥락을 보호하기 위한 독자적 모델 구축에 집중한다면, ‘풀스택’은 이를 뒷받침하는 인프라 전체를 국산화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외산 GPU(엔비디아 등)와 클라우드에 의존하지 않고, 국산 AI 반도체와 독자 모델을 결합해 진정한 의미의 ‘디지털 자립’을 실현하는 것이 핵심이다.

 

반도체 설계(리벨리온), 인프라와 모델 개발(SKT), 학계의 원천 기술(서울대·KAIST), 서비스 적용(크래프톤·라이너) 등 각 분야 전문 기관이 협력하는 구조다. 이를 통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최적으로 결합함으로써, 운영 비용은 낮추고 처리 속도는 극대화하는 ‘한국형 AI 생태계’의 수직 계열화를 목표로 한다.

 

빅테크 기업들의 AI 모델이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는 상황에서, 국내 산업에 특화된 보안성과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특히 공공, 금융, 제조 등 보안이 생명인 산업군에서 국가적 차원의 디지털 SOC(Social Overhead Capital·사회간접자본) 역할을 수행하며 기술 종속 리스크를 원천 차단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SK텔레콤은 A.X K1을 오픈소스로 개방하고 API를 공개해 국내 기업과 개발자들이 AI 에이전트 개발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일부 학습 데이터 역시 공공·민간 플랫폼을 통해 순차 공개할 계획이다.

 

김태윤 SK텔레콤 파운데이션 모델 담당은 “국내 최초 500B급 모델 공개를 통해 글로벌 AI 경쟁 환경 속에서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했다”며 “앞으로도 AI 생태계 확산과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역할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여원동 기자 ket@ke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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