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 폭등한 일본…李대통령, ‘한국산 쌀 수출’ 제안

  • 등록 2025.12.10 11:3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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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대규모 흉작·외식 회복에 공급난… 가격 3배 폭등
농식품부 "관세 높아 난관"…李대통령 "일본과 협의하라"

 

 

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국내에서 남아도는 쌀 수급 문제 해결 방안으로 한국산 쌀의 일본 수출 확대를 공식 제안했다. 일본의 쌀값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는 가운데, 한일 간 농업 교역이 새로운 수출 돌파구로 연결될지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12월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우리나라는 쌀이 남아 시끄러운데, 일본에 계약재배 방식으로 수출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며 “일본과 품종도 유사해 협의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쌀값이 3배나 폭등했다더라”며 일본 시장의 공급난 상황을 언급했다.

 

■ 일본, 흉작·외식 회복 겹치며 ‘쌀 대란’… 가격 역대 최고치

 

일본은 지난해 기록적 폭염으로 심각한 흉작을 겪었다. 여기에 팬데믹 이후 관광·외식업 수요가 급격히 되살아나면서 쌀 소비량이 크게 늘었다. 이 같은 공급·수요 불균형이 겹쳐 일본의 쌀값은 최근 수십 년 사이 가장 높은 수준까지 상승했다.

 

문제는 구조적 요인이다. 일본 집권 자민당은 농가 소득 보호를 명분으로 수십 년간 쌀 수입을 엄격히 제한해왔으며, 과잉 생산을 막기 위해 감산 정책을 지속해왔다. 이 때문에 일본의 쌀 시장은 외부 충격에 취약한 상태였고, 지난해 흉작이 ‘쌀 부족’이라는 전례 없는 사태를 만들어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 농식품부 “관세 장벽 매우 높아”… 정부 간 협의가 핵심

 

이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일본은 쌀에 대한 관세가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쌀 관세율은 세계적으로도 가장 높은 수준인 700~80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일본과 품종 특성이 비슷한 한국산 쌀은 호환성이 높다”며 “협의해볼 만한 여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계약재배 방식의 수출이라면 일본 내 특정 외식 브랜드·유통업체와 맞춤형 공급 계약을 체결해 관세 문제를 부분적으로 회피할 여지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 농업계 “과잉 생산 해소 가능… 관세·품종 기준은 난관”

 

농업계에서는 한국산 쌀의 일본 수출이 현실화될 경우 △국내 쌀 재고 부담 완화 △프리미엄 쌀 수출 확대 △한일 간 농식품 교역 다변화 등 다양한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일본의 높은 관세율, 엄격한 품종·품질 기준, 외교·통상 변수, 장기 계약 안정성 확보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는 지적도 동시에 제기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 소비자는 품종 선호가 뚜렷하고 품질 기준이 까다로운 만큼, 단기적 반짝 수출이 아닌 장기적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수급 불균형 해소·대일 농업 협력 확대 가능성

 

이재명 대통령의 제안은 단순한 수출 아이디어를 넘어, 국내 쌀 수급의 구조적 개선과 대일 농업 협력 확대를 함께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의 공급난과 한국의 생산 과잉이라는 ‘수급 역전 현상’이 맞물린 지금이 향후 협상의 계기가 될지 관심이 모인다.

김은국 기자 mister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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