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은 21일(현지시간) 이사회에서, 금융정책의 현상 유지를 결정했다고 로이터, 블룸버그통신 등이 22일 보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감염 확산으로 유럽 주요국은 대규모 도시봉쇄(lockdown, 록다운)에 몰려 출구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유로화도 오르고 있어 라가르드 총재는 “계속해서 모든 수단을 이용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ECB는 전회 2020년 12월의 이사회에서, 6개월이 되는 추가 완화를 단행했던 바로 직후이다. 코로나 위기에 대응하는 긴급자산매입(PEPP)은 1조 8500억 유로(약 2,480조 915억 원)로 유지됐다.
성명문에는 금융환경이 안정돼 있으면, 다 쓸 필요가 없고, 반대로 필요하면 늘릴 수도 있다는 뜻을 밝혔다.
기준금리는 주요 정책금리를 0%, 중앙은행 예금금리를 -0.5%로 동결했다.
리카르도 총재는 “백신 접종이 시작된 것은 중요한 이정표이지만, 유럽 경제를 둘러싼 환경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고 말하고, “신종 코로나의 감염 확산은 진정되지 않고, 전염력이 높은 변이종의 위협도 커졌다. 독일이 19일에 상점·학교 등의 폐쇄를 연장해, 공공 교통 기관 등에서의 의료 마스크 착용의 의무 부여를 결정하는 등, 경제활동의 제약은 오히려 강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2020년 10~12월의 유로권의 성장률은 마이너스로 변했을 가능성이 높다. 2020년 봄과 같이 대폭적인 침체는 피할 수 있을 전망이지만, 2021년 1~3월도 침체는 피할 수 없다. 리카르드 ECB 총재는 “그동안 백신이 보급돼 위기를 벗어날 때까지 정책에 따라 다리를 놓는 것이 당국의 역할이라고 설명”하고, “이례적인 금융완화 정책을 이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돼 왔다”고 말했다.
경기가 힘겨워지지 않으면서 물가상승률도 수면 아래로 가라앉고 있다. 유로존의 1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0.3%로 5개월 연속 하락했다. 에너지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서 독일의 부가가치세 감세가 종료됨으로써 서서히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 단지, ECB의 물가 2%목표에서는 당분간 “멀어진 상황을 이런 상황은 계속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ECB에 있어서 한층 더 고민스러운 것은 유로 상승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유로화의 대달러 시세는 연초 이후에도 1유로=1.2달러를 넘는 고점권에서의 거래가 계속 되고 있다. 통화 강세는 수출 기업의 수익을 끌어내릴 뿐만 아니라, 수입 가격의 하락을 통해서 물가상승률을 떨어뜨린다는 문제가 있다.
라가르드 총재는 환시세를 주시해 갈 자세를 재차 표명했다. ECB가 미국의 바이든 정권 출범 후의 달러 시세의 움직임을 주시하면서, 어떤 정책 자세를 밝힐지가 초점의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
이례적인 금융완화에 따라 자산 거품 등의 부작용도 커지고 있다. 완화적인 금융환경이 중장기적으로 가져올 위험을 어떻게 줄일지도 과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