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10명 중 8명은 평소 미세먼지로 인해 불편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세먼지의 원인이 국내보다 국외에 있다고 생각하는 국민도 60%가 넘었다.
한국갤럽이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사흘간 전국 성인 1,002명에게 미세먼지로 인한 불편함 정도를 물은 결과 ‘매우 불편하다’ 57%, ‘약간 불편하다’ 24%로, 우리 국민 열 명 중 여덟 명(81%)이 미세먼지 때문에 불편함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별로 불편하지 않다'는 14%, '전혀 불편하지 않다'는 4%였고 1%는 의견을 유보했다.
미세먼지 때문에 '매우 불편하다'는 응답은 2014년 2월 45%에서 2017년 5월 57%로 3년여 만에 12%포인트 늘었고, 2019년 1월 이번 조사에서도 2년 전과 동일한 57%를 기록했다.
◇미세먼지 나쁨 예보 시 '외출 자제하는 편' 47% vs '상관없이 외출하는 편' 53%
미세먼지 나쁨 예보가 있을 때 외출 여부에 대해서는 47%가 '외출을 자제하는 편', 53%는 '상관없이 외출하는 편'이라고 답했다. 이는 직업별 차이가 컸다. 가정주부는 67%가 '외출을 자제하는 편'인 반면 자영업·블루칼라·학생 등은 60~70%가 '상관없이 외출한다'고 답했다.이는 2014년이나 2017년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결과다. 정부와 보건 전문가들은 고농도 미세먼지 예보가 있는 날 마스크 착용이나 외출 자제를 권고하지만, 생업(生業) 특성상 외출을 삼가기 어려운 이들이 적지 않음을 보여준다. 참고로 자영업·블루칼라 직군은 절반이 50대 이상이며, 학생은 대부분 20대다. 가정주부 중에서는 40대 이하가 29%, 50대 22%, 60대 이상이 49%를 차지한다.
◇미세먼지 나쁨 예보 시 '마스크 착용하는 편': 2014년 29% → 2017년 37% → 2019년 53%
미세먼지 나쁨 예보가 있을 때 마스크 착용 여부에 대해 물은 결과 성인의 53%가 '착용하는 편', 45%는 '착용하지 않는 편'이라고 답했다. 미세먼지 방지용 마스크를 '착용하는 편'이라는 응답은 2014년 2월 29%, 2017년 5월 37%, 2019년 1월 53%로 약 5년 만에 갑절이 됐다.
미세먼지 나쁨 예보 시 '마스크를 착용하는 편'이라는 응답은 여성(61%), 20·30대(60% 중반)에서 상대적으로 많았고 '착용하지 않는 편'이라는 응답은 40·50대 남성(61%·65%), 자영업(58%)에서 두드러졌다.
성인 두 명 중 한 명이 미세먼지 나쁨일 때 마스크를 착용하는 편이라고 답했으나, 실제 거리에서는 마스크 착용자가 그보다 적게 눈에 띈다. 한국갤럽은 그 이유를 미세먼지를 조심하는 사람들은 마스크에 의지해 외출하기보다 아예 집에 머무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봤다.
미세먼지 나쁨 예보 시 외출을 자제하는 사람들(467명) 중 67%가 외출 시 마스크를 착용한다고 답한 반면, 상관없이 외출하는 사람들(530명) 중에서는 그 비율이 41%다.
◇마스크 미착용 이유: '필요성 못 느껴서' 20%, '불편해서' 18%, '귀찮아서' 15%
미세먼지 나쁨 예보가 있을 때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편이라고 답한 450명에게 그 이유를 물은 결과, '필요성 못 느낌/안 써도 괜찮을 것 같아서' 20%, '불편하다' 18%, '귀찮다/번거롭다' 15%, '답답하다' 13%가 절대적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밖에 '외출 안 함/주로 실내 생활/단거리 이동' 6%, '안경 때문에 불편/안경 김서림', '업무상/일 때문에'(이상 4%), '익숙하지 않다/습관 안 됨', '마스크 효과 없다/성능 의심', '마스크가 비싸다', '구입 어렵다/마스크가 없다'(이상 3%), '신경 쓰기 싫다', '미용상/보기 안 좋아서/화장 때문'(이상 2%) 순으로 나타났다.
마스크 미착용 이유를 크게 분류하면 불편함과 번거로움이 절반 가량 차지하고, 그다음은 착용 필요성을 낮게 보는 경우와 외적 요인 때문에 착용이 불가한 경우라 할 수 있다.
◇가구 내 공기청정기 사용률: 2006년 15% → 2017년 37% → 2019년 44%
실외 미세먼지 상태와 실내 공기 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공기청정기 사용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조사에서 가구 내 공기청정기 사용 여부를 물은 결과 44%가 사용한다고 답했다. 2006년 조사에서는 15%, 2017년은 37%였다.
가구 내 공기청정기 사용률을 연령별로 보면 30대에서 64%로 가장 높고 40대 53%, 50대 45%, 20대와 60대 이상이 30% 내외로 낮은 편이다.
생활수준별로도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상/중상층의 가구 내 공기청정기 사용률은 66%며 중층은 48%, 중하층은 39%며 하층은 22%로 가장 낮다. 참고로 생활수준 상/중상·중·중하층의 연령별 분포는 거의 비슷하지만 하층에서는 40대 이하가 28%, 50대 26%, 60대 이상이 47%를 차지한다.
단, 공기청정기는 상황에 따라 상시 사용하지 않는 경우도 있어 이번 조사에서 파악된 사용률은 보유율과 일부 다를 수 있다. 가구별 몇 대의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는지까지는 파악하지 않았으나, 업계에 따르면 기존 사용 가구가 추가로 구입하는 사례도 늘어 당분간 특수(特需)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겨울철 미세먼지 주 발생원 인식:
'국내 발생이 더 많다' 8% vs '국외 유입이 더 많다' 64%, '국내·국외 비슷' 22%
겨울철 미세먼지 발생 원인에 대해선 64%가 '국외 유입이 더 많다'고 답해 중국 등 외부요인이 크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발생이 더 많다'는 7%에 불과했다.
겨울철 미세먼지 주 발생원으로 국내 발생과 국외 유입 중 어느 쪽이 더 많다고 보는지 물은 결과, 성인의 64%가 '국외 유입이 더 많다'고 답했으며 '국내 발생과 국외 유입이 비슷하다' 22%, '국내 발생이 더 많다'는 8%에 그쳤다. 6%는 의견을 유보했다.
미세먼지 주 발생원은 주변국 공조 연구를 통해 과학적으로 밝힐 사안이지만, 추후 마련될 정책에 대한 공감도는 다수 국민의 인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참고할 만한 자료다.
우리나라 미세먼지 발생원은 크게 중국 등 국외에서 유입되는 것과 발전소·공사장·차량·실내 등 국내에서 배출되는 것으로 구분된다. 전문가들은 기본적으로 계절별, 지역별 차이가 있고 아침저녁 대기 상황에 따라서도 영향 요인이 달라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미세먼지 문제는 어느 한 나라에 국한되지 않으므로 한·중 양국, 한·중·일 삼국 환경회의를 통해 공동 연구와 협력을 도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