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대한민국 경제의 중추 역할을 담당하는 경기도마저 저출생과 고령화, 그리고 인구 이동의 불균형이라는 거대한 파고 앞에 직면했다. 약 20년 뒤 경기도 31개 시·군 중 단 세 곳만이 인력난의 공포에서 자유로울 것이라는 충격적인 전망이 제기되었다.
■ 경기도의 미래, '노동력 양극화'로 얼룩지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인구변화가 지역별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청년층이 대도시로 집중되는 현재의 인구 이동 흐름이 고착화될 경우 지역 간 노동 수급 불균형은 돌이킬 수 없는 수준에 이르게 된다. 보고서는 2022년부터 2042년까지 20년간의 인구 흐름을 시뮬레이션하여 경제 활동의 핵심축인 ‘생산연령인구(15~64세)’의 변화를 추적했다.
분석 결과는 참혹하다. 경기도 내 상당수 지자체가 예외 없이 노동인구 감소라는 ‘양극화’의 늪에 빠질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기 북부의 포천시는 20년 뒤 생산연령인구가 35% 이상 급감할 것으로 예측되었으며, 안양, 군포, 가평 등도 25% 이상의 인구가 증발할 것으로 집계되었다.
경기도의 전통적 거점 도시인 수원과 성남, 안성 역시 15% 이상의 감소를 피하지 못할 전망이며, 비교적 젊은 도시로 꼽히던 용인과 광주조차 5% 내외의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되었다.
■ '화성·김포·하남'만 웃는다…인구 유입의 명암
반면, 경기도 내에서 생산연령인구가 15%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 지역은 화성, 김포, 하남 등 단 세 곳에 그쳤다. 수도권 밖으로 눈을 돌려도 세종시와 부산 강서구만이 겨우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여, 전국적인 노동력 소멸 위기가 현실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정종우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인구노동연구실 과장은 이들 3개 지역의 성장 비결을 '지속적인 인구 유입'에서 찾았다. 신도시 개발과 산업 기반 확충으로 청년층이 대거 유입된 이들 지역은, 유입된 인구의 연령대가 변하더라도 지역 인구 구조 내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며 장기적인 노동력을 확보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이는 결국 '사람이 모이는 곳'과 '사람이 떠나는 곳' 사이의 격차가 지역 경제의 생사(生死)를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됨을 의미한다.
■ 산업 현장의 비명, 이미 시작된 인력난
노동인구 감소는 머나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미 경기 북부 산업단지를 비롯한 도내 주요 산업 현장에서는 인력 부족으로 인한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노동 공급 부족은 산업단지 분양 지연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이는 곧 지역 경제지표의 하락으로 직결된다.
국가데이터처의 ‘2025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2050년경 국내 고령자 인구는 전체의 40%를 돌파할 전망이다. 일할 사람은 줄고 부양해야 할 인구는 급증하는 구조적 모순이 심화되면서, 생산연령인구가 급감하는 지자체는 고령층과 유소년에 대한 부양 부담이 감당하기 힘든 수준으로 치솟게 된다.
■ 정책 패러다임의 전환 "'출생'보다 '이동'에 주목하라"
그동안 정부와 각 지자체는 노동인구 확대를 위해 출산지원금 지급이나 임산부 지원 정책 등 ‘출생아 수’를 늘리는 데 행정력을 집중해 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시·군·구 단위의 실질적인 노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출생 정책보다 ‘인구 이동의 불균형을 완화’하는 정책이 더욱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은 보고서는 청년층이 일자리를 찾아 대도시로 떠나는 흐름을 막지 못하면, 지자체가 쏟아붓는 출산 장려금은 결국 다른 지역으로 유출될 인구를 키워내는 결과만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따라서 지역 내 교육 환경 개선, 양질의 일자리 창출, 주거 안정 등 청년들이 해당 지역에 ‘정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인구 구조 변화에 대응하는 근본적인 해법이라고 제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