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공정위, 경쟁노조 하역 방해한 울산항운노조에 과징금 1000억
  • 조남호
  • 등록 2021-03-17 17:12:28

기사수정
  • 울산항운노동조합, 경쟁 노조 온산항운노동조합 하역 작업 방해 행위 공정위에 적발돼 제재
  • 울산항운노조 지난 2019년 근로자 공급 실적액 561억 4200만원…공정위 '중대성 약한 위반 행위' 판단해 1000만원 정액 과징금

울산항운노동조합이 경쟁 노조인 온산항운노동조합의 하역 작업을 방해하다가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에 적발돼 제재를 받았다.

공정위는 17일 "지난 2019년 1월 울산항운노조가 소속 조합원을 동원, 농성용 텐트·스타렉스 차량 등으로 부두 진입 통행로를 봉쇄하는 등 온산항운노조의 하역 작업을 방해한 행위에 시정 명령과 과징금 1000만원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행법(직업안정법)에 따라 항만 내 하역 근로는 고용노동부 장관의 허가를 받은 노동조합에 소속된 근로자만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항만 하역사는 지역별 항운노조와 노무 공급 계약을 체결한 뒤 근로자를 공급받고 있다.

울산항운노조는 1980년 근로자 공급 사업 허가를 받은 뒤 지금까지 울산 지역 항만 내 하역 인력 공급을 사실상 독점하다가, 2015년 8월 온산항운노조가 새 허가권을 받아 시장에 진입하자 이런 범법 행위를 저질렀다.

온산항운노조는 2016년 7월 선박 블록 운송 하역사인 '글로벌'과 근로자 공급 계약을 맺은 뒤 하역 작업을 시작했는데, 울산항운노조의 방해로 이 계약은 결국 해지됐다.

 

글로벌은 온산항운노조와 계약을 해지한 다음 날 "울산항운노조에서만 근로자를 받겠다"고 계약했지만, 부산고등법원의 조정에 따라 2019년 1월 계약 당사자는 온산항운노조로 바뀌었다.

계약 직후 온산항운노조는 글로벌의 선박 블록 하역 요청에 따라 작업을 시작했다. 그러자 이에 반발한 울산항운노조가 부두 진입 통행로를 차량과 텐트 등으로 막아섰다. 선박 블록을 하역하기 위해서는 바지선이 정박해 있는 부두로 운송 장비를 옮겨야 하는데, 온산항운노조 근로자가 이동하지 못하도록 길을 원천 봉쇄한 것이다.


스타렉스 차량을 이용한 부두 봉쇄 (사진=공정거래위원회)울산항운노조의 방해에 따라 온산항운노조의 하역 작업은 중단됐고, 화주인 세진중공업은 글로벌과의 운송 계약을 해지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과 온산항운노조와의 하역 근로자 공급 계약도 끊어졌다. 세진중공업은 당일 오후 울산 소재 업체인 '동방'에 하역을 다시 의뢰했고, 동방의 요청에 따라 해당 일감은 울산항운노조로 넘어갔다.


결국 글로벌은 온산항운노조에 금전을 보상하는 조건으로 근로자 공급 계약 해지를 합의했다. 온산항운노조는 울산항운노조의 방해에 의해 2016년에 이어 항만 하역 근로자 공급 사업 기회를 재차 잃어버렸고, 해당 시장에서 사실상 배제됐다.

특히 근로자 공급 사업자가 최근 1년간 실적을 내지 못할 경우 해당 허가가 취소될 수 있다. 온산항운노조는 유일한 거래 상대방이었던 글로벌과의 계약이 해지돼 시장에서 아예 퇴출당할 위기에 놓였다는 것이 공정위의 설명이다.

공정위는 "이런 행위는 공정거래법(독점 규제 및 공정 거래에 관한 법률)에서 금지하는 사업 활동 방해에 해당한다"면서 "항만 하역 근로자 공급 사업 시장 내 불공정 거래 행위를 계속 감시하겠다"고 했다.

울산항운노조의 지난 2019년 근로자 공급 실적액은 561억 4200만원이다. 공정위는 이 범법 행위가 '중대성이 약한 위반 행위'라고 판단해 1000만원의 정액 과징금을 매겼다. 중대성이 약한 위반 행위의 과징금액은 500만~2억원이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포토뉴스더보기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유니세프
하단배너_06 코리아넷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코로나19 입원환자 4주 만에 2배 증가…질병청, 고위험군에 예방수칙 준수 당부 질병관리청은 최근 4주간 병원급 의료기관의 코로나19 입원환자가 약 2배 증가했다며, 고령층과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과 요양병원·요양시설 등 감염취약시설에서 감염 예방수칙을 철저히 지켜달라고 8일 당부했다. 질병관리청은 최근 4주간 병원급 의료기관의 코로나19 입원환자가 약 2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31주차(7월 27일~8월 2
  2. 미추홀구, 초등학생 대상 `제6회 레이저사격 체험 교실` 성황리에 마무리 인천 미추홀구(구청장 이영훈)는 지난 4일부터 5일간 구청 대회의실에서 관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제6회 레이저사격 체험 교실`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미추홀구, 초등학생 대상 `제6회 레이저사격 체험 교실` 성황리에 마무리이번 체험 교실은 초등학교 3학년부터 6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특히 미추홀구청 사
  3. U+tv, 고객 경험 혁신 위해 실시간 채널 UI/UX 개편 LG유플러스가 자사 IPTV 서비스 `U+tv` 고객의 실시간 채널 탐색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UI(사용자 인터페이스)/UX(사용자 경험)를 개편했다고 7일 밝혔다. LG유플러스가 자사 IPTV 서비스 `U+tv` 고객의 실시간 채널 탐색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UI(사용자 인터페이스)/UX(사용자 경험)를 개편했다고 7일 밝혔다.개편은 7월부터 순차 적용 중이며 올...
  4. 광명시, 돌봄통합추진위원회 출범…민·관 협력으로 `돌봄통합도시` 향해 광명시(시장 박승원)가 초고령 사회 대응과 돌봄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지역 중심 통합지원체계 구축에 속도를 낸다. 광명시는 8일 시청 컨퍼런스룸에서 `광명시 돌봄통합추진위원회 위촉식 및 제1차 회의`를 열고, 2026년 3월 시행 예정인 `돌봄통합지원법`에 대비한 지역 중심 통합지원체계 구축에 착수했다.시는 8일 시청 컨퍼런스룸
  5. 하나은행, `디지털 전환 기기 지원 사업`으로 소상공인 위한 포용금융 실천 이어가 하나은행(은행장 이호성)은 소비위축과 내수침체 장기화 속 디지털 전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들의 경영위기 극복을 위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SK쉴더스, (사)함께만드는세상(사회연대은행)과 함께 `디지털 전환 기기 지원 사업`을 실시하고, 소상공인을 위한 포용금융 실천을 이어간다고 밝혔다. 하나은행, `디지털 전환
  6. 서울시, 주거용 위반건축물 지원 나선다… “민생 어려움 덜어줄 것” 서울시가 주거용 소규모 위반건축물 문제로 고통받는 시민들을 위한 지원책을 마련했다. 생활 편의를 위해 설치했다가 이행강제금 부담을 지게 된 시민들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규제 개선의 일환이다. 주거용 위반건축물 현황 서울시는 올해 상반기 `주거용 위반건축물` 실태를 조사한 결과, 다세대·다가구 주택을 중심으로
  7. 1·2차 추경 집행 ‘속도전’… 7월까지 1차 74%, 2차 한 달 만에 53.4% 정부가 2025년 1·2차 추가경정예산 집행에서 ‘속도전’에 나섰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1차 추경은 7월 말 기준 74%가 집행돼 목표치를 4%p 초과 달성했으며, 2차 추경도 의결 한 달 만에 절반 이상이 집행됐다. 이형일 기획재정부 차관이 8월 8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주재, 모두발언을 하고
TOP TODAY더보기
    게시물이 없습니다.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