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가습기살균제 사태' SK케미칼·애경산업 전 대표 등 1심 무죄··· 피해자들, "수긍할 수 없다"
  • 김은미 기자
  • 등록 2021-01-12 16:48:17

기사수정
  • 법원, "CMIT·MIT 살균제 사용과 폐질환 발생 사이 인과관계 인정할 증거 없다"
  • 참여연대 장동엽 간사, "CMIT·MIT의 유해성 이미 학계에 보고돼있고, 근거도 충분"

가습기살균제 사태 피해자 조모씨가 12일 SK케미칼과 애경산업 전직 임원들에 대한 무죄 판결 직후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김상림 기자)인체에 유독한 원료 물질로 만든 가습기 살균제를 유통·판매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SK케미칼과 애경산업 전직 임원들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에 피해자들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사법부의 기만"이라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3부(유영근 부장판사)는 12일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홍지호 전 SK케미칼 대표와 안용찬 전 애경산업 대표 등 13명에 대해 "공소사실이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앞서 유죄 판결을 받았던 옥시 등의 가습기 살균제 원료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 염화에톡시에틸구아니딘(PGH)과 이 사건의 클로로메틸아소티아졸리논(CMIT), 메틸아소티아졸리논(MIT)는 구조와 성분이 다르다고 판단했다.

 

2014년 가습기살균제 피해사건에 대한 백서에서 PHMG 및 PGH는 명백하게 유해하다는 결론이 나온 반면, CMIT 및 MIT는 폐질환 같은 결과가 나온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과 환경부의 실험 결과, 질병관리본부의 역학조사 결과도 CMIT 및 MIT 성분이 폐질환을 유발한다는 결론을 내지 못했다.

 

재판부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 인정 기준은 근본적으로 PHMG 및 PGH 피해사례로부터 도출된 것인데 물질성분이 상당히 다른 CMIT 및 MIT 살균제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을 수 있다"면서 "CMIT 및 MIT 살균제 사용과 폐질환 발생 혹은 악화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마어마한 피해가 발생한 사회적 참사였고 이를 바라보는 심정은 안타깝고 착잡하기 그지없었다"면서도 "재판부가 2년 동안 심리한 결과 CMIT 및 MIT 살균제는 유죄 판결을 받은 PHMG 및 PGH 등과는 성분에 많은 차이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지난달 홍 전 대표와 안 전 대표에게 각 금고 5년을 구형한 바 있다. 홍 전 대표는 2002~2011년 CMIT 및 MIT 등을 원료로 만든 '가습기 메이트'를 제조·판매한 혐의로 기소됐다. 안 전 대표는 1995년 7월부터 2017년 7월까지 애경산업 대표를 지냈다. SK케미칼과 애경산업은 2002년 9월부터 2011년 8월까지 가습기 메이트를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웍크 회원들과 피해자들은 이날 선고 직후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판결에 수긍할 수 없다"며,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사법부의 기만"이라고 밝혔다.

 

피해자 조 모씨는 "해당 제품을 쓰고 사망에 이르거나 지금까지 투병 중인 우리 피해자들은 과연 무슨 제품을 어떻게 썼다는 것이냐"며 눈물을 흘렸다.

 

참여연대 장동엽 간사는 "CMIT·MIT의 유해성은 이미 학계에 보고돼있고, 근거도 충분히 있다"면서 "최근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윈회법이 개정되면서 가습기 살균제 진상규명이 활동 종료됐는데, 이를 재개정해서라도 진상규명 과정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TAG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포토뉴스더보기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유니세프
하단배너_06 코리아넷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제천복지재단, 2024년 사회복지종사자 인권교육 실시 제천복지재단은 14일 인권에 대한 이해와 실천적인 역량을 높이기 위해 관내 사회복지종사자 40여 명을 대상으로 인권교육을 실시했다. 복지재단 인권교육 사진 이번 교육은 국가인권위원회 사회복지분야 인권교육 위촉강사인 박경호 원장(동안제일복지센터)을 초빙하여 `정말로 누구나 평등할까? 생각으로만이 아닌 행동으로 하는 인
  2. 국제스케이트장 춘천 유치 염원제 개최 춘천시가 오는 14일 오전 10시 국제스케이트장 건립 제안부지에서 국제스케이트장 춘천 유치 염원제를 개최한다. 국제스케이트장 춘천 유치 염원제 개최이를 통해 시는 국제 스케이트장 현장실사를 앞두고 유치 열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이날 유치 염원제에는 육동한 춘천시장을 비롯해 시민 500명이 함께 참여해 국
  3. 평택시, 제3회 반려동물 열린 문화교실 개최 평택시는 오는 26일 일요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평택시청 앞 광장에서 `제3회 평택시 반려동물 열린 문화교실`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평택시, 제3회 반려동물 열린 문화교실 개최평택시는 올바른 반려동물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2022년부터 반려동물 행사를 매년 개최하고 있으며, 이번 행사에는 명사초청 세미나, 체험 마당, 반려견 행
  4. 흡연・마약 없는 세종시 학교, 건강 지수는 맑음 세종특별자치시교육청(이하 세종시교육청)은 오는 5월 22일까지 학교와 교육청이 함께하는 등굣길 흡연・마약 예방 홍보 운동을 실시한다. 14일 아침, 최교진 교육감을 비롯한 교육청 직원, 종촌중학교 학생, 교직원들이 종촌중학교에서 등굣길 흡연・마약 예방 홍보 운동(캠페인)을 하고 있다.이번 홍보 운동은 최근 사회적 문제가 되고 ...
  5. 부처님 오신 날, 산사로 떠나는 여행 석가탄신일을 앞두고 사찰로 향하는 발걸음이 늘고 있는 가운데, 역사와 이야깃거리가 넘치는 충남의 사찰이 눈길을 끌고 있다. 논산 쌍계사14일 도에 따르면, 먼저 논산에 위치한 쌍계사는 대둔산 줄기 불명산 기슭에 위치한 사찰이다.  역사에는 고려 초기 관촉사 석조미륵보살입상(국보)을 건립한 혜명스님이 창건했다고 전해지나...
  6. 충남교육청, 일손 돕기 농촌봉사활동 실시 충남교육청은 14일 직원 30여 명이 예산군 오가면 소재 과수원 농가를 방문해 사과 열매 솎기 작업 등 농촌봉사활동을 실시했다. 충남교육청 교직원들이 예산군 소재 과수원 농가를 방문하여 일손을 돕고 있다.도교육청은 매년 영농철마다 일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농가를 방문해 일손을 지원했으며, 소통과 협력의 가치를 실천하기 ...
  7. 서울시 자치구 최초 광진구, 한부모 가정에 수학여행비 최대 20만 원 지원 광진구가 서울시 자치구 최초로 저소득 한부모 가정에 문화체험활동비(이하 수학여행비)를 지원한다. 서울시 자치구 최초 광진구, 한부모 가정에 수학여행비 최대 20만 원 지원(김경호구청장)구에 따르면, 2024년 5월 1일 기준, 광진구에 거주하는 저소득 한부모 가족은 1,051가구에 2,458명이며 이 중에서 882명이 초‧중‧고등학생이다. 
TOP TODAY더보기
    게시물이 없습니다.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