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와 배달의민족(배민)의 기업결합에 대해 배달앱 시장업계 2위 ‘요기요’ 매각을 단서로 달아 조건부 승인했다.
공정위는 딜리버리히어로(DH)가 우아한형제들 주식 약 88%를 취득하는 기업결합에 대해 ‘요기요 매각’을 조건으로 승인했다고 28일 밝혔다.
지난해 12월 13일 배달앱 시장업계 2위 '요기요'와 업계 5위 '배달통'을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가 업계 1위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의 주식 88%를 취득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같은달 30일 공정위에 기업결합 신고서를 제출했다.
이에 공정위는 지난달 16일 딜리버리히어로와 우아한형제들의 기업결합과 관련해 시장 점유율 2위인 ‘요기요’를 매각하는 조건으로 기업결합을 승인하겠다는 내용의 심사보고서를 딜리버리히어로 측에 전달하기도 했다.
결국 공정위는 이날 배민과 요기요 간의 경쟁이 사라지면 소비자 혜택 감소, 음식점 수수료 인상 등 경쟁제한행위가 발생할 우려가 있고, 배민과 요기요의 이용자들은 서로를 차선의 선택으로 이용하므로 상호 간 수요 대체성과 전환 가능성이 높으며, 과거 5년간 5%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한 경쟁앱이 없었다는 이유를 들며 보고서 내용을 그대로 확정한 것이다.
시장점유율 합계가 작년도 거래금액 기준 99.2%로 1위이고, 2위인 카카오 주문하기와의 격차가 25%p 이상으로 경쟁 제한성이 있을 것으로 공정위는 추정했다.
이에 DH는 시정명령을 받은 날로부터 6개월 이내에 요기요를 운영하고 있는 DHK 지분 전부를 제3자에게 매각해야 한다. 다만, 불가피한 사정이 인정될 경우 6개월 내에서 연장할 수 있다.
또, 공정위는 매각대상인 ‘요기요’ 배달앱 서비스의 품질 등 경쟁력 저하를 방지하고 매각대상 자산의 가치를 유지시키기 위해 매각이 완료될 때까지 현재의 상태를 유지하도록 명령했다.
정치권의 평가는 엇갈렸다.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번 결정으로 향후 6개월 또는 길게는 1년 동안 딜리버리히어로가 배달앱 주요사업자의 정보와 현황을 독점할 우려가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공정위의 이번 결정은 배달앱 시장에서의 경쟁을 회피하는 독점을 허용할 수 없다는 당연한 원칙에 기초하여, 구조적 분리조치를 명시한 것으로서 이해할만한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배진교 정의당 의원은 “시장을 독점하려는 시도를 저지하기는커녕, 애매한 결정으로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어 오히려 면죄부를 주었다는 점에서, 공정위의 인식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배달앱의 독과점이 발생하면 시장의 역동성 저하와 경쟁 제한의 폐해는 장기적으로 소비자가 감당하게 될 것이다. 갑을관계의 고통을 호소해왔던 자영업자들, 배달노동자들도 예외일 수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