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가 17시간이 넘는 마라톤 회의 끝에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정직 2개월 처분을 내렸다. 검찰총장 징계는 헌정사상 처음이다.
징계위는 15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오전 10시 30분경부터 다음날인 16일 오전 4시경까지 회의를 진행하고 6가지 혐의 중 4개를 인정해 정직 2개월 처분을 의결했다. 감봉 이상의 징계는 법무부 장관 제청으로 대통령이 재가한다.
징계위가 인정한 혐의는 ▲재판부 사찰 의혹 문건 작성 및 배포 ▲채널A 사건 감찰 방해 ▲채널A 사건 수사 방해 ▲정치적 중립 훼손 등이다. 언론사 사주와의 부적절한 만남과 총장 대면조사 과정에서 감찰 방해 등 2가지 사유에 대해선 불문(不問) 결정을 내렸다. 불문이란 사유는 인정되나 징계처분을 하지 않는 게 타당하다는 판단이다.
정한중 징계위원장은 의결을 마치고 청사를 나오면서 "해임부터 정직 6개월, 정직 4개월 등 양정 일치가 안돼 토론이 길어졌다“며 "(의결정족수인) 과반수가 될 때까지 토론하다가 과반수가 되는 순간 피청구인(윤 총장)에게 유리한 양정으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에 윤 총장은 ”불법 부당한 조치“라며 법적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 총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임기제 검찰총장을 내쫓기 위해 위법한 절차와 실체 없는 사유를 내세운 불법 부당한 조치"라며,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독립성과 법치주의가 심각하게 훼손됐다. 헌법과 법률에 정해진 절차에 따라 잘못을 바로잡을 것"이라고 전했다.
윤 총장 측은 지난 10일 1차 심의부터 정 위원장과 신성식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등 징계위원들에 대해 공정성을 이유로 기피 신청을 했고, 검사징계법에 따라 징계위원 7명을 채워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징계위는 이를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의 진술서와 증인 5명의 심문에 대한 최종 의견 진술 준비가 필요하다며 추가 심의를 요구했지만, 이 역시 징계위가 받아들이지 않았고 이에 윤 총장 측은 최종 변론을 초기했다.
정 위원장은 이날 "(변호인단에게) 최후 진술을 하라고 기회를 줬지만 스스로 변론을 포기했다"면서 "코로나19로 고초를 겪고 계신 국민에게 불미스러운 일을 오래 끄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해서 오늘 결정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