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조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미성년 증여, 3년 만에 133% 증가··· "할증 과세 제 기능 못 해"
  • 정문수 기자
  • 등록 2020-10-12 11:33:51

기사수정
  • 2018년 기준 7117억 원으로 전체 미성년 증여(1조4187억)의 50.2% 차지
  • 월평균 미성년 주식계좌 개설 건수는, 작년에 비해 368% 증가

지난 8월 국회에서 열린 김대지 국세청장 당시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고용진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사진=김상림 기자)조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미성년 증여가 3년 만에 133% 증가했다. 이에 미성년 세대 생략 할증 과세가 제 기능을 못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3월부터 늘기 시작한 미성년자 주식계좌 월평균 개설 건수는 작년에 비해 368%나 증가했다.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2일, 국세청에서 받은 ‘최근 5년간 미성년 세대 생략 증여 현황’ 자료에 따르면 미성년자가 조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세대 생략 증여'는 2018년 기준 7117억 원으로 전체 미성년 증여(1조4187억)의 50.2%를 차지했다. 

 

조부모가 자녀 세대를 건너뛰어 손주에게 직접 증여할 경우, 자녀 세대에서 손주 세대로 증여할 때 부담해야 하는 증여세를 회피할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세대를 건너뛴 증여에 대해서는 할증 과세를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세대 생략 증여의 경우 증여세의 30%를 할증해 과세하는데, 부의 대물림을 심화시킨다는 지적에 따라 2016년부터 미성년의 경우에는 증여재산이 20억원을 초과하면 40%를 할증하고 있다. 

 

2015년 3054억(1946건)에 달하던 미성년 세대 생략 증여는 2018년 7117억(3979건)으로 3년 만에 133% 증가했다. 1건의 증여 당 평균 1억 5693억 원에서 1억 7886억 원으로 늘어났다. 전체 미성년 증여에서 세대 생략 증여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5년 47.3%에서 2018년 50.2%로 증가했다. 

 

고 의원실 관계자는 “미성년 세대 생략 할증 과세가 제 기능을 못 하고 있는 것”이라며, “증여재산가액이 20억을 초과할 때만 10% 상향된 할증률이 적용되고, 실제 절세 금액에 비해 할증률도 높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건당 증여금액을 일반 증여와 비교하면, 미성년 세대 생략 증여는 건당 1억7886만 원으로 일반 증여(1억244만 원)보다 75% 정도 높다. 재산별로 보면, 부동산이 2015년 1296억 원에서 2018년 3653억 원(51%)으로 불과 3년 만에 182%나 증가했다. 그다음으로 예금 등 금융자산이 2071억 원(29%), 주식이 1188억으로 17%를 차지했다. 

 

연령별로 7세 미만 미취학 아동(1,425건)의 경우 2018년 한해에만 전체 미취학 아동 증여(3704억)의 65%(2414억)를 세대를 건너뛰고 조부모로부터 물려받았다. 초등학생의 경우 전체 증여(4311억)의 50%(2163억)를 세대 생략으로 증여받았다. 중학생 이상은 전체 증여(6171억)의 41%(2540억)를 조부로부터 증여받았다. 자녀의 연령이 낮을수록 세대 생략 증여를 조기 증여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성년자가 조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세대 생략 증여'는 2018년 기준 7117억 원으로 전체 미성년 증여(1조4187억)의 50.2%를 차지했다. (자료=고용진 의원실)

한편, 고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8월까지 미성년 신규 주식계좌 개설 건수는 총 29만1080건으로 나타났다. 

 

월평균 새로 주식계좌를 개설한 건수는 3만6385건으로 작년 7778건에 비해 368%나 증가했다. 미성년 주식계좌의 예수금 총액은 8월까지 2751억 원 증가했다. 매월 344억 원씩 늘고 있다. 

 

미성년 주식계좌가 늘기 시작한 것은 3월부터다. 2월 신규 계좌개설 건수(1만9777건)에 비해 3월에는 4만2926건으로 두 배 이상 급증했다. 3월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주식시장이 폭락한 시점이다. 주가가 크게 떨어져 미성년 증여에 대한 세금부담(공제 한도 2000만 원)이 줄고, 자녀 재산증식의 유리한 기회로 활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고 의원은 “경제활동 능력이 없는 미성년들이 자기 돈으로 제대로 증여세를 납부했는지, 자금출처나 증여세 탈루 여부에 대해 꼼꼼히 들여다봐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TAG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포토뉴스더보기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유니세프
하단배너_06 코리아넷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2024 평택세계문화주간 일본문화주간 개막 `2024 평택세계문화주간 일본문화주간` 개막식이 지난 19일, 평택시 배다리도서관 잔디광장에서 열렸다. 2024 평택세계문화주간 일본문화주간 개막주대한민국일본국대사관의 Japan Week와 연계해 진행된 이번 일본문화주간에는 정장선 평택시장, 강정구 평택시의회 의장, 김현정 국회의원 등이 참석해 개막 축하 인사를 전했으며, 주대한민..
  2. 오산시, 궐동 제3공영주차장 개소식 개최… 정식운영 돌입 오산시는 24일 오후 궐동 613-2번지 일원에 조성한 ‘궐동 제3공영주차장’개장식을 개최하고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오산시, 궐동 제3공영주차장 개소식 개장식 앞서 이권재 오산시장은 민선 8기 출범 직후부터 시민 생활이 편리한 도시 조성을 목표로 주차장 확보를 위해 총력을 기울여왔다. 그 과정에서 이권재
  3. 조용익 부천시장 “서울·인천 양 날개로 직주 근접 자족도시 비상” 조용익 부천시장이 지난 24일 MBN 전국 네트워크 뉴스 특별대담에 출연해 과학고 설립 및 기업 유치를 통한 첨단과학 중점도시 비전과 주거·교육·일자리·문화를 한 곳에서 누리는 미래 부천의 모습을 함께 제시했다. 조용익 부천시장이 지난 24일 MBN 전국 네트워크뉴스 특별대담에 참여해 주거 · 교육 · 일자리 · 문화를 한...
  4. 용인특례시, 학술대회 통해 할미산성 문화유산 가치 재조명 용인특례시는 지난 18일 용인문화예술원 국제회의실에서 ‘용인 할미산성 역사적 의의와 특징’을 주제로 학술대회를 열었다고 22일 밝혔다. 용인특례시는 지난 18일 용인문화예술원 국제회의실에서 `용인 할미산성 역사적 의의와 특징`을 주제로 학술대회를 열었다이번 학술대회는 국가유산청의 ‘사적 예비 문화유산 조사
  5. 수원시,신분당선 광교~호매실 건설사업 안전기원제…본격 착공 광교에서 호매실까지 연장하는 신분당선 건설사업 사업이 22일 안전기원제를 시작으로 착공에 들어간다. 최종열 수원시 첨단교통과장과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권선구 금곡동 1114-2(교통광장)에서 열린 안전기원제에는 수원시, 국가철도공단, 시공사 관계자, 지역주민 등이 참석해 신분당선 건설사업의 무사고·재해를 기...
  6. 창원특례시, 마산항서 해양레저스포츠 대회 개최 창원특례시는 오는 26일부터 11월 3일까지 개최되는 마산가고파국화축제와 함께하는 해양레저스포츠 대회를 3·15해양누리공원 일원 해상에서 개최한다고 22일 밝혔다. 창원특례시,`국화 향기 가득`마산항서 해양레저스포츠 대회 개최 -드래곤보트창원특례시가 후원하고 각 종목별 경기단체가 주최하는 이번 대회는 작년과 같이 마
  7. 대전교육청에는 어떤 직업들이 있을까? 대전시교육청 대전진로진학지원센터는 10월 21일, 대전내동중학교 학생 18명을 대상으로 ‘2024년 교육청 진로·직업 체험의 날’을 운영했다고 밝혔다.  대전교육청에는 어떤 직업들이 있을까(중등교육과) 지난 5월 대전봉명중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한 1차 운영에 이어 올해 2번째로 실시한 ‘2024년 교육청 진로·직업 체
TOP TODAY더보기
    게시물이 없습니다.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