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가 미국에서 거침없는 질주를 하고 있다. 미국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인기 덕분이다.
그러면서 시장 점유율도 늘었다. 업계에서는 신차 효과가 지속될지 주목하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5일 올해 6~8월 한국 자동차 브랜드가 미국에서 32만7583대 팔렸다고 밝혔다. 시장 점유율은 8.9%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팰리세이드, 베뉴, 셀토스 등 SUV 신차를 집중적으로 내놓고 있다. 이들 차량이 인기가 좋다보니 시장 점유율이 올랐다.
텔루라이드는 9월에만 미국에서 8829대를 팔아 최대 판매를 달성하기도 했다. 세단인 K-5 판매 실적도 좋다.
9월 현대차는 5만5918대(점유율 4.1%)를, 기아차는 5만5519대(점유율 4.1%를 팔았다. 기아차는 94년 미국 진출 이래 최대 판매량이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9월 미국 판매량은 각각 작년 9월에 비해 4.5%, 24.4% 늘었다.
미국 내에서 코로나19 타격으로 급감했던 내수 수요가 늘고 있는 점이 긍정적 요인이다. NH투자증권은 미국 자동차 시장 수요가 2020년 1480만대에서 2021년 1600만대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앞으로도 한국차의 질주가 이어질지는 의견이 엇갈린다. 일본 업체를 중심으로 글로벌 경쟁자들이 무섭게 추격하고 있어서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올해 연말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의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노사가 힘을 합쳐 생산성을 높이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긍정적인 의견도 나온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주력차종(G80, GV 80, 싼타페, K-5, 쏘렌토) 출시가 본격화돼 내년에 미국시장에서는 더 큰 기대요인이 있다”면서 “성공적 신차효과에 힘입어 미국시장에서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일본차의 선전이 관건이다. 김민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차량이 향후에도 점유율 상승이 지속되기 위해서 일본 제품 대비 비교 우위를 점해야 한다"면서 "(일본 신차 중) 국내 신차 모델의 판매 열기를 위협할만한 제품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일본차 가격을 결정할 엔화 가치가 달러화 대비 강세를 보이는 점에 주목했다. 그 경우 일본차는 상대적으로 미국 시장에서 비싼 가격에 출시된다. 이는 한국 업체에 유리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