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씨티그룹은 월스트리트 은행의 첫 번째 CEO로 여성을 임명했다.
현 회장이자 글로벌 소비자 부문 수장인 브리튼 제인 프레이저(Briton Jane Fraser)는 마이클 코바트(Michael Corbat) 현 회장이 내년 2월에 은퇴하면 새로운 사장이 될 것이라고 밝혓다고 BBC방송이 1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은행장 8명을 포함해 37년 만에 물러난다. 특히 남성 위주의 미국 금융계가 순위 다변화에 대한 압력에 직면한 가운데 나온 것이다.
스코틀랜드 태생인 프레이저 씨는 씨티에서 16년간 근무하며 2019년부터 현재 역할을 하고 있다. 그녀는 19개국에서 사업을 총괄하며 이전에 중남미 사업부를 이끌기도 했다.
떠오르는 스타로 여겨지는 그녀는 최근 또 다른 미국 최고의 은행인 웰스파고(Wells Fargo)의 최고 경영자 역할로 회자된 인물이다.
시티의 이사회 의장인 존 듀건(John Dugan)은 프레이저 씨가 은행을 "한 단계" 더 높이 이끌 것이라며, “그녀는 우리의 사업 분야와 지역을 넘나들며 깊은 경험을 갖고 있으며 우리는 그녀에 대해 매우 자신 있다”고 말했다고 BBC는 전했다.
작년에 스코틀랜드 왕립은행(Royal Bank of Scotland)은 앨리슨 로즈(Alison Rose)를 첫 여성 최고 경영자로 임명하여, 앨리슨 로즈를 영국에서 4대 은행 중 최초의 최고경영자 여성이 됐다.
그러나 2019년 말 S&P 500지수에 상장된 미국 주요 기업에서 상위권을 차지한 여성은 31명에 불과하지만 이들 중 은행은 없었다.
지난해 의회 청문회에서 현직 시티은행 총재 코바트를 포함한 미국 7대 은행장들은 다양성 부족에 대한 질문을 받고, 여성이나 유색인종에 의해 성공할 것으로 믿느냐고 물었다. 그러나 그들은 아무도 성공여부를 말하지 않았다.
그녀는 금융위기 이후 모기지 사업부에서 일했고, 멕시코에 있는 은행의 스캔들 문제로 중남미에서 책임자로 임명되기도 했다.
그녀는 은행이 대유행(Pandemic, 팬데믹)의 경제적 여파와 씨름하고 있는 가운데, 책임을 질 입장이다. 가장 최근 분기에는 잠재 손실을 충당하기 위해 70억 달러 이상을 적립하면서 씨티의 이익이 73% 급감했다.
지난해 1250만 달러의 보상금을 받았던 프레이저 씨는 “훌륭한 지도자가 된다는 것은 비전을 세우고, ‘힘든 전화(tough calls)’를 할 용기를 갖고, 질문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스코틀랜드의 세인트 앤드류스에서 태어난 그녀는 하버드 경영대학원과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학위를 받았다. 53세의 그녀는 런던의 골드만 삭스에서 일하기 시작했고, 거대 기업인 맥킨지와 상담 파트너로 성장한 후 시티에 입사했다.
그녀는 그곳에서 여성들을 위해 보았던 기회들 때문에 미국으로 이주했다고 말했으며, 중남미에서 여성 임원으로서 남성중심주의(machismo)와 대결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했다.
한편, 그녀는 “누가 됐든 간에 한 여성이 월가 회사의 첫 CEO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티나 다른 조직의 CEO가 되겠다는 야망을 가진 적이 없다. 그러나 상황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