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타임스=이종혁 기자]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취임 인사를 위해 더불어민주당 대표실을 예방했다. 김 위원장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웃으며 악수를 주고받았다.
이 대표는 3일 대표실 문앞에서 김 위원장을 마중나와 “반갑습니다”라며 인사를 건넸다. 김 위원장도 웃으며 악수를 나눴다.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에겐 “오랜만이야”라고 인사했다.
김 위원장과 이 대표는 원구성 협상과 코로나19 정국 등 현안을 논의했다.
김 위원장은 이 대표에 대해 “7선으로 의회 관록이 가장 많으신 분”이라 평하며 “과거의 경험을 보태서 빨리 정상적인 개원이 될 수 있도록 협력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이 대표는 “(국회법에) 5일에 원래 (개원) 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기본적인 것을 지켜가면서 협의할 것은 협의하고, 제가 볼 땐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법정시한인 5일까지 개원 합의를 이루지 못할 경우 통합당을 제외하고서라도 국회를 열겠다는 방침이다. 김 위원장의 협력 당부는 민주당이 ‘단독개원’ 의사를 비치는 것에 대한 불만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과 이 대표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3차 추경 필요성에는 뜻을 같이했다. 김 위원장은 “정부 재정의 역할이 중요한 상황에서 국회가 정상적으로 잘 작동되어야 이 사태를 빨리 극복할 수 있다”며 적극 협력을 약속했다.
송갑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에 따르면 이 대표는 김 위원장에게 “3차 추경의 규모도 중요하지만 속도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김 위원장도 “내용을 보고하겠다”고 답했다.
“4년 전엔 내 자리였는데”
이날 김 위원장은 이 대표의 자릴 가리키며 “4년 전에는 내가 이 자리에 앉아있었는데 기분이 이상하다”고 말했다. 4년 전인 2016년 김 위원장은 비대위원회 대표로 민주당의 20대 총선을 진두지휘했다.
김 위원장과 이 대표의 질긴 인연은 32년 전 1988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1988년 13대 총선 때 김 위원장은 비례대표로 2번 당선된 재선 의원이었다. 당시 김 위원장은 민주정의당 후보로 서울 관악을에 출마해 3선을 노렸으나, 평화민주당 후보인 이 대표에게 패배했다. 당시 두 사람의 차이는 약 4%p, 약 5000여표였다.
두 사람은 2016년 20대 총선에서 다시 만났다. 당시 김 위원장은 비대위 대표를 맡아 친노 주류와 강경파를 대거 컷오프했고, 이 대표 역시 이때 공천에서 배제됐다.
이 대표는 “저는 부당한 것에 굴복하는 사람이 아니다”라며 공천 배제에 반발해 탈당, 무소속으로 세종시에 출마해 당선 후 복당했다. 김 위원장은 대표 자릴 내려놓고 탈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