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각) 미국 시장에 상장하는 중국 기업을 대상으로 재무 투명성 등을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조사 방침 발언은 중국 기업이 미 당국의 검사를 거부하면 상장을 폐지하는 새 제도의 시행을 의미한다. 나스닥도 중국 기업들을 염두에 두고 신규 상장 규칙을 엄격해진 지 얼마 안 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 시장에서의 중국 업체 밀어내기에 박차를 가할 가능성이 있다.
“금융 시스템의 건전성을 지키기 위해, 미국 시장에 상장하는 중국 기업의 이질적인 관행을 조사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백악관 특별팀에 그렇게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5월 중순 미 TV프로에서 중국 기업의 ‘감사 회피’를 문제 삼아 “새로운 룰(rule)을 만들겠다”고 주장했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고려하고 있는 것은 미 의회에 계류 중인 “외국기업 설명 책임법”이다. 미국 시장에 상장하는 외국 기업을 대상으로 (1) 외국 정부의 지배하에 있지 않다는 증명 (2) 회계 감사 상황에 대해 미국 당국의 검사 (3) 검사를 3년간 거부하면 상장을 폐지하는 것을 요구하는 구조이다.
미국 시장에는 전자상거래(EC) 대기업 중국의 알리바바집단 등 중국의 유력기업이 대거 상장했다. 단지, 중국 기업을 감사하는 중국의 감사 법인은 미 당국의 검사를 거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중국 기업은 다른 룰로 움직이고 있다. 투자자 보호를 위해 미국은 공정성과 투명성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외국기업설명책임법은 지난 20일 상원을 통과한 뒤 공화 민주 양당의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하원에서의 심의로 옮겼지만, 미 골드먼삭스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미-중의 마찰이 강해져, 중국세의 상장 폐지로 연결되는 동법도 성립의 가능성이 강해졌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옥죄기를 피하기 위해 중국 기업이 미국 시장이 아닌 홍콩 시장에 상장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는 홍콩의 특별지위(특별대우) 철폐에 나서면서 이 시장에서도 투자머니 유출이 불가피하다. 미 행정부와 미 의회에는 중국 은행의 달러 조달을 제한하는 극단적인 제재안마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중국과의 관세전에 일절 언급하지 않았지만 갈등이 심화되면 무역전쟁도 재발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신종 코로나로 세계 경제는 이미 대공황 이후 침체에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