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타임스=이종혁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 의혹과 노조 설립 방해 의혹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 부회장은 사과문을 통해 “법을 어기는 일은 결코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이 부회장은 6일 삼성 서초사옥에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실망을 안겨드렸다”며 “법과 윤리를 엄격하게 준수하지 못한 점이 있다”며 머리숙여 사과했다.
이 부회장은 “기술과 제품은 일류라는 찬사를 듣고 있지만, 삼성을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따갑다”며 “이 모든 것은 저희의 부족함 때문이다. 저의 잘못이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경영권 승계 의혹과 관련해 “저는 제 아이들에게 회사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오래전부터 마음 속에 두고 싶었지만 외부에 밝히기 두려웠다”고 해명했다.
이어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고 제 자신이 제대로 평가받기 전에 승계를 언급하는 게 무책임한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노사문제에 대해서도 “삼성의 노사문화는 시대의 변화에 부응하지 못했다”며 거듭 사과했다. 그는 “더이상 삼성에서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며 “노사관계 법령을 철저히 준수하고 노동 3권을 확실히 보장하겠다”며 건전한 노사문화 정착을 약속했다.
이 부회장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한 것은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의 정례회의가 7일 오후 2시로 예정돼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3월 준법감시위원회는 오는 11일까지로 사과 권고 시한을 제시했다.
준법감시위원회는 이 부회장의 횡령.뇌물 혐의파기환송심 재판부가 삼성 측에 준법 경영 관련 조치를 요구함에 따라 삼성 7개 계열사가 지난 1월 출범시킨 준법경영 감시활동기구다.
한편, 이 부회장이 직접 대국민 사과에 나서는 건 지난 2015년 6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메르스) 사태 때 삼성서울병원의 책임과 관련해 사과한 이후 5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