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국새 대군주보’·‘효종어보’, 우리 곁에 돌아오다
  • 김은미 기자
  • 등록 2020-02-19 12:39:49

기사수정
  • 재미교포 기증해 최근 무사히 환수

문화재청은 조선의 자주국가 의지를 실현시키기 위해 1882년에 제작한 국새 ‘대군주보’와 효종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1740년에 제작한 ‘효종어보’를 지난 해 12월 재미교포 이대수 씨로부터 기증 받아 최근 국내로 무사히 인도했다.


국새: 국가의 국권을 상징하는 것으로 외교문서나 행정문서 등 공문서에 사용된 도장 어보: 왕실의 권위를 상징하는 의례용 도장으로 왕이나 왕비의 덕을 기리거나 죽은 후의 업적을 찬양하기 위해 제작해 국가에서 관리 대군주보는 높이 7.9cm, 길이 12.7cm 크기로 은색의 거북이 모양 손잡이와 인판으로 구성되어 있고 ‘고종실록’,‘승정원일기’,‘일성록’ 등에 외교관련 업무를 위해 고종의 명에 따라 1882년에 제작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이전까지 조선은 명과 청에서 ‘조선국왕지인’이라는 글씨가 새겨진 국새를 받아 사용했으나, 고종의 명으로 ‘대조선국’의 ‘대군주’라는 글씨를 새긴 ‘대군주보’를 새롭게 만들어 사용하게 됐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고종이 조미수호통상조약 체결 등의 당시 조선의 정세 변화에 발맞추어 중국 중심의 사대적 외교관계를 청산하고 독립된 주권국가로의 전환을 꾀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세부 자료 조사 결과, 대군주보의 공식적인 사용 시기는 1882년 제작 이후 1897년까지로 파악됐으며 외국과의 통상조약 업무를 담당하는 전권대신을 임명하는 문서에 실제 날인된 예를 확인했다.

1894년 갑오개혁 이후에 새롭게 제정된 공문서 제도를 바탕으로 대군주의 명의로 반포되는 법률, 칙령, 조칙과 관료의 임명문서 등에 사용한 사실도 확인했다.

조칙: 정책의 대강이나 강령을 발표할 때나 중요 관리의 인사를 행할 때 내린 법령 높이 8.4cm, 길이 12.6cm 크기로 역시 거북이 모양 손잡이에 금색을 띤 효종어보는 영조 16년에 효종에게 ‘명의정덕’이라는 존호를 올리며 제작된 것이다.

효종 승하 직후인 1659년에 시호를 올렸고 1740년과 1900년에 존호를 올렸으며 이때마다 어보가 제작됐다.

현재까지 효종어보 3점 중 1900년에 제작한 어보만 전해오고 있었는데 이번에 1740년 제작 어보를 환수함에 따라 이제 1659년에 제작된 어보를 제외하고는 효종과 관련된 어보 2점은 모두 국립고궁박물관에 무사히 보관할 수 있게 됐다.

한편 기증자인 재미교포 이대수 씨는 1960년대 미국으로 유학 후 줄곧 미국에 거주하면서 한국문화재에 관심이 많아 틈틈이 경매 등을 통해 문화재들을 매입하던 중 1990년대 후반에 이 두 유물들을 매입했고 최근 국새·어보가 대한민국 정부의 소중한 재산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어 고국에 돌려보내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으로 기증을 결심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미주현대불교 발행인 김형근 씨와 경북 구미의 한국국외문화재연구원 전 사무처장 신영근 씨는 기증자와 문화재청 사이에서 국새·어보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기증의 방법과 형식, 시기 등을 조율하는 등 조력자 역할을 원만히 수행해 두 유물이 돌아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조선 시대 국새와 어보는 총 412점이 제작됐으며 이번에 돌아온 2점을 제외하고도 아직 73점은 행방불명 상태다.

국새·어보는 대한민국 정부의 재산으로 소지 자체가 불법인 유물로서 유네스코 123개 회원국을 비롯해 인터폴과 미국국토안보수사국 등에 행방불명 상태인 유물 목록이 공유되어 있다.

이런 이유로 그동안 국새나 어보의 환수는 주로 압수나 수사와 같은 강제적인 방식으로 진행됐지만, 이번 환수는 제3자의 도움과 소유자 스스로의 결심으로 이루어 낸 ‘기증’이라는 형식의 ‘우호적 환수’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문화재청은 이번 기증을 기점으로 도난된 국새·어보에 대한 안내문과 홍보 영상물을 제작·배포해 행방불명 상태인 문화재들에 대한 관심을 높여 나갈 예정이며 이를 통해 국새·어보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환기시키고 기증을 통한 우호적인 환수도 더욱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

이번에 돌아온 대군주보와 효종어보를 19일 오후 2시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언론대상으로 첫 선을 보인 후, 오는 20일부터 3월 8일까지 국립고궁박물관 2층 ‘조선의 국왕’실에서 일반 관람객에게도 공개될 예정이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포토뉴스더보기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유니세프
하단배너_06 코리아넷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강서구, 장애인 평생학습도시 2년 연속 선정 쾌거 서울 강서구(구청장 진교훈)가 교육부 주관 `장애인 평생학습도시 운영 사업`에 2년 연속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강서구, 장애인 평생학습도시 2년 연속 선정 쾌거교육부 국립특수교육원은 장애인의 평생 학습권 보장과 장애 친화적 평생학습 체계 구축을 위해 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구는 이번 선정으로 확보된 국비 3천만 원
  2. 이천시니어클럽, 2025년 노인일자리사업 발대식 개최 이천시니어클럽(관장 조성하)은 지난 20일 이천아트홀에서 2025년도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사업 발대식을 개최했다. 이천시니어클럽, 2025년 노인일자리사업 발대식 개최이천시와 사단법인 성민원이 주최한 이날 행사에는 관내 노인일자리 참여자 900여 명과 김경희 이천시장, 박명서 이천시의회 의장, 허원 경기도 의회의원, 김일중...
  3. 한강에서도 `스타` 나온다!… 2025 한강 대학가요제 참가자 모집 시작 서울시는 5월 24일(토) 저녁 7시, 뚝섬한강공원 수변무대에서 개최되는 `2025 한강 대학가요제`의 참가자 300팀에 대한 접수를 오는 24일(월)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5월 24일(토) 저녁 7시, 뚝섬한강공원 수변무대에서 개최되는 `2025 한강 대학가요제`의 참가자 300팀에 대한 접수를 오는 24일(월)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한강 대
  4. 성북문화재단-현대백화점 미아점, 업무협약 체결 서울 성북구 성북문화재단(대표이사 서노원)과 현대백화점 미아점(지점장 오형만)은 3월 21일 독서진흥과 문화예술 확산, 지역상생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왼쪽부터 오형만 현대백화점 미아점 지점장, 서노원 성북문화재단 대표이사가 업무협약 체결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이날 협약식에는 서노원 성북문화재단 대표이사, 오형...
  5. 카카오, 제30기 정기주총 개최…함춘승 이사회 의장 선임 카카오가 제30기 정기 주주총회 후 열린 이사회에서 함춘승 피에이치앤컴퍼니 사장을 신규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 카카오가 제30기 정기 주주총회 후 열린 이사회에서 함춘승 피에이치앤컴퍼니 사장을 신규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카카오(대표 정신아)는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본사에서 제30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다고 26일 밝...
  6. `지구로운 수원`, 수원시 탄소중립 고유 브랜드 됐다 수원시(시장 이재준)가 탄소중립 브랜드 `지구로운 수원`의 특허청 상표등록을 완료했다. 수원시는 향후 10년 동안(2035년 2월 28일까지) 해당 브랜드를 단독으로 사용할 권리를 확보했다. `지구로운 수원`, 수원시 탄소중립 고유 브랜드 됐다`지구로운 수원`은 시민들이 기후변화 문제를 인식하고, 실천을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환경을 ...
  7. 서울시정신건강복지센터, 마약류 중독 치료·재활기관과 업무협약 체결 서울시정신건강복지센터(이하 서울센터)는 3월 21일 서울시 내 마약류 중독 치료·재활 서비스를 제공하는 5개 기관과 서울시 마약류 중독 치료·재활 네트워크 활성화를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21일 서울시정신건강복지센터가 마약류 중독 치료 · 재활 네트워크 활성화를 위해 5개 기관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이
TOP TODAY더보기
    게시물이 없습니다.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