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과 대한불교조계종은 미국 경매시장에 출품돼 경매가 이루어질 뻔했던 ‘옥천사 나한상’이 도난 불교문화재라는 사실을 근거로 경매를 철회시키고, 해당 경매사와도 원만한 협상을 마무리해 이달 중으로 무사히 국내에 들여올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에 국내로 돌아오는 나한상은 경남 고성군의 옥천사 나한전에 모셔졌던 16존의 나한상 중 하나로, 1988년 1월에 7존이 한꺼번에 같이 도난당한 이후 약 30여 년 만에 제자리를 찾게 되는 5번째 존이다.
나한은 아라한(阿羅漢)의 준말로, 온갖 번뇌를 끊고 궁극적으로 깨달음을 얻어 세상 사람들로부터 공양을 받을만한 공덕을 갖춘 자를 말한다. 나한은 인간들의 소원을 속히 성취시켜 주는 신앙대상으로 일찍부터 존숭돼 왔으며, 우리나라에서는 16나한, 오백나한을 주로 나한신앙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이 옥천사 나한상도 16나한 중의 한 존상이다.
옥천사 나한상이 경매에 출품된다는 사실은 문화재청 산하기관인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의 유통조사를 통해 확인됐다. 이후 문화재청은 조계종과의 협의를 통해 해당 문화재가 도난품임을 파악했고, 이후 조계종으로부터 협상 권한을 위탁받아 미국의 해당 경매사에 도난 사실을 통보하고 경매 중지를 요청했다. 이후 수개월에 걸쳐 경매사 측과 우호적인 협상을 진행한 끝에 나한상 반환 합의를 이끌어내었다.
문화재청과 대한불교조계종은 국외에 소재하는 불교문화재의 조사와 환수를 위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2015년 7월 협력각서를 체결하고, 국외소재 불교문화재에 현황과 반출경위 등의 조사와 정보 교환을 통해 꾸준히 협력해왔다. 이번에 돌아오는 옥천사 나한상은 이러한 노력의 결실로, ‘선암사 동악당재인대선사진영‘(2015. 6. 환수), ‘송광사 오불도’(2016. 12. 환수)에 이어 두 기관의 협력을 통해 국외로부터 환수하는 세 번째 불교문화재가 된다.
문화재청은 이번 옥천사 나한상의 환수를 계기로 외국에서 거래되는 우리 문화재의 도난 여부를 더욱 철저히 확인할 계획이며, 거래되는 문화재가 도난 문화재로 확인될 경우, 경매사 등과의 협상을 통해 자발적 반환을 이뤄내는 등 적극적으로 환수를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