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경제연구 싱크탱크이자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우리 경제성장률을 지속해서 하향조정하고 있다.
정부가 확장적 재정정책을 써가며 민간 경제의 활력을 돋기 위해 ‘마중물’을 계속 붓고 있지만 실효성은 그다지 시원찮다는 평가다.
KDI는 13일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이 2.0%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성장률은 2.3%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5월에 전망했던 것보다 각각 0.4%포인트, 0.2%포인트 낮춰 잡았다.
이 연구기관의 예측대로 우리 경제가 성장할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0.8%) 이후 최악의 성적이 된다.
김성태 KDI 경제전망실장은 ‘2019년 하반기 경제전망’ 브리핑에서 “투자 부진이 제조업 부진으로 이어지고, 민간소비에 영향을 미치며 전반적 성장세가 낮아졌다”고 하향조정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또 “미·중 무역갈등 등 대외불확실성이 지난 2∼3분기에 크게 부각되면서 성장세가 많이 약화했다”고 첨언했다.
그는 우리 경제가 대내외 수요가 위축되면서 수출과 투자를 중심으로 낮은 성장세를 보인다는 분석을 했다.
내수는 소비와 투자 모두 민간부문을 중심으로 부진하고, 수요 위축에 따른 수출 부진은 우리 경제의 성장세를 제약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급락하던 경기종합지수가 최근 횡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경제 관련 심리지수도 미약하게나마 개선되고 있어 경기 부진이 심화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내년에는 내수와 수출의 개선이 제한적 수준에 머물면서 올해보다 소폭 높은 수준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KDI는 내다봤다.
김 실장은 “최근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횡보하고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등 심리지표가 반등하는 모습이 보였다”면서 “대외 여건이 갑작스럽게 나빠지지 않으면 우리 경제가 지금 저점 근방에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부문별로 보면 올해 -7.0%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 설비투자는 내년에는 반도체 수요 회복과 기저효과 영향으로 8.0%의 양호한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봤다.
KDI는 내년 건설투자에 대해 건축 부문 감소세를 사회간접자본(SOC)을 중심으로 한 토목 부문이 상쇄하면서 -3.1% 감소하는 데 그쳐 올해(-4.1%)보다 감소세가 완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내년에 민간소비는 올해(1.9%)보다 소폭 높은 2.1% 증가하는 데 그치면서 미약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은 신흥국의 투자수요 확대가 상품 수출의 증가로 이어지면서 점차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KDI는 올해 수출액은 9.6% 줄겠지만, 내년에는 4.0%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경상수지는 올해(575억 달러 흑자)와 비슷한 589억 달러 내외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소비자물가의 경우 올해(0.4%)와 비슷한 0.6%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