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이 크게 늘지 않는 상태에서 수입이 줄어드는 관계로 경상수지 상 흑자폭이 커졌다.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차감해서 얻어지는 몫이 확대되고 있지만 이 흑자가 ‘불황형 흑자’라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9월 경상수지가 11개월 만에 최대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2019년 9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9월 경상수지는 74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전월인 8월의 흑자폭 52억7000만달러보다 확대됐다. 9월 흑자는 지난해 10월(94억5000만달러 흑자)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큰 규모다.
경상수지는 상품과 서비스 등을 사고팔아 번 외화(수출)와 지급한 외화(수입)의 차이다.
경상수지는 자본수지, 금융계정등과 함께 국제수지를 구성한다. 경상수지에는 상품수지, 서비스수지, 본원소득수지, 이전소득수지 등이 포함된다.
9월 경상수지 흑자폭이 11개월 만에 가장 컸던 것은, 그만큼 상품수지 흑자 규모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9월 상품수지는 88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전년 동월(130억1000만달러 흑자)보다는 흑자 규모가 줄었지만, 전월(47억7000만달러 흑자)보다는 흑자 규모가 대폭 늘었다.
흑자폭이 커진 건 수출회복이 아니라 수입 감소에 원인이 있다.
9월 상품수출은 460억1000만달러로 전월 대비 8.5억달러 늘어났다.
같은 기간 상품수입은 371억7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전월보다 32억2000만달러 대폭 줄었다.
상품수입이 크게 줄어든 것은 유가 하락이 주요 원인이 됐다. 주로 원자재 수입이 줄어들었는데, 유가 하락 폭이 커지면서 원유 수입이 줄어들었고, 부탄가스 수입도 감소했다는 것이 한은의 설명이다.
9월 서비스수지는 25억1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전년 동월(24억7000만달러 적자)과 비교해도, 전월(18억달러 적자)과 비교해도 적자 폭이 확대됐다. 여행수지는 개선됐지만, 운송수지(3억2000만달러 적자)가 악화된 데 따른 것이다.
9월 본원소득수지는 14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전년 동월(9억7000만달러 흑자) 보다 흑자가 확대됐다.
국내기업의 해외 현지법인에 대한 배당금 수취가 늘어나서다. 본원소득수지를 구성하는 투자소득수지(14억8000만달러 흑자)도 1년 전보다 흑자 규모가 4억4000만달러 확대됐다.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가 늘어나면서 투자소득수입이 양호한 상태다. 올해 1~9월 기준 투자소득수입은 319억7000만달러로, 역대 가장 많았다.
9월 금융계정은 61억4000만달러 순자산 증가를 기록했다. 이 중 직접투자는 내국인 해외 직접투자가 22억8000만달러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