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플레이션 우려가 우리 경제에 엄습해 오는 가운데 생산자물가가 3개월 연속해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물가 하락이 이어지면 민간 소비 위축과 함께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농후해 물가내림세 지속은 이제 경제 부진의 강한 시그널로 여겨지고 있다.
생산자물가는 도매 물가를 나타내며, 이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기 때문에 10월 소비자물가도 지난달에 이어 마이너스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9월 생산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1년 전 같은 달보다 0.7% 떨어져 7월(-0.3%), 8월(-0.6%) 이후 석 달째 하락했다.
하락률은 2016년 9월(-1.1%) 이후 3년 만에 가장 컸다.
9월에는 농산물(-12.8%)과 축산물(-4.2%)에서 낙폭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폭염으로 농·축산물 가격이 급등했던 데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했다. 국제유가가 작년보다 하락한 영향으로 석탄 및 석유제품(-12.3%) 물가도 내렸다.
품목별로 보면 무(-49.0%), 토마토(-38.3%), 돼지고기(-6.2%), 달걀(-14.5%)에서 낙폭이 컸다.
석탄 및 석유제품에 속하는 나프타(-22.8%), 경유(-10.3%), 휘발유(-14.2%)도 내렸다.
주요 수출 품목인 DRAM 생산자물가는 1년 전보다 48.4% 하락했다. 글로벌 수요부진과 재고 영향으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농산물·유가 하락 외에 수요부진으로 인한 물가 상승 압력 둔화도 생산자 물가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 관계자에 따르면 생산자가 국내시장에 출하한 상품·서비스 가격을 나타내는 생산자물가는 보통 한 달가량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기 때문에 10월 소비자물가도 마이너스를 나타낼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