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규제와 높아지는 임금, 축소되는 근로시간 등 기업경영에 애로요인이 속발하면서 우리 기업들이 국내보다는 해외에다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국내 기업의 해외직접투자액이 통계 작성 이래 사상 최대치인 150억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반해 국내 투자는 9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우리 기업들이 국내보단 해외에서 사업하길 더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진단됐다.
27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19년 해외직접투자 동향’에 따르면 지난 2분기 해외직접투자액은 150억1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3%를 기록했다.
해외직접투자란 국내 기업·개인이 해외 기업 증권·채권에 투자하거나, 해외 지점·공장 등을 넓히는 행위를 말한다.
전 분기 대비로는 6.3% 증가한 수치다. 이는 1980년 해외 직접투자 통계가 작성된 이후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다.
해외직접투자액은 지난 1분기에도 44.9% 늘어난 141억1000만 달러를 기록, 사상 최대에 달했지만 이를 또 넘어선 것이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투자가 57억5000만 달러로 14.3% 증가하며 ‘제조업 탈(脫) 한국’이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해외 기업 인수·합병(M&A)과 생산시설 확장 투자가 늘어난 영향이다.
금융보험업 투자도 52억2000만 달러를 기록해 대폭(35.2%) 늘었다. 투자처를 찾지 못한 국내 유동자금이 선진국 자산을 대상으로 한 펀드 형태의 투자가 증가한 것이 원인이었다.
국가별로는 미국(32억 달러)·중국(20억8000만 달러)이 각각 14.7%, 123.7% 증가했다. 미국에선 전 세계 판매망을 늘리기 위한 M&A 투자가 늘었고, 중국에서는 반도체·전자장비 분야 현지 시장 진출을 늘리기 위해 대기업이 시설 투자를 늘렸다. 조세회피처(tax haven)인 케이만군도 투자도 16.1% 증가했다.
국내 기업의 해외 투자는 경제가 성장하면 늘어날 수밖에 없다. 현지 시장 진출과 선진 기술 도입, 저임금 생산지 확보 등으로 기업 경쟁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한편, 국내에선 수개월째 투자가 저조한 상황이다. 국내 설비투자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7월까지 9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