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둔화되면서 물가가 제자리걸음을 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승’으로 일관했던 소비자물가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전년 동월 대비 보합세를 보였다.
통계청이 3일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4.81로 산출됐다. 이로써 지난해 같은 달 대비 0.0%의 상승률을 보였다.
통계청은 이 같은 보합상승률은 반세기 훨씬 전인 1965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처음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통계청은 8월 상승률을 보다 세밀하게 소수점 세 자리 수까지 따지면 지난해 동월보다 0.038% 하락해 사실상 마이너스를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이두원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공식적인 물가상승률은 소수점 둘째자리에서 반올림한다”면서도 “지수상으로는 마이너스가 성립한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물가 추이를 보면 전년 동기 대비 물가 상승률은 1월 0.8%를 기록한 이후 연속해 1%를 밑돌다가 이번에 0.0%로 하락했다. 물가상승률이 연속 0%대를 기록한 것은 2015년 2~11월(10개월) 이후 최장 기록이다.
통계청은 농·축·수산물 가격 하락과 석유류 가격 안정세가 0.0%대 물가 상승률을 유도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농산물 물가는 기상여건이 양호하면서 1년 전보다 11.4% 낮아졌고 전체 물가를 0.53% 포인트 끌어내렸다.
이와 함께 국제유가 하락과 유류세 한시 인하 등의 영향으로 석유류 가격도 6.6% 하락해 물가상승을 억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