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일장기 말소, 언론의 항일정신”… 1936년 손기정 보도 사건, 8월의 독립운동 선정
  • 김은미
  • 등록 2025-08-01 11:25:33

기사수정
  • 동아일보·조선중앙일보, 일장기 지운 사진 보도로 정간·폐간
  • 국가보훈부 “민족의식 고취한 언론 저항의 상징… 독립정신 재조명”
  • 국민 추천 통한 선정… 정미의병·조선건국동맹 등 다양한 운동 제안돼

국가보훈부(장관 권오을)는 1일,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남자 마라톤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손기정 선수의 기사 보도 중 ‘일장기 말소사건’을 ‘2025년 8월의 독립운동’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동아일보, 1936.8.25. (죄), 조선중앙일보, 1936.8.13. (우)

이번에 선정된 사건은 당시 조선중앙일보와 동아일보가 손기정, 남승룡 두 선수의 마라톤 메달 수상 사진에서 일장기를 삭제한 채 보도해 일제의 강력한 검열과 탄압을 불러온 사례로, 식민지 조선 언론의 항일 의지를 상징하는 역사적 사건이다.

 

1930년대 중반 중일전쟁 확산과 함께 일본의 군국주의가 강화되면서 조선총독부의 언론 통제도 극도로 강화됐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손기정의 금메달 소식은 피폐한 민중에게 민족적 자긍심을 불어넣는 큰 사건으로 여겨졌다.

 

이에 동아일보와 조선중앙일보는 손기정·남승룡 선수의 승리를 집중 조명했고, 그 과정에서 두 선수 유니폼의 일장기를 지운 사진을 게재했다.

 

조선중앙일보는 1936년 8월 13일 자 기사에서 처음으로 흐릿하게 수정된 시상식 사진을 실었고, 동아일보는 같은 날 비슷한 방식으로 보도했다.

 

이어 8월 25일 동아일보 석간에는 손기정 선수의 유니폼에서 일장기가 완전히 삭제된 사진이 실렸고, 이는 일제 검열 당국의 격렬한 반발을 초래했다.

 

당일 동아일보는 발매와 배포가 금지됐고, 관계자들이 연행돼 조사를 받았다. 이후 동아일보는 10개월간 정간 처분을 받았으며, 조선중앙일보는 9월 4일 자진 휴간으로 사실상 폐간됐다.

 

국가보훈부는 “이 사건은 단순한 언론 보도를 넘어, 일제의 철저한 통제에 맞서 민족 정체성을 지키려 한 언론의 저항 정신을 상징한다”며, “식민지 현실 속에서 언론인이 감당해야 했던 정치적 리스크와 민족적 사명을 동시에 보여주는 역사적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번 8월의 독립운동은 국민 참여로 선정됐다. 보훈부는 지난해 4월 23일부터 한 달간 광복회, 독립기념관, 국가보훈부 누리집을 통해 국민 추천을 받았으며, 추천 후보에는 정미의병(1907), 조선사회당 조직(1917), 대한여자애국단(1919), 대구 24부대 학병 탈출 사건(1944), 조선건국동맹 조직(1944) 등 총 8개 항일운동이 포함됐다.

 

국가보훈부는 “일장기 말소사건은 표현의 자유와 민족적 자각, 그리고 식민 지배에 대한 저항이라는 측면에서 오늘날까지도 큰 의미를 갖는다”며 “앞으로도 국민 참여를 바탕으로 우리 독립운동의 역사를 더욱 풍부하게 발굴하고 알리겠다”고 밝혔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포토뉴스더보기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유니세프
최신뉴스
하단배너_06 코리아넷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김동연 지사, 수원 옹벽 붕괴 우려 현장 긴급 점검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최근 집중호우로 옹벽에 금이 가 붕괴가 우려되는 수원시 다세대주택 현장을 찾아 신속한 안전진단과 이재민 지원을 지시했다. 15일 오후 수원 파장동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옹벽 붕괴 우려 주택을 방문하여 점검하고 있다.김동연 지사는 지난 15일 오전 광복절 경축식 후 곧바로 현장을 방문해 균열이 일어난 옹...
  2. 여름 더위 식히는 도심의 작은 숲…서울시, 옥상정원 확충 서울시가 도심 속 열섬현상을 완화하고 시민들에게 휴식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옥상정원 조성을 확대하고 있다. 시는 올해 노원구 월계도서관, 은평구 구립예가어린이집, 강동구 온조대왕문화체육관 등 3곳에 총 1,013㎡ 규모의 옥상정원을 이미 조성했으며, 하반기에는 동작구 보라매병원 등 3곳에 1,214㎡를 추가로 마련한다.노원구...
  3. 오세훈 시장, 광복 80주년 서울시 기념 콘서트 참석 오세훈 서울시장이 광복 80주년을 맞아 마련된 서울시 기념 콘서트에 참석해 시민들과 함께 축하 무대를 즐겼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5일(금) 서울광장에서 열린 `광복 80주년 서울시 기념 콘서트-우리는 대한민국`에 참석해 해외 거주 독립운동가 후손(故유진동 선생 아들 유수동 씨)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서울시는 광복의 의미를 되새기고..
  4. 김동연 “안중근 유묵 완전 확보, 임진각에 평화센터 설립”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광복 80주년을 맞아 안중근 의사의 유묵(붓글씨) 두 점을 완전히 확보하고, 파주 임진각에 ‘안중근 평화센터’를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15일 오전 경기아트센터에서 열린 제80주년 광복절 경축식 행사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경축사를 하고 있다.경기도는 지난 15일 수원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광복절 경...
  5.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 59%…민주당 41% vs 국민의힘 22% 이재명 대통령의 직무 수행 긍정 평가가 59%를 기록했고, 정당 지지도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41%, 국민의힘이 22%로 나타났다. 이재명 대통령 주재 수석보좌관회의 2025.08.14한국갤럽이 8월 12일부터 14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대해 `잘하고 있다`고 답한 비율이 59%로 조..
  6. 플라스틱 오염 국제협약, 제네바 협상 결렬…“후속 논의 이어간다” 전 세계가 플라스틱 오염 대응을 위한 국제협약 마련에 나섰지만 끝내 합의에는 실패했다.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5차 정부간협상위원회 추가협상회의(INC-5.2)가 15일 오전 9시 종료됐으나, 회원국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협약 문안은 타결되지 못했다. 당초 회의는 14일 종료 예정이었지만 마지막까지 협상이 이어지며 기한을 넘겼다.전...
  7. 주상복합 차량화재 막은 영웅…알고 보니 퇴직 소방관 서울 양천구의 한 주상복합 건물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차량 화재가 퇴직 소방관의 신속한 대처로 대형사고로 번지는 것을 막았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는 16일 `이달 4일 오후 1시께 양천구 소재 한 주상복합 건물 지하주차장에서 차량 화재가 발생했지만, 건물 관계자의 초기진화 덕분에 확산을 막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화재 현장을
TOP TODAY더보기
    게시물이 없습니다.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