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북구가 강북횡단선 신속 재추진에 대한 지역 주민의 열망을 반영해 15일 ‘강북횡단선 성북구 신속 재추진 TF’를 구성하고 18일부터 범 구민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강북횡단선은 청량리역에서 성북구 정릉, 길음, 서대문구 홍제, 마포구 디지털미디어시티 등을 거쳐 양천구 목동역까지 이어지는 경전철로 지역 균형발전과 함께 서울의 동북부와 서남북 간 이동을 도로에만 의존해야 하는 시민의 불편을 효과적으로 해소할 노선으로 기대가 높았다.
실제로 서울 동북권의 동과 서를 잇는 대표적인 도로망인 내부순환로는 출근시간대(오전 7시 30분~9시) 자동차 통행속도가 평균 14km/h로 서울시 평균 27.1km/h의 50% 수준에 머무는 상황이다. 성북구 구간은 특히 상습정체로 악명이 높다.
서울시는 이러한 열악한 대중교통 이용 환경을 개선하고 균형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2019년 제2차 서울시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을 확정하고 약 2조 원 규모의 재정을 투입하는 강북횡단선 신설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계획에 의하면 정릉을 기준으로 청량리역까지 9분, 상암까지 20분, 목동역까지 30분으로 이동시간이 현재의 1/3 수준으로 단축될 뿐만 아니라 정릉3동역(가칭), 정릉역, 길음역, 종암사거리역(가칭), 월곡역 5개 역이 우이신설선, 4호선, 6호선, 2026년 개통 예정인 동북선을 포함해 4개 노선과 환승해 그 파급효과가 성북구 전역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노선이 지역 소재 8개 대학과 직간접적으로 인접해 통학 편의 및 대학가 인근 청년 정착률 상승이 예상되어 지역의 활력에 대한 성북구민의 기대가 매우 높은 상황이다.
그러나 강북횡단선은 산악 구간 등을 통과하는 노선 특성상 상대적으로 비용이 많이 투입되는 반면 수요는 적게 예측돼 경제적 타당성이 낮다는 이유로 지난 6월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조사 심의에서 탈락됐다.
2023년 착공해 2029~2030년 준공될 것으로 기대했던 성북구민은 허탈감을 넘어 상대적 박탈감까지 호소하는 상황이다. 정릉3동 주민 박**(42) 씨는 “성북구 특히 정릉동은 지하철역이 거의 없어 도로에 의지해야 하다 보니 지역 전체가 상습 정체로 몸살을 앓는 상황” 이라고 말하며 “대통령도 서울시장도 강북횡단선을 약속했는데 경제적 타당성이 낮다는 이유로 사업을 멈춘 것은 지역주민의 숙원사업에 대한 약속을 무산시킨 게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구는 도시철도서비스 소외지역의 열악한 대중교통 이용환경 개선 및 균형발전 촉진이라는 서울시의 당초 취지와 계획대로 강북횡단선 사업이 신속하게 재개되어 성북구민의 숙원 해소를 위해 행정적 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일환으로 구는 15일 주요 10개 부서와 전 20개 동 주민센터, 지역주민, 대학, 종교단체 등이 협력하는 ‘강북횡단선 신속 재추진 TF’를 본격 가동했다. 강북횡단선의 신속한 재개를 목표로 민·학·관의 의지를 모아 관계기관에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긴밀하게 협력하기 위해서다.
범 구민 서명운동도 시작했다. 18일부터 한 달 동안 10만 명을 목표로 집중 서명운동을 펼치고 있으며 성북구청, 동주민센터, 공동주택 로비 등에서 오프라인으로 참여할 수 있다. QR코드를 활용한 온라인 참여도 가능하다. 학습 에너지를 통학에 허비하는 상황에서 재학생 등 대학 구성원을 위해 지역 소재 대학들도 적극 동참하고 있다.
구 관계자는 “성북구청장이 현장에서 주민의 민원을 듣고 함께 해결하는 현장구청장실을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강북횡단선 추진에 대한 구민의 열망이 다수 접수되는 상황”이라면서 “특히 지난 6월 예타 탈락 후 범 구민 서명운동 추진에 대한 지역사회의 요구가 더욱 강렬해졌다”고 말했다.
19일 석관동에서 진행된 ‘석관동 의릉 문화축제’ 현장을 방문한 이승로 성북구청장도 ‘강북횡단선 신속 재추진 성북구민 서명운동’에 동참했다. 이 구청장은 “강북횡단선은 성북의 동과 서를 직통으로 연결하는 철도망이 전무한 성북구의 열악한 교통문제를 해결할 효과적인 대책일 뿐 아니라 서울시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강북권 대개조-강북 전성시대를 이끌 실질적 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교통소외 지역의 과감한 재정투입이 공공의 역할이며 강북횡단선이 지역균형발전의 효과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던 만큼 신속한 재개를 요구하는 43만 성북구민의 목소리를 서울시와 정부가 무거운 공적 책임감으로 받아들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강북횡단선은 성북 지역발전에 중요한 변곡점이 되는 사업임을 강조하며 서명운동에 대한 성북구민의 관심과 동참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