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집에 살면서도 방안에만 틀어박혀 지내는 아들과 7년째 대화 없이 살아가는 A씨는 답답한 마음에 관악구에 도움을 요청했다. 이에 구는 은둔·고립 당사자의 일상 회복을 지원하는 특수사업 `별빛 마실 학교` 자조 모임과 부모교육 참여를 제안했다.
관악구(구청장 박준희)는 올해 은둔 성향의 구민을 돕는 `별빛 마실 학교`를 본격적으로 추진해 많은 사례를 해결하며 크고 작은 성과를 냈다.
지난 6월 실시한 첫 자조 모임은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20년간 집 밖을 전혀 나가지 않는 자녀를 둔 아버지 B씨 ▲문틈 사이로 6개월 만에 자녀의 얼굴을 본 어머니 C씨 ▲수년째 아무런 답이 없는 자녀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어머니 D씨 등 은둔생활을 하는 자녀와의 일상을 전하는 부모님들의 분노, 아픔, 안타까움이 오가는 자리가 됐다.
저마다 은둔 기간과 사연은 다르지만 은둔형 외톨이란 무엇인지? 왜 우리 아이가 은둔형 외톨이인지? 자책과 막막한 심정을 가진 부모님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자, 구는 은둔 청년 자립지원센터 `내비두` 소속 현장 전문가를 초청했다.
"은둔형 외톨이에 대한 이해와 개입 방향"을 주제로 지난 8월 19일, 9월 23일 총 2회차에 걸친 부모교육을 실시했다. 이번 교육은 현장에서 대상 가구를 발굴·상담하는 실무자까지 참여해 개입 역량을 강화하며, 은둔·고립 당사자와의 관계 회복을 위한 첫걸음을 함께 내디뎠다.
1차 교육에서는 은둔형 외톨이 정의, 발생 배경, 가족과 사회가 노력해야 할 방향성에 대한 교육이 이뤄졌고, 2차 교육에서는 실타래를 풀 듯 자녀의 마음을 이해하고 관계를 좁히기 위한 예술 활동 체험, 은둔형 외톨이 유경험자인 강사의 진솔한 경험담과 부모님을 향한 따뜻한 격려로 마무리됐다.
자조 모임과 부모교육에 참여한 B씨는 "저와 같은 어려움을 겪는 부모님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것만으로 많은 위로가 됐는데, 부모교육을 통해 성급했던 마음이 사라지고, 나부터가 행복한 마음을 갖자고 변화하는 계기가 됐다"라고 전했다.
많은 걱정을 가지고 구를 찾았던 A씨도 자조 모임과 부모교육에 높은 만족감을 보이며, `서울시 고립·은둔 청년 부모교육`에도 참여했다. 이를 통해 부모교육과 전문가 상담까지 받으며, 첫 만남에서 보였던 조급함과 불안감을 내려놓고, 한결 여유 있고 편안한 마음으로 자녀와의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 중이다.
이처럼 `별빛 마실 학교` 자조 모임과 부모교육은, 비슷한 어려움을 겪는 부모님이 함께 소통하며, `틀린 삶`이 아닌 `다른 삶`을 사는 자녀를 이해하고 관계 회복을 위해 노력을 시작하는 긍정적 변화를 이끄는 장이 되고 있다.
또한 은둔·고립 당사자를 위해서는 주변인들의 노력과 변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아직은 은둔·고립 자녀들을 지원할 수 있는 관련법도 없어 정책적 지원 방향도 초기 단계이다. 은둔·고립 당사자와 가족이 겪는 아픔에 공감하고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사업들을 지속해서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