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황교안 전 총리, 홍준표 전 대표에 이어 3번째로 자유한국당 당권 도전을 공식 선언했다.
오 전 시장은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대표 출마 의사를 밝혔다. 문재인 정부뿐 아니라 앞서 출마 선언한 황교안 전 총리, 홍준표 전 대표까지 겨냥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오 전 시장은 "1년 9개월 만에 우리 대한민국을 중환자로 만들어 놓았다"며 문재인 정부를 거세게 비판했다. 그는 "국가 안보는 백척간두에 서있고, 아마추어 경제 실험으로 빈곤층은 몰락했으며, 내부 고발자에 의해 정권 부패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대통령 딸 가족은 해외로 이주하고, 영부인 절친 손혜원 의원의 투기 의혹에 최측근 김경수 지사 실형까지, '이게 나라냐'는 탄식이 여기저기서 들려온다"고 말했다.
이어 "이 무능한 과속·불통·부패 정권을 심판하고 위기의 대한민국을 구하고자 한다"면서 "단일대오의 보수 대통합과 혁신을 이뤄내 내년 총선에서 저들을 응징하고 그 힘으로 정권을 탈환하려 한다"고 말했다.
오 전 시장은 전국적인 국민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 정말 필요한 것은 '변화'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신 먼저 반성하겠다며 과거 무상급식 문제로 서울 시장직을 자진사퇴한 것을 언급했다.
오 전 시장은 "서울시장 시절 망국병인 무상복지 포퓰리즘에 맞서 더 치열하게 싸워 이겼어야 저들이 무차별 살포하고 있는 세금 포퓰리즘을 막아낼 수 있었을텐데 제가 너무 성급했다"며 "한꺼번에 시장직까지 걸었던 점, 이 자리에서 다시 한번 머리 숙여 반성한다"고 사과했다. 다만 "공평이란 이유로 무조건 똑같이 나누는 사회는 지금도 반대한다"며 소신을 전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극복해야 한다"는 주장도 펼쳤다. 오 전 시장은 "불행히도 대통령으로서 박근혜는 국민들과 당원들의 바람에 큰 실망을 안겨드린 게 사실"이라며 "국민이 위임한 권력을 헌법적 가치에 부응하게 사용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무현 전 대통령은 그 일가가 뇌물 수수 의혹을 받자 스스로 '나를 버리라'고 했다. 그런 결기가 없었다면 폐족으로 불렸던 그들이 지금 집권할 수 있었겠나"며 "박 전 대통령을 극복할 수 있어야 보수정치는 부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출마 선언한 홍준표 전 대표, 황교안 전 총리를 의식한 듯한 발언도 쏟아냈다. 오 전 시장은 "당 조직 전체가 개혁보수의 가치를 공유하고, 국민들 앞에서 자신 있고 당당하게 보수임을 말할 수 있도록 당 체질부터 강화하겠다"면서 "이는 정치 초년생이 할 수 있는 과업이 아니다"라고 사실상 황교안 전 총리를 겨냥했다.
또한, "여러 가지 이유로 불안한 후보에게 기회를 한 번 줘 볼 만큼 한가하지 않다. 이미 기회를 잡았지만 처참한 패배를 자초한 분에게 다시 맡길 수도 없다"고 홍 전 대표를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오 전 시장은 "제가 앞장 서서 내년 총선을 수도권 압승으로 이끌어내고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정치, 유능한 정치, 미래지향의 정치'를 실현해내겠다"면서 "총선 승리, 정권 탈환만큼은 오세훈이 가장 잘 할 수 있으니 맡겨달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