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5~6세기 신라 지방(옛 압독국 지역)의 지배층 추정 고분 발굴
  • 이한국 기자
  • 등록 2017-06-23 14:09:45

기사수정


▲ 5~6세기 신라 지방(옛 압독국 지역)의 지배층 추정 고분 발굴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 경산시와 (재)한빛문화재연구원이 발굴조사 중인 경북 경산시 임당동과 조영동 고분군(사적 516호) 내 ‘임당 1호분’ 발굴조사에서 매장 당시의 복식을 그대로 갖춘 옛 압독국 지역의 지배층 무덤이 확인되었다. 


* 압독국(押督國): 경산지역에 자리하고 있던 진·변한(辰弁韓) 소국 중의 하나 


이 무덤에는 은제허리띠, 순금제의 가는 고리 귀걸이(細環耳飾) 등 최고 지배자를 상징하는 금공품을 착용하고 머리를 동쪽으로 향해 누운 주인공이 확인되었으며 주인공 발치에서는 순장자로 추정되는 금제 귀걸이를 착용한 어린아이 인골 1점과 또 다른 인골 1구도 확인되었다. 


사적 제516호로 지정된 경산 임당동과 조영동 고분군은 삼국 시대 신라의 지방 세력이 축조한 고총으로 구성된 고분군으로 1982년 임당동의 고총과 1987년 조영동의 고총이 발굴되면서 문헌 기록에 단편적으로 나오는 압독국(押督國) 지역에서 세를 이루던 지배층 무덤임이 밝혀졌다. 지난해부터 임당 1호분에 대한 구조와 성격을 밝히고 정비복원을 목적으로 한 학술발굴조사가 시작되었으며 이제 마무리 단계에 있다. 


임당동 구릉의 말단부에 자리한 임당 1호분은 5기 정도의 묘곽이 연이어 축조된 연접분으로 하나의 동산과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고분 정상부에 있는 당목으로 인해 전체 고분의 절반 정도만을 조사했음에도 불구하고 대형의 으뜸덧널(主槨)과 딸린덧널(副槨)로 구성된 소위 주부곽식(主副槨式)의 암광목곽묘(岩壙木槨墓) 2기(1A호/1B호)가 드러났다. 


이 가운데 먼저 축조된 1A호는 다행히 도굴의 피해를 입지 않아 매장 당시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다. 고분은 토기류 등의 유물양상으로 보아 5세기 말 또는 6세기 초에 축조된 것으로 판단된다. 


* 연접분: 하나의 무덤을 축조한 다음 이어서 다른 무덤을 축조하여 봉분을 이어 나간 무덤. 

* 암광목곽묘(岩壙木槨墓): 암반을 파내어 무덤구덩이를 만든 후 시신과 유물을 부장하기 위한 나무덧널을 내부에 축조하고 봉분을 씌운 무덤형태 


1A호분은 둘레돌(호석, 護石) 장경 17.78m, 단경 15.36m, 잔존높이 3m의 타원형 봉분의 내부에 길이 430cm, 너비 216cm, 깊이 190m의 장방형 으뜸덧널과 길이 359cm, 너비 428cm, 깊이 77~118cm의 사각에 가까운 딸린덧널을 ‘昌(창)’자형으로 배열하였다. ‘昌’자형의 주부곽식 고분은 경산 임당지구 고총에서 보이는 전형적인 형태이다. 


으뜸덧널에는 나무덧널(木槨)을 설치하였고 무덤구덩이의 어깨 위에 5개의 큰 돌로 뚜껑을 만들었다. 딸린덧널은 길이 310cm, 너비 350cm, 높이 70~80cm의 나무덧널을 설치한 것으로 추정된다. 


으뜸덧널 바닥에서는 은제허리띠, 순금제의 가는 고리 귀걸이(細環耳飾), 금동관모(金銅冠帽)와 관장식(冠飾), 고리자루칼(環頭大刀) 등 최고 지배자를 상징하는 금공품을 착용하고 머리를 동쪽으로 향해 누운 주인공이 확인되었다. 또한 주인공 발치에서도 금제 귀걸이를 착용한 어린아이 인골 1점이 확인되었는데 순장자로 추정된다. 


주피장자가 착용하고 있는 복식인 금동제 관모와 관장식, 순금제 귀고리, 은제 허리띠, 은장식 고리자루큰칼 등은 이 고분의 주인공이 압독국(押督國) 또는 압량소국(押梁小國)의 지배세력인 간층(干層)이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또 가는고리 귀걸이를 착용한 점, 고리자루큰칼을 포함한 큰칼 3자루가 함께 부장된 점으로 보아 주인공의 성별은 남성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 간(干): 신라 마립간시기 지방 수장층을 부르는 칭호 


딸린덧널에는 큰항아리(대호, 大壺), 짧은목항아리(단경호, 短頸壺), 긴목항아리(장경호, 長頸壺), 굽다리접시(고배, 高杯) 등의 다양한 토기류가 빈틈없이 가득 채워진 상태로 출토되었고, 금동제 말알장, 철제 발걸이 등의 말갖춤(馬具類)을 올려 부장하였다. 


또 딸린덧널의 서쪽 묘광 가장자리에서는 따로 부장된 많은 제사용 토기류와 금동제귀고리를 착용한 순장자로 보이는 또 다른 인골 1구가 확인되었다. 


이번에 발굴된 임당 1A호분은 도굴되지 않고 고분 축조당시의 유물 부장상태 그대로 조사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다양한 종류의 금공품과 토기자료, 어린이 순장인골 확인 등을 통해 삼국 시대 상장례와 순장풍속 등 고분문화와 지역 역사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포토뉴스더보기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유니세프
하단배너_06 코리아넷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박승원 광명시장 "시민 안전 위해 철저하고 체계적인 홍수 대응체계 구축할 것" 박승원 광명시장이 16일 오후 목감천을 방문한 김완섭 환경부 장관 및 한강유역환경청장 등 관계기관장들과 함께 목감천 홍수대응 상황과 하천정비사업 추진 현황을 점검하며 여름철 홍수 대응력 강화를 위한 신속한 사업 진행을 요청했다. 박승원 광명시장(사진 왼쪽)이 16일 오후 목감천을 찾은 김완섭 환경부 장관(사진 오른쪽)에게
  2. 산업부, 국내 업계와 국내 설비투자 및 대미국 통상 대응 동향 점검 이승렬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실장은 5월 16일(금) 「제3차 산업정책 민관협의회」를 개최하여, 반도체, 자동차 등 11개 주요 업종협회와 함께 올해 국내 설비투자 진척 현황 및 대미국 통상 대응 동향을 점검했다. 이승렬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실장은 2025. 5. 16(금) 10:00 서울 종로구 한국생산성본부 회의실에서 반도체, 배터리, 자동
  3. 박상우 장관, "해외건설 2조 달러 시대로 도약하기 위한 변화와 혁신" 강조 국토교통부(장관 박상우)와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사장 김복환), 해외건설협회(협회장 한만희)는 5월 16일(금) 오전 서울에서 「해외건설 2조 달러 조기 달성을 위한 대토론회」를 개최하고, 업계 및 학계 전문가, 관계기관 등과 함께 해외건설산업이 나아갈 방향을 논의했다. 박상우 장관, "해외건설 2조 달러 시대로 도약하기 ...
  4. 국토부 "안심전세 꼼꼼이, 또래 청년들 전세계약의 든든한 길잡이 되어야" 진현환 국토교통부 제1차관이 5월 16일 오후 `안심전세 꼼꼼이` 발대식에 참석해 청년 서포터즈들에게 위촉장을 수여하고 활동을 격려했다. 진현환 국토교통부 제1차관이 5월 16일 오후 `안심전세 꼼꼼이` 발대식에 참석해 청년 서포터즈들에게 위촉장을 수여하고 활동을 격려했다.`안심전세 꼼꼼이`는 전세사기 예방 홍보 활동을 목
  5. 양천구, 거미줄 전선 걷고 안전 더한다…공중케이블 42㎞ 정비 양천구(구청장 이기재)는 전신주, 건물 등에 거미줄처럼 복잡하게 얽혀 도시 미관을 저해하고 보행자 안전을 위협하는 공중케이블을 본격 정비한다고 16일 밝혔다. 양천구, 거미줄 전선 걷고 안전 더한다...공중케이블 42㎞ 정비이번 정비 구간은 지난해 말 정비구역 수요조사를 통해 선정된 목1동, 신정2동, 신정4동 일대 6개 구간으로, 해
  6. 국가공무원 7급 공채 경쟁률 44.6대 1…행정직 인사조직 131대 1 ‘최고’ 2025년도 국가공무원 7급 공개경쟁채용시험의 평균 경쟁률이 44.6대 1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5년간 경쟁률 중 가장 높은 수치로, 전년도보다 경쟁이 다소 치열해진 양상이다. 인사혁신처는 5월 12일부터 16일까지 진행된 원서접수 결과, 595명 선발 예정인 이번 시험에 총 2만 6,511명이 지원했다고 17일 밝혔다. 인사혁신처는 5월 12일부터 16일
  7. 금천구,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일자리 탐색…첫 `온라인 일자리박람회` 개최 금천구(구청장 유성훈)는 오는 5월 22일부터 7월 31일까지 온라인 일자리 박람회 `굿 JOB 페스타`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금천구(구청장 유성훈)는 오는 5월 22일부터 7월 31일까지 온라인 일자리 박람회 `굿 JOB 페스타`를 개최한다고 밝혔다.온라인 일자리 박람회는 변화하는 채용 환경에 대응하고 다양한 직종의 구인 기업을 섭외해 구직자...
TOP TODAY더보기
    게시물이 없습니다.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