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지지도가 40%대 중반으로 떨어져 취임 후 최저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4일 나왔다.
한국갤럽이 지난 11∼13일 전국 성인 1천3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문 대통령 직무 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지난주보다 4%포인트 하락한 45%를 기록했다. 부정평가는 3%포인트 상승한 44%로, 긍정평가보다 불과 1%포인트 낮았다. 11%는 의견을 유보했다.
이 같은 국정지지도는 문 대통령 취임 후 최저 수준이며, 부정평가는 최고치를 나타냈다.
연령별로 보면 30대(58%), 40대(54%), 20대(49%), 50대(35%), 60대 이상(33%) 순으로 긍정률이 높았다. 지난주는 남성, 20~40대, 블루칼라 직업군, 정의당 지지층 등에서 긍정률 낙폭이 컸고, 이번 주는 여성(53%→47%), 50대(50%→35%), 성향 중도층(53%→46%) 등을 중심으로 추가 하락했다.
대통령 직무 수행 긍정 평가 이유는 '북한과의 관계 개선'(25%), '외교 잘함'(15%), '서민 위한 노력/복지 확대'(9%), '대북/안보 정책', '최선을 다함/열심히 한다'(이상 7%)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직무 수행 부정 평가 이유로는 '경제/민생 문제 해결 부족'(43%), '대북 관계/친북 성향'(20%), '일자리 문제/고용 부족'(4%), '최저임금 인상'(3%) 등이 꼽혔다.
문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직무 긍·부정률 격차가 10%포인트 이내로 감소한 것은 지난 9월 초다. 당시는 최저임금·일자리·소득주도성장 논란 외 부동산 시장도 매우 불안정한 시기였다. 9월 중순 평양 3차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직무 긍정률 60% 선을 회복했으나, 이후 다시 점진적으로 하락했다.
최근 대통령 직무 긍정률을 성·연령별로 보면 20대에서 유난히 성별 격차가 크다(이번 주 기준 20대 남성 38%, 여성 61%). 20대 남성은 대통령 직무뿐 아니라 현 정부의 대북·외교·경제·고용노동 정책 평가에서도 20대 여성보다 대체로 부정적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취임 10개월 즈음이던 2013년 12월 3주 조사에서 직무 긍정률 48%, 부정률 41%를 기록하며 긍·부정률 격차가 10%포인트 이내로 줄었다. 직무 부정률이 40%를 넘은 것도 그때가 처음이었다. 당시 주요 사건으로는 공기업 민영화 논란, 철도 노조 파업,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 확산 등이 있었다.
이듬해인 2014년 초 다시 직무 긍정률 50% 선 회복, 4월 초 61%까지 올랐으나 세월호 참사 이후 40% 중후반으로 하락했고, 6·4 지방선거 이후 문창극 총리 후보 자질 논란으로 인사 문제가 부각되며 014년 6월 3주째에 처음으로 긍정률(43%)과 부정률(48%)이 역전했다.
◇ 정당 지지도는 더불어민주당 36%, 무당층 27%, 자유한국당 19%, 정의당 9% 순
2018년 12월 둘째 주(11~13일) 현재 지지하는 정당은 더불어민주당 36%, 지지정당이 없는 무당층 27%, 자유한국당 19%, 정의당 9%, 바른미래당 6%, 민주평화당 2% 순이다. 지난주와 비교하면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지지도가 각각 4%포인트, 1%포인트 하락했고 자유한국당은 2%포인트 상승했다.
올해 6월부터 하반기 주요 정당 지지도 흐름을 보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지방선거 직후 창당 이래 지지도 최고치(56%)를 기록했다. 이후로는 대통령 직무 긍정률과 연동하여 오르내리다가 11월부터 지난주까지 40% 초반 횡보했고, 이번 주는 현 정부 출범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현재 더불어민주당은 자유한국당과 내년도 예산안 합의 통과, 검찰 기소된 이재명 경기도지사 거취 처리,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관련한 야3당과의 대치 등 당 안팎으로 직면한 난제들이 많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지지도는 7월 평균 10%, 8월 11%, 9·10월 12%, 11월 15%로 상승했다. 이번 주 19%는 새누리당 시절이었던 지난 2016년 국정농단 사태 본격화 이후 최고치다. 2년 전 당시 새누리당 지지도는 10월 초까지 30% 선을 유지하다가 국정농단 의혹이 확산되면서 10월 4주 26% → 11월 1주 18% → 2주 17%→ 3주 15% → 4주 12%로 하락했다.
최근 자유한국당 지지도 상승은 대통령과 정부 여당에 대한 보수층의 시각 변화에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 당 내부적으로 비대위와 조강특위의 마찰, 계파 간 갈등설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지난 주말 나경원 신임 원내대표가 선출됐다. 대구·경북 지역 자유한국당 지지도는 11월 평균 22%였으나 이번 주는 36%로, 같은 기간 보수층에서도 36%에서 46%로 상승하는 변화가 있었다.
이번 조사 결과는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한국갤럽' 자체조사로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3명(응답률 15%)을 대상으로 전화조사원 인터뷰 조사한 결과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자세한 조사 개요와 내용은 한국갤럽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참고로 매주 조사에서 응답자 특성으로 제시되는 보수·중도·진보 등의 성향은 조사대상으로 선정된 사람의 주관적 판단에 따른 분류다. 즉 성·연령·지역 등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통계와 같은 레퍼런스가 없고 대통령 직무 평가나 정당 지지도처럼 상황에 따라 바뀌는 하나의 조사 결과다.
2016년 국정농단·촛불집회·탄핵 등 정치적 격변을 겪으며 우리 사회에는 스스로를 진보 성향으로 평가하는 사람이 크게 늘었다. 올해 11월 평균 성향 비율은 보수층 24%, 중도층 30%, 진보층 31%, 성향유보층 14%였으나 이번 주 조사에서는 그 비율이 각각 23%, 32%, 26%, 19%로 바뀌어 진보층이 감소하고 성향유보층이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