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타임스 여원동 기자 | 미국 가상자산 시장을 제도권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핵심 입법 과제인 '클래리티법(Clarity Act)'의 상정 시도가 미 상원 문턱을 넘지 못했다. 규제 불확실성 해소를 기대했던 시장 심리가 순식간에 냉각되면서 비트코인을 비롯한 디지털 자산과 관련 기업 주가가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섰다.
외신에 따르면 9월15일(현지시간) 미국 상원에서 진행된 디지털자산 시장구조 법안 '클래리티법'에 대한 절차표결(Cloture Vote) 결과, 본회의 심의 착수를 위한 찬성 표가 49표에 그쳐 반대 50표로 최종 부결됐다. 이번 표결은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종료하고 본회의 표결로 넘어가기 위한 절차적 단계로, 재적 의원 60명의 찬성이 필요했으나 양당 간 이해관계 대립을 극복하지 못했다.
금번 입법 시도의 핵심은 그간 모호했던 가상자산의 감독 권한을 명확히 분담하는 데 있었다. 증권성이 인정되는 토큰화 증권 및 투자계약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담당하되, 디지털 상품 현물 시장의 주된 규제 권한은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로 이관하여 산업 유연성을 확보하겠다는 구조다. 그러나 민주당 측에서 행정부 고위 인사의 가상자산 관련 이해충돌 문제 및 윤리 기준 강화를 요구하면서 막판 협상이 파행을 겪었다.
법안 상정 실패 소식이 전해진 즉시 시장은 강한 하방 압력을 받았다. 글로벌 시황 중계 플랫폼 코인마켓캡 기준 비트코인은 표결 직후 전일 최고점(7만8천243달러) 대비 4% 이상 후퇴하며 7만4원985달러 선까지 밀려났다. 이더리움 역시 6%가량 하락한 2천359달러를 기록했다. 청산 데이터 플랫폼 코인글래스에 따르면, 표결 발표 전후 1시간 동안 선물 시장에서만 약 3억 달러 규모의 강세 레버리지 포지션이 강제 청산되며 낙폭을 키운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 주가도 직격탄을 맞았다. 뉴욕증시에서 코인베이스(COIN)가 10.1% 하락한 172.11달러에 거래를 마쳤으며,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서클(CRCL)은 11.0% 급락했다. 비트코인 최다 보유 기업인 마이크로스트래티지(MSTR) 역시 5% 이상 하락했다. 국내 증시에서도 스테이블코인 및 결제 관련주인 카카오페이(-11.0%), 더즌(-18.3%), 쿠콘(-16.5%) 등이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오는 11월 미 중간선거를 앞둔 정치적 일정을 감안할 때, 연내 입법 재추진은 사실상 어려워졌다고 진단한다. 절차표결 부결이 법안의 완전한 폐기를 의미하지는 않으나, 선거 국면 진입으로 양당 간 재협상 여력이 급격히 줄어들었다며 상원 문턱을 다시 넘더라도 하원안과의 문안 조정 및 대통령 서명까지 남은 절차가 많아 법안 최종 확정은 내년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