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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02 (금)

KDI, "AI 투자 밀접 부문 중심 경기 개선 흐름 유지"

수출·설비투자 반도체가 견인…제조업 생산도 양호
소매판매 감소 전환…청년고용·건설투자는 부진 지속

 

경제타임스 박상섭 기자 |  한국개발연구원(KDI)이 AI(인공지능) 인프라 투자 확대에 힘입어 수출과 설비투자가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며 국내 경기 개선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그러나 이 같은 경기 회복 흐름이 가계 소득으로 충분히 이어지지 못하면서 소비와 고용 등 내수 부문은 여전히 완만한 회복세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월7일 KDI는 이날 발표한 ‘KDI 경제동향 2026년 9월호’에서 한국 경제가 인공지능(AI) 관련 투자와 밀접한 부문을 중심으로 개선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국내외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힘입어 수출과 설비투자가 반도체를 중심으로 높은 증가세를 이어갔고, 금속가공·전기장비·기계장비 등 관련 제조업 생산도 비교적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경기 개선이 가계 전반의 소득 증가로 충분히 이어지지 못하면서 소비 개선세는 여전히 완만한 것으로 평가됐다. KDI는 서비스업 생산 역시 소비와 밀접한 도소매, 숙박·음식점업 등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조정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7월 전산업생산은 전년 동월에 견줘 3.1% 증가해 전월의 4.4%보다 증가폭이 축소됐지만, 2분기 평균 증가율 2.9%를 웃돌았다. 광공업생산도 증가폭은 둔화됐지만 계절조정 기준 전월 대비로는 증가세를 이어가며 제조업 생산의 개선 흐름을 뒷받침했다.

 

특히, AI 투자와 연관성이 높은 기계장비·금속가공·전기장비 등의 생산이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반도체 생산 증가율은 기저효과 등의 영향으로 상대적으로 낮아졌지만,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반도체를 넘어 관련 장비·부품 산업으로 확산되는 흐름이 나타났다는 게 KDI의 분석이다.

 

반면 서비스업 생산은 증가세가 둔화됐다. 도소매업의 증가폭이 축소된 가운데 숙박 및 음식점업 생산이 감소로 돌아섰고, 금융·보험업 생산도 주식거래 둔화 등의 영향으로 감소했다. 건설업 생산 역시 주거용 건축을 중심으로 감소세를 이어가 경기 회복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소비 회복세도 주춤했다. 7월 소매판매액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감소로 전환했다. 승용차와 가전제품, 통신기기·컴퓨터 등 내구재 판매가 줄어든 영향이 컸다.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와 주요 업체의 판촉행사 종료, 지난해 통신비 관련 기저효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월별 변동을 완화하기 위해 6~7월 평균을 보면 소매판매는 증가세를 유지했지만, 올해 1분기 평균보다 증가폭이 낮았다. 상반기 실질임금 증가율도 낮은 수준에 머물면서 가계의 실질 구매력 회복이 소비 개선을 제약하고 있다는 게 KDI의 판단이다.

 

설비투자는 AI 인프라 투자 확대를 중심으로 높은 증가세를 이어갔다. 7월 설비투자는 전년 동월 대비 24.9% 증가했으며, 반도체 제조용 장비 투자가 큰 폭으로 늘면서 전체 증가세를 이끌었다. 다만, KDI는 최근의 높은 증가율에는 기저효과와 변동성이 큰 운송장비 투자 증가가 상당 부분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선행지표 역시 관련 투자의 지속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8월 반도체 제조용 장비 수입이 큰 폭으로 증가했고, 7월 국내 기계수주도 특수산업용기계 등 반도체 제조장비와 연관된 부문을 중심으로 늘었다.

 

건설투자는 여전히 부진했다. 주거용 건축의 감소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비주거용 건축은 상대적으로 개선된 흐름을 보였다. 주택 인허가와 착공 물량도 과거 평균을 밑돌고 있어 주거용 건축투자의 본격적인 회복까지는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수출은 반도체 등 정보통신기술(ICT) 품목을 중심으로 높은 증가세를 이어갔다. 글로벌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 수요 증가가 수출 호조의 핵심 배경으로 작용했다. KDI는 최근 글로벌 반도체 경기 호조가 교역과 제조업 심리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고용시장에서는 취업자 증가폭이 확대됐지만 청년층 고용 여건은 상대적으로 취약했다. 7월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10만8000명 증가했지만, 증가폭 자체는 여전히 크지 않았다. 20대 고용률은 정체됐고 실업률은 상승하면서 청년층을 중심으로 고용 회복이 충분하지 않은 모습이다.

 

물가도 경계 요인이다.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통신비 관련 기저효과 등의 영향으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다만 통신비 등 일시적 요인을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해 기조적인 물가상승 압력이 추가로 확대되는 모습은 제한적이었다.

 

KDI는 대외 여건과 관련해서는 글로벌 반도체 경기 호조로 교역과 제조업 심리가 개선되고 있지만, 중동 정세 불안과 미국의 통상·금리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현재의 경기 개선이 반도체와 AI 투자 관련 산업에 지나치게 집중될 경우 대외 충격에 대한 경제의 취약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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