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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04 (일)

[현장] 고용없는 AI 공장…과천 주암 IDC 갈등 파열음

주민들 대규모 철회 집회 예고…서초 우면동과 연대 확산
소음·열섬·양재천 오염 우려…"일자리 없는 전기 먹는 하마"

 

 

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생성형 인공지능(AI)과 거대언어모델(LLM)의 폭발적 성장으로 대한민국 전역에서 데이터센터(IDC)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서울과 맞닿은 핵심 요지인 경기도 과천시 주암지구에서 데이터센터 건립을 둘러싼 민·관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AI 경제의 쌀'이자 국가 전략 인프라로 꼽히는 데이터센터가 주거 지역 인근에 들어설 때마다 극심한 님비(NIMBY·지역 이기주의) 현상과 주거 환경권 침해 논란이 반복되는 양상이다.

 

특히 이번 갈등은 과천 지역 주민을 넘어 인접한 서울 서초구 주민들까지 가세하는 광역 연대로 번지는 데다, 관할 지자체인 과천시마저 건립 반대 입장을 공식화하면서 수도권 AI 인프라 확충 전략 전반에 중대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 "소음·열기·전자파 불안"…과천 주암 주민, 서초 우면동과 연대해 집회 예고

 

과천시 주암지구 주민들에 따르면, 과천주암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지구 내 업무지구 1-9블록을 포함한 5개 블록에 대규모 데이터센터 건립이 추진되면서 인근 입주 예정자들과 인접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해당 부지는 2026년 현재 건축 공사가 진행 중인 '과천 디에이치아델스타' 등 대규모 주거 단지와 직접 맞닿아 있을 뿐만 아니라, 행정구역상 서울시 서초구 우면동 주거지역과도 인접한 도심 인근이다.

 

주민들은 데이터센터 가동 시 발생하는 대규모 환경 부작용을 가장 크게 우려하고 있다. 고밀도 GPU 서버 수만 대를 24시간 식히기 위해 가동되는 냉각 설비에서 극심한 저주파 소음과 진동, 막대한 양의 폐열 및 백연(수증기)이 배출된다는 것이다. 주민들은 이러한 열섬 현상과 대기 부하가 인근 양재천 수변 생태계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치고, 쾌적한 주거권을 심각하게 침해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주민 비상대책기구는 지난 7월2일 오전9시30분, 과천시청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경기남부지역본부 앞에서 데이터센터 건립 전면 철회를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고 신계용 과천시장에게 반대 탄원서를 공식 전달했다. 아울러 양재천과 생활권을 공유하는 서울 서초구 우면동 주민들과도 공조 체제를 구축해 공동 대응에 나서는 등 갈등의 파장은 서울 강남권으로까지 확산됐다.

 

■ "수천억 자본 투입에도 고용은 수십 명"…'무늬만 첨단' 지역 기여도 논란

 

주민들이 데이터센터 입지에 강하게 반발하는 또 다른 이유는 '극히 제한적인 지역 경제 기여도' 때문이다. 통상 데이터센터는 토지 매입과 초고가 AI 가속기(GPU), 수배전 설비 구축 등에 수천억 원에서 수조 원 규모의 자본이 투입되는 초대형 부동산·기술 집약 사업이다.

 

그러나 첨단 자동화 시스템과 원격 관리 기술로 운영되는 특성상, 완공 후 시설에 상주하는 직접 고용 인원은 보안·시설 관리 인력 등 수십 명 안팎에 불과하다. 대규모 오피스나 연구개발(R&D) 센터가 유치될 경우 기대할 수 있는 유동인구 증가, 인근 상권 소비 활성화, 청년 일자리 창출 등의 경제적 파급 효과가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주민들은 "과천의 핵심 자족 용지가 고용 유발 효과가 미미하고 주거 환경만 해치는 데이터 공장으로 전락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며 "AI 인프라라는 명분 뒤에 숨어 막대한 전력만 소비하고 지역 사회에는 희생만 강요하는 구조"라고 꼬집었다.

 

■ 과천시·정치권 "결사반대" 한목소리…지구단위계획 변경 건의 '초강수'

 

행정 당국과 지역 정치권도 주민들의 반대 여론에 적극 호응하며 건립 저지에 팔을 걷어붙였다.

 

과천시는 지난 2026년4월 국토교통부와 사업 시행자인 LH에 공문을 보내 '과천주암지구 업무시설용지 내 데이터센터 입지 제한'을 위한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공식 건의했다. 데이터센터가 자족기능 용지의 본래 취지인 첨단 지식기반 산업 유치 및 지역 경제 활성화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아울러 과천시는 한국전력공사에 주암지구 데이터센터 건립에 따른 특고압 전력공급 및 수도권 전력 계통 영향 검토를 요청하는 등 행정적 견제 수위를 높이고 있다.

 

정치권의 반대 기류도 확고하다. 신계용 과천시장은 지방선거 당시부터 주암지구 데이터센터 인허가 불가 입장을 분명히 해왔으며, 김현석 경기도의원과 김동진 과천시의원 등 지역 시·도의원들 역시 건립 백지화 공약을 내걸고 행정적 차단막을 치고 있다.

 

■ 조례안 심사 격론 속 사업 '급제동'…실질적 인허가 교착 상태

 

2026년 8월 현재 과천주암 업무지구 데이터센터 건립 사업은 주민들의 거센 반발과 지자체의 강력한 규제 의지에 가로막혀 사실상 사업 진행에 급제동이 걸린 상태다.

 

사업 시행자 측은 1-9블록 등 5개 블록을 확보하고 한전 수전 협의 및 건축 인허가 절차를 준비해 왔으나, 지자체의 완강한 불허 방침과 주민 연대 저지선에 부딪혀 후속 절차가 중단되거나 지연되고 있다.

 

특히 과천시의회는 지난 8월 제301회 임시회 조례심사특별위원회에서 주거지역 이격거리 확보를 골자로 한 도시계획 조례 개정안을 놓고 주민 안전권과 기업의 재산권 침해 우려 사이에서 격론을 벌인 끝에 개정안을 부결 처리하는 등, 인허가 기준을 둘러싼 입법·행정적 갈등과 진통이 최고조에 달해 있다. 과천시의 용도 제한 지구단위계획 변경 추진과 맞물려 실질적인 건축 승인은 기약 없이 미뤄지는 교착 국면이다.

 

 

 

■ 글로벌 AI 패권 vs 수도권 전력·입지 '병목'…상생 거버넌스 절실

 

이번 과천 주암지구 데이터센터 사태는 개별 지자체의 개발 갈등을 넘어, 대한민국 AI 생태계가 직면한 구조적 한계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챗GPT, 소라(Sora) 등 생성형 AI 서비스의 고도화로 네이버, 카카오, 통신 3사 및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초거대 하이퍼스케일 IDC 수요는 폭증하고 있다. 그러나 IDC의 70% 이상이 IT 전문 인력 확보와 광통신망 연결이 용이한 서울 및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수도권은 극심한 전력망 과부하와 주민 수용성 절벽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도권 도심형 데이터센터 건립이 현실적으로 주민 저항과 행정 규제에 부딪힐 수밖에 없는 만큼, 국가 차원의 정교한 입지 재배치와 상생 전략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 전력 분산 및 지방 이전 인센티브 강화 :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을 기반으로 전력 자립도가 높고 송전망 부담이 적은 비수도권 지역(전남·강원·경북 등)에 전력 단가 할인, 세제 혜택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해 하이퍼스케일 IDC의 지방 이전을 가속화해야 한다.

 

- 친환경 도심형 설계 기술 도입 : 불가피하게 수도권 거점이 필요한 엣지(Edge) 데이터센터의 경우, 폐열을 인근 주거 단지 난방열로 재활용하는 '지역난방 연계 시스템', 냉각탑 소음을 원천 차단하는 액침냉각(Immersion Cooling) 등 친환경 공법을 의무화해야 한다.

 

- 지역 사회 이익 공유 모델 구축 : 데이터센터 운영 수익의 일부를 주민 복지 기금이나 지역 인재 AI 교육 인프라에 재투자하는 제도적 상생 모델을 마련해야 한다.

 

데이터센터를 단순한 기피 시설이 아닌 지역과 공존하는 핵심 산업 인프라로 안착시키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의 AI 주권 경쟁력 자체가 '물리적 인프라의 덫'에 걸려 좌초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과천 주암지구 갈등의 향방이 향후 수도권 AI 인프라 정책의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 [관련 동영상] “데이터센터 결사반대” 과천 주암지구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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