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유·불·선(儒佛仙) 삼교합일과 생활 속 도덕 실천을 표방하며 문화체육관광부 소관 종교법인으로 반세기 넘게 활동해 온 '재단법인 국제도덕협회 일관도(一貫道, www.ilgwando.org)'가 창립 이래 최대의 내홍과 법적 분쟁에 휩싸였다.
일관도라는 명칭은 《논어(論語)》 이인편(里仁篇)에 등장하는 공자의 핵심 사상인 '오도일이관지(吾道一以貫之, 나의 도는 하나로 꿰뚫고 있다)'에서 유래했다. 일(一)은 체(體)로서 우주의 절대적 진리를, 관(貫)은 용(用)으로서 그 진리가 천지에 관철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우주의 근본 원리이자 만물의 근원인 '도(道)'는 본래 하나이며, 시대와 지역에 따라 성인들에 의해 표현 방식만 달리했을 뿐 궁극적인 진리는 관통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한국에 일관도가 전해진 것은 해방 직후인 1947년으로, 김은선(金恩善), 김복당(金福堂), 장서전, 이복덕 전인(前人) 등에 의해 전래됐다. 1950년 6·25 전쟁 직전 도무 현안을 협의하기 위해 중국으로 가던 김은선 전인이 행방불명되자, 1952년 피란지 부산에서 강필(降筆)에 의해 '도덕초기회(道德初基會)'를 발족하고 혼속대조사 곤수곡인 김복당 전인이 총책임을 맡았다. 이후 교단 내부 상황에 따라 국제도덕협회(일관도), 도덕회, 대한도덕회로 독자적인 활동을 펼치게 됐다.
현재 재단법인 국제도덕협회는 서울 총본부를 중심으로 대구·부산·광주·대전 등 전국 주요 광역 거점에 대형 교구 본부를 두고 있으며, 전국 각지에 160여 개소의 도장(불당)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광복 이후 입교 의식(구도)을 거친 누적 신도 수는 100만 명을 웃돌며, 10만여 명의 정기 활동 회원을 중심으로 생활 속 도덕 실천과 청소년 인성 교육,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수십 년간 전국 신도(도친)들의 헌금과 부동산 출연으로 일궈낸 '일관도의 수백억대 재산'이 현 집행부의 폐쇄적 집단 체제 아래 영농조합법인 등으로 유출되고, 복지시설 방치와 부동산 편법 매각을 통한 탈세 및 사유화가 자행되고 있다는 내부 고발이 터져 나왔다.
특히 관할 지자체인 서울시(문화본부 문화정책과 종무팀)와 동작구청(문화정책과 종무팀)이 서로 관할을 떠넘기며 감사를 회피하는 사이, 신도 비상대책위원회는 주무관청인 문화체육관광부장관에게 직접 민법상 감독권 행사를 통한 '특별감사 및 임원진 전원 해임'을 요구하는 공식 진정서를 제출해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다.
■ "신도 피땀 어린 종교재산, 영농조합으로 둔갑"…부외자산 형성 의혹
현재, 일관도 재단 이사장 김 모 씨와 집행부는 신도들의 기부금으로 매입한 부동산을 재단 외부의 별도 법인으로 빼돌리는 수법으로 막대한 부외자산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현행 민법 제45조에 따르면 재단법인의 기본재산 처분 및 편입은 정관 변경 사항으로 반드시 주무관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현 집행부는 전남 장성군(일관영농조합법인)과 제주도 서귀포시(심인영농조합법인) 등에 별도 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한 뒤, 재단 명의 및 신도들의 출연 부동산을 주무관청 허가 없이 무단 전용하거나 귀속시켰다는 지적이다.
특히 제주 서귀포 심인영농조합법인의 경우, 제주 지역 신도들이 헌납한 출연금으로 매입한 약 5000평 규모의 부지 중 불당과 수양원 부지 350평을 제외한 나머지 대규모 토지를 출자자들의 동의도 없이 영농조합법인 명의로 넘겨 임의로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비대위 측은 "재단이 전국 각지에 막대한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음에도 법인등기부상 자산총액은 1969년 설립 허가 당시 금액인 '1705만3000원' 그대로 묶어두고 있다"며 "이는 주무관청의 엄격한 기본재산 관리 감독을 회피하기 위한 전형적인 꼼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 '국제도덕협회 일관도' 영농조합법인 현황 >
| 법인명 | 설립일 | 소재지 | 비고 및 주요 문제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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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관영농조합법인 (장성수양원, 대표 김미순) |
2008. 09. 26. |
· 전라남도 장성군 북이면 갈재로 667-40 · 전라북도 남원시 주생면 주송길 270-15 |
재단 출연으로 설립(공시). 신도 기부 부동산 기반의 법인 재산 무단 전용 및 부외자산 형성 의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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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인영농조합법인(심인복지원, 대표 고소웅) |
2001. 11. 13. | · 제주도 서귀포시 남원읍 중산간동로 7032-14 | 제주 신도 출연금 매입부지(약 5천평) 중 불당·수양원(350평)외 잔여부지를 출자자 동의없이 무단귀속 |
■ 간판만 내건 복지원·요양원은 줄줄이 '폐쇄·방치'…수십억대 부동산 매각 탈세 의혹
정관상 고유 목적사업인 사회복지사업을 영위한다며 신도들의 헌금으로 설립한 복지시설들도 처참하게 방치된 실태가 폭로됐다.
비대위의 현장 조사 결과, 경남 고성 영남복지원은 부실·불법 운영으로 국가로부터 약 1억원의 과징금(벌금) 처분을 받았고, 전남 장성 목란요양원(2022년 폐쇄)과 제주 서귀포 심인수양원(2023년 폐쇄)은 이미 문을 닫았다. 전북 남원 삼덕복지원 역시 관리자와 입소자가 전혀 없는 '유령 빈집' 상태다. 부산 미륵복지재단은 운영조차 하지 않은 채 매각을 둘러싸고 관할 지자체인 동래구청과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복지시설을 외관상 명분으로만 내세우고 실제로는 부동산 투기 및 편법 매각을 일삼았다는 정황도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진정서에 따르면 이사장 김 씨는 대전 동구 판암동 일대 부지를 신도들의 출연재산으로 매입한 뒤, 3년 이상 종교 고유목적으로 사용하지 않고 나대지로 방치하다가 2021년 5월 모 주식회사에 36억원을 받고 매각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제48조)상 공익법인이 출연받은 재산을 3년 내 고유목적사업에 사용하지 않거나 매각대금을 법정 용도대로 쓰지 않을 경우 막대한 증여세 및 법인세 중과세 대상이 된다.
비대위는 판암동 부지 외에도 대인법단, 충서법단, 수일법단, 시인법단 등 최근 10년 이내 매각된 수많은 법단 부동산의 대금 사용처가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025년 12월 재단법인을 상대로 세무 당국의 과세 통지가 내려진 사실이 확인됐다.
< '국제도덕협회 일관도' 복지원·요양원 현황 >
| 시설명 | 소재지 | 현황 및 주요 이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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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복지원(요양원) |
경상남도 고성군 동해면 장좌3길 120 | 부실 불법운영. 국가가 벌금1억 부과 |
| 장성 수양원 | 전라남도 장성군 북이면 갈재로 667-40 | 재단에서 운영중(실태 확인 불가) |
| 목란 요양원 | 전라남도 장성군 북이면 갈재로 667-40 | 2022년 폐쇄 |
| 남원 삼덕복지원 | 전라북도 남원시 주생면 주송길 270-15 | 관리자 및 입소자 없음 (빈집 방치) |
| 부산 미륵복지재단 | 부산광역시 동래구 아시아대로225번길 82-12 | 미운영, 매각 분쟁. 동래구청과 소송 |
| 서귀포심인수양원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남원읍 중산간동로 7032-14 | 2023년 폐쇄, 관리자 입소자 없음 |
■ 천명 수호 신도 옥상·생활관 '불법 CCTV 감시'…법원 "개인정보 침해 무죄" 판결
재단 내부의 부조리를 지적하는 신도들에 대한 인권침해와 사찰 의혹도 도마 위에 올랐다.
재단 측은 서울 흑석동 인덕법단 본부 건물 옥상, 사무실, 생활관 입구, 후문 등에 무단으로 CCTV를 다수 설치해 상주 신도와 수도자들을 감시했다. 이에 반발한 신도 97% 이상이 철거를 요구했으나 묵살당하자, 일부 신도들이 감시 카메라를 라벨지와 패드로 가리는 일이 발생했다.
재단 측은 이들 신도를 재물손괴와 업무방해 혐의로 형사 고소했으나, 법원은 신도들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재단의 CCTV 무단 설치가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를 위반한 불법 행위이며,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방위하기 위한 신도들의 저항권 행사는 정당하다고 판단해 무죄를 선고했다. '도덕 실천'을 최우선 교리로 삼는 종교단체가 뒤로는 신도들을 불법 사찰하고 범죄자로 몰아세우다 법원의 철퇴를 맞은 셈이다.
이러한 전횡의 근본 배경으로는 10년 넘게 이어진 폐쇄적 집단 체제가 지목된다. 2016년 김재천 현 이사장이 실권을 장악한 이후, 김미숙, 강오숙, 박균태, 박철원 등 최측근 5~6인이 재단 이사직과 종단 주요 보직을 독점하며 견제 없는 사유화 구조를 굳혀왔다는 것이 비대위의 설명이다. 내부 감사 역시 이사장의 측근들로 채워져 내부 감시 기능은 완전히 마비됐다.
■ 지자체는 "권한 없다" 핑퐁 행정…비대위 "문체부장관이 직접 특별감사 나서라"
사태가 극단으로 치닫는 동안 감독 행정청은 철저한 '복지부동'으로 일관해 비판을 자초했다.
비대위는 문체부 진정에 앞서 서울시 문화정책과와 동작구청 종무팀에 수차례 감사를 요청했다. 그러나 서울시는 "위임 사무이므로 동작구청 소관"이라며 거절했고, 동작구청은 "정관 변경 등 수동적 행정만 할 뿐 적극적 감사 권한과 전례가 없다"며 발을 뺐다. 수백억 원대 종교재산이 증발 위기에 놓였음에도 관할 당국의 무책임한 핑퐁 행정 탓에 감독 공백이 발생한 것이다.
결국 비대위는 주무부처인 문체부가 직접 나설 것을 촉구했다. 비대위는 과거 통일부가 산하 사단법인의 사유화 논란 당시 5차례 특별검사를 전격 실시해 이사장 교체와 재산 환원 등 강력한 시정명령을 내렸던 판례(서울중앙지법 2014가합583678)를 제시했다.
비대위 측은 "민법 제37조와 제38조는 주무관청에 법인 사무에 대한 검사·감독권과 공익 침해 시 설립허가 취소권까지 부여하고 있다"며 "위임기관이 직무를 유기하는 상황에서 문체부장관이 즉각 직접 감독권을 발동해 특별감사를 실시하고, 불법을 저지른 임원진 해임과 관선이사 파견, 정관 개정 등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종교의 탈을 쓰고 신도들의 헌신을 사유화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국제도덕협회 일관도. 국가 행정청의 관리 부실 속에 곪아 터진 이번 사태에 대해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가 어떤 칼을 빼들지 종교계와 법조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