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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07 (월)

[시선] ①儒·佛·仙 꿰뚫은 '일관도', 현대인 삶을 묻다

오교동원(五敎同源) 사상으로 종교 갈등 넘어…상생 윤리 제시
삼보 전수와 채식 실천…생활 속 도덕 회복 나선다

 

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현대 사회가 극단적인 물질만능주의 가치관의 혼란, 그리고 종교 간 배타적 갈등으로 심각한 피로감을 겪고 있는 가운데, 동양 전통 윤리를 바탕으로 세계 주요 종교의 본질적 가치를 하나로 융합하려는 종교 운동이 주목받고 있다. 일상생활 속에서 도덕성을 회복하고 인류 공존의 윤리를 제시하는 '재단법인 국제도덕협회 일관도(一貫道, www.ilgwando.org)가 그 중심에 서 있다.

 

■ 공자의 '일이관지'서 태동…동아시아 민중 신앙서 세계 80개국으로

 

일관도라는 명칭은 《논어(論語)》 이인편(里仁篇)에 등장하는 공자의 핵심 사상인 '오도일이관지(吾道一以貫之, 나의 도는 하나로 꿰뚫고 있다)'에서 유래했다. 일(一)은 체(體)로서 우주의 절대적 진리를, 관(貫)은 용(用)으로서 그 진리가 천지에 관철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우주의 근본 원리이자 만물의 근원인 '도(道)'는 본래 하나이며, 시대와 지역에 따라 성인들에 의해 표현 방식만 달리했을 뿐 궁극적인 진리는 관통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교단이 계승하는 '도통(道統)'의 역사는 인류 문명의 시원인 태호복희로부터 시작해 노자와 공자, 맹자로 이어진다. 이후 도의 기운(도운·道運)이 서역으로 건너가 석가모니 부처에게 전해졌고, 마하가섭과 아난을 거쳐 제28대 달마조사에 이르렀다는 설명이다. 달마조사가 다시 중국으로 건너와 동방의 초조(初祖)가 된 이후 신광, 승찬, 도신, 홍인, 혜능 등 6대 조사로 법맥이 계승됐다.

 

근대적 교단 체계는 제9대 황덕휘(黃德輝) 조사를 거쳐 제15대 왕각일(王覺一) 조사에 이르러 비로소 '일관도'라는 명칭을 공식 사용하며 기틀을 잡았다. 왕각일 조사는 유·불·도 삼교합일(三敎合一) 사상을 제창했고, 16대 유청허(劉淸虛) 조사는 삼교합일의 교의를 체계화하며 널리 도를 펴는 보도운(普道運)의 문을 열었다.

 

이후 1905년 17대 노중일(路中一) 조사에 이어 1930년 제18대 궁장조사(弓長祖師·장천연)와 자계조사(子系祖師·손혜명) 대에 이르러 천상, 지옥, 인간세계를 널리 제도하는 도운을 맞아 이심전심(以心傳心)의 성리심법(性理心法)을 바탕으로 '명사일지점(明師一指點)'의 가르침을 전 세계에 전파하기 시작했다.

 

한국에 일관도가 전해진 것은 해방 직후인 1947년으로, 김은선(金恩善), 김복당(金福堂), 장서전, 이복덕 전인(前人) 등에 의해 전래됐다. 1950년 6·25 전쟁 직전 도무 현안을 협의하기 위해 중국으로 가던 김은선 전인이 행방불명되자, 1952년 피란지 부산에서 강필(降筆)에 의해 '도덕초기회(道德初基會)'를 발족하고 곤수곡인 김복당 전인이 총책임을 맡았다. 이후 교단 내부 상황에 따라 국제도덕협회(일관도), 도덕회, 대한도덕회로 독자적인 활동을 펼치게 됐다.

 

현재 서울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대표적인 종단은 '재단법인 국제도덕협회 일관도'다. 중국 톈진(천진)에서 제18대 조사의 진천명(眞天命)을 계승한 김복당 전인은 1947년 귀국해 1948년 서울 중구 충무로 3가에 '인덕법단(仁德法壇)'을 설단하고 명칭을 '국제도덕협회'로 정했다. 초대 회장에 신숙희를 선임하며 선언문과 강령, 종지를 선포한 교단은 1961년 문공부에 사회단체로 등록하고 출판사 '도덕사(道德社)'를 열어 월간지 《도덕(道德)》을 발행했다. 이후 1964년 현 주소지인 서울 동작구 흑석동으로 총본부를 이전해 1969년 문공부 소관 재단법인으로 정식 등록했다.

 

김복당 전인이 1991년 선종(귀공성도·歸空成道)한 뒤 후학들은 그를 미륵불로 추앙하고 있다.

 

현재 재단법인 국제도덕협회는 서울 총본부를 중심으로 대구·부산·광주·대전 등 전국 주요 광역 거점에 대형 교구 본부를 두고 있으며, 전국 각지에 160여 개소의 도장(불당)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광복 이후 입교 의식(구도)을 거친 누적 신도 수는 100만 명을 웃돌며, 10만여 명의 정기 활동 회원을 중심으로 생활 속 도덕 실천과 청소년 인성 교육,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 "모든 종교의 뿌리는 하나"…'오교동원'과 삼보 전수

 

일관도 신앙 체계의 핵심은 다원주의적이면서도 절대적 근원을 지향하는 '오교동원(五敎同源)' '만교귀일(萬敎歸一)' 사상에 있다.

 

교단은 유교(儒), 불교(佛), 도교(道), 기독교(耶), 이슬람교(回) 등 5대 종교의 근본 가르침이 우주의 단일한 진리에서 파생됐다고 본다. 공자의 '인(仁)', 석가모니의 '자비(慈悲)', 노자의 '청정무위(淸靜無爲)', 예수의 '박애(博愛)', 무함마드의 '자선과 평등'이 각 문화권의 시대적 필요에 따라 달리 발현됐을 뿐이라는 해석이다. 이에 따라 특정 종교 교리를 배척하지 않고 조화로운 통합을 추구한다.

 

신앙의 중심에는 우주 만물의 주재자이자 본체인 '명명상제(明明上帝, 무생노모)'가 자리한다. 형상이나 우상으로 완전히 묘사할 수 없는 무형의 절대자로서, 지극한 광명이자 진리의 근원으로 숭배된다.

 

입교 의식인 '구도(求道)'를 거치면 영혼의 해탈과 본성 회복을 위한 3가지 보배인 '삼보(三寶)'를 전수받는다. 삼보는 인체의 신령한 빛이 통하는 정수리 부근의 관문인 '현관소(玄關竅)', 우주의 주재자와 감응하는 핵심 문자 진언인 '구결(口訣)', 우주의 음양 조화와 순수성을 상징하는 손결인 '합동(合同)'으로 구성된다.

 

■ 출가 없는 '생활 속 수도'…채식과 도덕 실천으로 사회 공헌

 

일관도의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세속과의 단절을 요구하지 않는 '재가(在家) 중심의 생활 종교'라는 점이다. 수행자들은 일상생활과 직업을 유지하면서 도를 닦는 '세속 내 수행'을 실천한다. 부모에 대한 효도와 형제간 우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유교적 윤리 완성이 곧 영적 구원의 기초가 된다는 논리다.

 

아울러 생명 존중과 자비심 함양을 목적으로 철저한 채식(素食)을 장려한다. 일관도에서 채식은 단순한 식이요법을 넘어 영성을 맑게 하고 생태계를 보전하는 영적 수행의 일환으로 통한다.

 

일관도의 실천 체계는 '5대 강령(綱領)' '9대 종지(宗旨)'라는 구체적인 행동 지침에 집약돼 있다. 단순한 종교적 신앙 고백을 넘어, 일상생활 속에서 인성을 닦고 건강한 사회 공동체를 형성하기 위한 실천 윤리에 방점이 찍혀 있다.

 

교단이 추구하는 사회적 사명인 5대 강령은 도덕으로 세상을 구제한다는 '도덕제세(道德濟世)', 바른 진리로 백성을 교화하는 '진리화민(眞理化民)', 혼탁한 세상을 바로잡는 '구정세도(救正世道)'를 골자로 한다. 여기에 전통 윤리 규범을 몸소 행하는 '실천강륜(實踐綱倫)'과 국가 법질서를 준수하는 '국시순응(國是順應)'을 명시해 건전한 시민으로서의 역할을 규정하고 있다.

 

 

 

수행자가 일상에서 체화해야 할 9대 종지는 유교적 효제(孝悌) 사상과 수양론을 현대적 생활 규범으로 구체화했다.

 

-하늘과 땅을 공경하는 '경앙천지(敬仰天地)'
-신명께 지극한 예의를 갖추는 '예배신명(禮拜神明)'
-부모에게 효도하고 순종하는 '효순부모(孝順父母)'
-스승의 은혜를 존중하는 '존중사존(尊重師尊)'
-벗 사이에 깊은 신의를 지키는 '독신붕우(篤信朋友)'
-이웃과 화목을 이루는 '화목향린(和睦鄕隣)'
-말과 행동을 매사 삼가는 '근언신행(謹言愼行)'
-악을 버리고 선을 향해 나아가는 '개악향선(改惡向善)'
-타고난 순수한 본성을 되찾는 '본성회복(本性回復)' 등이다.

 

 

 

의례와 수행 방식 또한 일상 속 실천에 맞춰 정례화돼 있다. 신도들은 매일 아침·점심·저녁 세 차례 향을 사르고 예불을 올리며 스스로의 언행을 성찰한다. 아울러 음력 매월 초하루와 보름에는 교단의 주요 정례 의식인 '대전일(大典日)' 예식을 거행해 하늘에 감사하고 도덕적 실천 의지를 새롭게 다진다.

 

국제도덕협회는 이러한 교리를 바탕으로 청소년 및 시민 대상 전통 윤리·경전 교육을 진행하는 한편, 소외계층 구호와 장학사업, 무료 급식 봉사 등 대사회적 공헌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종교학계 전문가들은 일관도가 현대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에 주목한다. 종교 간 갈등이 심화되고 개인주의가 팽배한 시대에, '도덕성 회복'과 '초종교적 융합'을 전면에 내세운 실천적 교리는 대안적 신앙 모델로서 충분한 시사점을 지닌다는 평가다.

 

다만 과거의 폐쇄적인 전도 방식에서 비롯된 일부 오해와 낯선 의식 체계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극복하는 것은 여전한 과제로 꼽힌다. 현대적 언어를 통한 교리 재해석과 투명한 대사회적 소통을 강화하는 것이 향후 지속 가능한 발전을 가를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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