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대한민국 청년 복지 정책은 지난 수년간 자립준비청년, 고립·은둔 청년, 가족돌봄청년 등 취약계층 중심의 안전망을 촘촘히 엮어왔다. 취약계층 청년을 위한 지원이 양적·질적으로 확대된 것은 고무적인 성과지만, 그 이면에는 새로운 '정책 사각지대'가 형성됐다.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에 속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각종 정책 지원에서 철저히 배제된 '일반 청년'들의 상대적 박탈감이다.
성실하게 학업과 취업을 준비하는 대다수의 평범한 청년들은 고물가와 기술 급변이라는 이중고를 홀로 감내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민간 영역에서 새로운 형태의 청년 지원 모델이 등장했다. 민간 후원단체 '디서포터즈(회장 이미연)'가 시작한 '떡잎청년' 육성 프로젝트다.
■ 디서포터즈의 실험… "가능성 품은 '떡잎'부터 키운다"
지난 2023년 '데이지(Daisy)'를 모토로 출범한 디서포터즈는 자립준비청년 멘토링 스터디를 시작으로 쉬었음청년, 가족돌봄청년, 고립청년 등 다양한 청년 집단의 자립을 도왔다.
디서포터즈는 지난 8월19일 열린 '제6회 청년성장장려금 수여식'에서 지원 범위를 성실한 일반 청년으로 전격 확대했다.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의미를 담아 첫 '떡잎청년' 제도를 신설한 것이다. 소외계층 대상의 선별적 복지를 넘어, 미래 가능성을 품고 치열하게 노력하는 일반 청년의 도전 과정을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이미연 디서포터즈 회장은 "그간 소외청년에 대한 지원이 활성화된 반면, 저소득층이 아니라는 이유로 소외되는 일반 청년들의 박탈감이 상당하다는 점에 주목했다"며 "미래 가능성이 있는 청년들도 노력의 과정에서 외로움과 한계를 겪는다. 이들이 세상에 당당히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실질적인 동기부여를 제공하고자 장려금을 신설했다"고 설명했다.
■ "AI 툴 비용도 부담"…명문대생도 피해갈 수 없는 '기술 격차'
제1호 떡잎청년으로 선정된 서울대학교 산업디자인과 3학년 최윤성 군의 사례는 오늘날 청년들이 마주한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최 군은 생성형 AI를 활용한 독창적인 영상 포트폴리오를 인정받아 장학생으로 선발됐다.
최 군은 "서울대에 입학하면 모든 문제가 풀릴 것이라 생각했지만, 비대면 코로나 시국과 군 복무를 거쳐 복학하니 학과 특성상 취업 문은 좁아졌고 세상은 AI 중심으로 급변해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문제는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연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경제적 비용이었다. 최 군은 "학업 외 모든 시간을 AI 영상 제작에 쏟았지만, 전문 툴을 깊이 다룰수록 구독료 등 사용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며 "기술 발전 속에서 비용으로 인한 새로운 계급화와 한계를 체감하며 슬럼프를 겪었다"고 전했다. 취약계층 선별 기준에는 들어가지 않지만, 역량을 개발하려는 청년에게 신기술 학습 비용은 새로운 진입장벽이 되고 있는 셈이다.
■ "배부른 투정 아닌 생존 경쟁"…기성세대의 공감과 지속적 관심 촉구
이날 행사에 참석한 청년들은 기성세대가 '선진국에서 자란 청년들의 배부른 투정'이라는 편견을 거두고, 급변하는 사회 구조 속 청년들의 불안감을 직시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연세대 동아시아국제학부 최승욱 군은 "단순한 온정주의가 아니라, 치열한 한국 사회의 경쟁과 기술 변화 속에서 청년들이 겪는 무력감을 같은 눈높이에서 이해하고 자립할 때까지 믿어주는 어른들의 시선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떡잎청년' 프로젝트를 최초 제안한 민시후 엠버서더 역시 "평소 청년들과 대화하며 열정과 의욕이 있어도 일반 청년이 기회를 얻을 수 있는 통로는 닫혀 있다는 점을 절감했다"며 "청년의 성장이 곧 국가의 미래라는 공동체 의식으로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는 떡잎청년들에게 사회적 지원을 넓혀야 한다"고 제언했다.
디서포터즈의 청년성장장려금은 기업과 데이지 회원들의 자발적인 모금으로 운영되고 있다. 복지의 경계선에 서 있는 청년들의 잠재력에 투자하는 이러한 민간 차원의 시도가 공공 청년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